李奎報

嚴子陵[엄자릉]

돌지둥[宋錫周] 2024. 4. 19. 13:38

嚴子陵[엄자릉]  李奎報[이규보]

엄자릉.

 

故人飛上九霄重[고인비상구소중] : 옛 친구 높은 하늘에 소중히 날아 올라

一作[일작] 故人天上化爲龍[고인천상화위룡] : 한 작품에는
  옛 친구는 하늘에 올라가 용으로 되었다네.

喚與同眠禁密中[환여동면금밀중] : 불러 금중 속에 함께 더불어 잠을 잤네.

一箇狂奴猶舊態[일개광노유구태] : 하나의 미치광이 종 옛 버릇 그대로니

如何玄象動蒼穹[여하현상동창궁] : 어찌 현묘한 성상의 창천을 움직였나.

 

子陵[자릉] : 東漢[동한]의 高士[고사]였던 嚴光[엄광]의 字[자].

   일찍이 光武皇帝[광무황제]인 劉秀[유수]와 함께 유학했었는데,

   광무가 황제가 되자 그는 변성명을 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광무는 백방으로 찾아서 데려다가 대우를 잘하였으나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말을 함부로 하니, 광무는 웃으면서

   "미치광이 옛 버릇 그대로구나." 하였다.

   한 번은 궁중에서 함께 잠을 자는데 광무의 배에 다리를 올려놓았다.

   아침에 太史[태사]가 "어젯밤 天象[천상]을 관찰해보니 客星[객성]이

   御座[어좌]를 범했습니다." 하니 광무는 웃으며

   "내가 옛 친구 엄자릉과 함께 잤다." 하였다.

   그는 끝내 벼슬을 사양하고 富春山[부춘산]에 은둔하였다.

   後漢書 卷83[후한서 83권] 嚴光傳[엄광전]

禁密[금밀] : 궁정의 비밀스런 공간.

玄象[현상] : 하늘의 물상, 日月星辰[일월성신] 따위.

蒼穹[창궁] : 蒼天[창천], 맑게 갠 하늘, 창공.

 

東國李相國後集卷第一[동국이상국후집1권]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권력에 아부한 지조 없는 문인이라는 비판이 있으나

   우리 민족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외적의 침입에 대해

   단호한 항거정신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