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奎報

題黃驪井泉寺誼師野景樓[제황려정천사의사야경루]

돌지둥[宋錫周] 2024. 6. 19. 17:35

題黃驪井泉寺誼師野景樓[제황려정천사의사야경루] 

李奎報[이규보]

황려(여주)의 정천사에서 '의' 스님의 '야경루에' 쓰다.

 

吾師於物取之廉[오사어물취지렴] : 우리 스님 물건을 취함에 검소하게 쓰시고
獨向溪山不忌貪[독향계산불기탐] : 다만 산과 시내를 향하여 탐낼 생각 없다네.
幼出一樓高突兀[요출일루고돌올] : 그윽히 드러낸 한 누각 오똑 솟아 뛰어나고

師始作此樓[사시작차루] : 스님이 처음 이 누각을 지었다.

驅來萬景揔包含[구래만경총포함] : 말타고 오니 일만 경치 담아 감싸 거느리네.
耕犂細雨村情樂[경뢰세우촌정락] : 가는 비에 힘써 밭을 갈며 시골 정취 즐기니
樵笛殘陽野興酣[초적잔양야흥감] : 나무꾼 피리 저무는 해 시골 흥취 무르익네.
朝暮鳥聲門外樹[조모조성문외수] : 아침과 저녁 문 밖의 나무에 새들 소리내고
古今人影路傍潭[고금인영로방담] : 예나 지금 사람 그림자는 못 곁에 드러나네.
貼雲歸雁工先後[첩운귀안공선후] : 구름 따라 따르는 기러기 앞 뒤로 정교하고
出水浮鷗忽兩三[출수부구홀량삼] : 강물에 뜬 물새 두 세마리 갑자기 나타나네.
壤品須看原膴膴[양품수간원무무] : 토양 품질 마침내 보니 언덕 크게 비옥하고
寺名都在井涵涵[사명도재정함함] : 절 이름은 성한 샘물이 넘실거리며 있다네.
月窺深室閑僧睡[월규심실한승수] : 달빛이 엿보는 깊은 방에 스님 한가히 졸고
谷答虛堂坐客談[곡답허당좌객담] : 골짜기 빈 대청엔 손님 앉아 말하고 답하네.
陶暑涼軒何必北[도서량헌하필북] : 도잠의 더위에 서늘한 집은 하필 북쪽일까
召風巍榭最宜南[소풍외사최의남] : 소공의 바람은 높은 정자 남쪽이 가장 마땅하네.
霽天霞色殷於火[제천하색안어화] : 비 개인 하늘 노을 빛은 불보다 붉게 물들고
曉店烟光翠似藍[효점연광취사람] : 새벽 여관의 안개 빛은 쪽 빛 같이 푸르구나.
早占淸幽君自適[조점청유군자적] : 새벽 차지한 맑고 그윽함 그대 편하게 즐기니
晩逢佳勝我方慙[만봉가승아방참] : 늙어서 만난 좋은 경치가 나는 두루 부끄럽네.
洗心投社如同隱[세심투사여동은] : 마음을 씻고 모임에 의탁해 함께 기대 따르며 
汲水煎茶尙可堪[급수전다상가감] : 물을 길어 차를 끓이며 오히려 가히 감당하리.
儻有話頭鑽味處[당유화두찬미처] : 적어도 넉넉한 화두에 취향을 살펴 파고들며
不妨時喚老龐參[불방시환로방참] : 때론 늙은이 불러 충실히 살핌도 무방하리라.

 

黃驪[황려] : 경기도 여주 지역의 옛 지명.

井泉寺[정천사] : 신동국여지승람 7권 여주 편에

   歡喜山[환희산, 대포산]에 있었다 함.

野景樓[야경루] : 誼[의] 스님이 처음 지은 누각.

突兀[돌올] : 높이 솟아서 오똑함, 뛰어나게 똘똘함.

陶暑[도저] : 도잠의 더위, 도잠의 말에 "여름날 북쪽 창 아래 누워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하였다. 《晉書 卷94[진서 94권] 隱逸傳[은일전]》

召風[소풍] : 召公[소공]의 바람, 周[주] 나라 소공의 선정에 감격한 백성들이

   그가 南巡[남순]할 때 일찍이 쉬고 갔던 곳의 甘棠[감당,팥배나무]를 아끼면서

   길이 사모한 나머지 마침내 노래를 지었다는 고사

    詩經[시셩] 召南[소남] 甘棠[감당]편.

自適[자적] :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제 마음 내키는 대로 편안하게 즐김.

話頭[화두] : 參禪修行者[참선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參究[참구, 참선하여 진리를 찾음]하는 문제.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七[동국이상국전집제17권] 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만년에는 시, 거문고, 술을 좋아해 三酷好先生[삼혹호선생]이라고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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