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 373

冬溫[동온]

冬溫[동온]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따뜻한 겨울  情願慈天降異恩[정원자천강리은] : 진정 자비의 하늘에 원함은 특별한 은혜 내려주어 不過秋熟與冬溫[불과추숙여동온] : 가을의 결실에 더불어 겨울 따뜻한 것에 불과하네. 貧家碩輔唯樵僕[빈가석보유초복] : 가난한 집안의 큰 도움은 오직 나무하는 종이요 老去親朋有騃孫[노거친붕유애손] : 늙어 가며 친한 사람은 우매한 손자 독차지하네. 萬事商量都破甕[만사상량도파옹] : 온갖 일을 헤아려 생각해도 모두 깨진 항아리니 匪材捐棄可雕樽[비재연기가조준] : 못 쓸 재목 보태줘 버리고 다듬은 술잔 마주하네. 寒山雪色淸如畫[한산설색청여화] : 차가운 산의 눈 빛은 그림 같이 탐욕이 없는지라 不恨梅梢細月昏[불한매초세월혼] : 매화나무 가지 끝에 황혼의 초승달을 한하지 않..

茶山 丁若鏞 2025.02.03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 5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 我未和者三年[아미화자삼년]今始追和[금시추화] 5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송옹이 나에게 부친 시에 대하여삼 년 동안이나 화답하지 못했다가이제야 비로소 추후하여 화답하다. 前塗都是夜臺冥[전도도시야대명] : 앞 길은 도무지 무덤과 같이 어두운데 頭上天光幾日靑[두상천광기일청] : 머리 위의 하늘 빛에 고요한 햇살 원하네. 最有手功編菊譜[최유수공편국보] : 가장 많은 손의 공로로 국화 족보를 엮고 絶無心事注茶經[절무심사주다경] : 마음 일 아주 없어 차를 다스려 불을 켜네. 蕭蓼寶鼎沈淵水[소료보정침연수] : 쓸쓸히 괴롭게 보정은 깊은 물에 잠겼고 容易洪鍾屈寸莛[용이홍종굴촌정] : 아주 십게 큰 종은 작은 몽둥이에 굽혔네. 一切是非操束外[일절시비조속외] : 일체의 세상 시비를 무관해 버리고 ..

茶山 丁若鏞 2025.01.30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 4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我未和者三年[아미화자삼년]今始追和[금시추화] 4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송옹이 나에게 부친 시에 대하여삼 년 동안이나 화답하지 못했다가이제야 비로소 추후하여 화답하다.  大狼狽處劇婆娑[대랑패처극파사] : 크게 낭패한 곳에서는 심하게 흔들려도 我以吾歡柰我何[아이오환내아하] : 외고집으로 즐기니 누가 나를 어찌 하리오. 世遠何煩徵夏禮[세원하번미하례] : 시대 멀어 어찌 번거롭게 하례를 증명하랴 年衰不復唱燕歌[연쇠불부창연가] : 나이 쇠하니 다시 비장한 노래 부르지 않네. 風光浩浩無羈馬[풍광호호무기마] : 풍광은 가없이 드넓어도 매어논 말도 없어 身計堂堂赴穴蛇[신계당당부혈사] : 일신의 계획 당당하니 뱀이 굴로 나아가네. 夢罷鵝籠成一幻[몽파아론성일환] : 아롱의 꿈이 끝나니 한바탕 환상을..

茶山 丁若鏞 2025.01.26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 3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我未和者三年[아미화자삼년]今始追和[금시추화] 3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송옹이 나에게 부친 시에 대하여삼 년 동안이나 화답하지 못했다가이제야 비로소 추후하여 화답하다.  旣異乎人不可求[기리호인불가구] : 이미 다른 사람이라 책망하는 것은 옳지 못해 衣冠疏快去懸疣[의관소쾌거현우] : 의관을 풀어 상쾌하듯 헛된 원망을 내버렸네. 蕭閒早已隣湖泖[소한조이린호묘] : 소한은 이미 일찍 묘호의 호수와 이웃하였고  陽羨賢於死惠州[양선현어사혜주] : 양선에 의지함 혜주서 죽는 것보다 현명했네. 月釣雲耕貧有祿[월조운경빈유록] : 달을 낚고 구름 밭을가니 가난해도 녹이 있고 山經水志臥能游[산경수지와룡유] : 산의 경계와 강을 기억해 능히 누워 유람하네. 自從膝上絃聲斷[자종슬상현성단] : 스스로 따르던..

茶山 丁若鏞 2025.01.20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 2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我未和者三年[아미화자삼년]今始追和[금시추화] 2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송옹이 나에게 부친 시에 대하여삼 년 동안이나 화답하지 못했다가이제야 비로소 추후하여 화답하다.  詞場結習趁虛名[사장결습진허명] : 문인 사회에 맺힌 관습 헛된 명성을 쫓아가며 驂舞憑陵雁翅幷[참무빙릉안시병] : 곁마 부추겨 언덕에 기대 기러기 날개 겸했네. 自古曲眉常見妬[자고곡미상견투] 예로부터 미인의 눈썹은 항상 시기를 만나지만 經時反舌竟無聲[경시반설경무성] : 때가 지나면 반설조는 끝내 소리가 없어지네. 寢園植木留陳簿[침원식목류진부] : 침원에 심은 나무는 장부에 밝히어 다스리고 御幕看花閱舊賡[어막간화열구갱] : 임금 장막에서 꽃구경 옛 갱화를 열람하노라. 試看對頭營壘處[시간대두영루처] : 시험 삼아 머리 마..

茶山 丁若鏞 2025.01.16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我未和者三年[아미화자삼년]今始追和[금시추화]

淞翁以詩寄[송옹이시기]我未和者三年[아미화자삼년]今始追和[금시추화]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송옹이 나에게 부친 시에 대하여삼 년 동안이나 화답하지 못했다가이제야 비로소 추후하여 화답하다.  憐君痀背凍梨顔[연군구배동리아] : 가엾은 그대 곱사등이 등에 얼굴은 언 배와 같은데 短櫂衝過雪後山[단도충과설후산] : 짧은 상앗대로 눈 내린 뒤의 산을 향하여 건너왔네. 萬死氣豪詩句上[만사기호시구상] : 만 번 죽어도 시와 구절에 올라온 기가 호걸스럽고 一生心折是非間[일생심절시비간] : 살아가는 동안 옳고 그름 사이에서 마음이 꺾였네. 凌波有筏登仙岸[능파유벌등선안] : 얼음 물결에도 뗏목 있어 신선의 언덕에 올랐으나 買路無錢脫鬼關[매로무전탈귀관] : 황천길에 노자돈이 없어 저승가는 문은 벗어났네. 總爲吾身由假貸[총위오신..

茶山 丁若鏞 2025.01.12

次韻劉元煇[차운유원휘]方萬里初寒夜坐[방만리초한야좌]二首-2

次韻劉元煇[차운유원휘]方萬里初寒夜坐[방만리초한야좌]二首-2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유원휘와 방만리의 初寒夜坐[초한야좌] 운을 차하다. 山樵水汲已全歸[산초수급이전귀] : 산에 나무하고 물을 길어 이미 온전히 돌아와 丣字寥寥白竹扉[유자요료백죽비] : 丣유 글자의 흰 대 사립문 고요하고 쓸쓸하네. 病叟不眠治雀網[병수불면치작망] : 병든 늙은이 잠 못들고 참새 그물을 다스리고 小僮催出視驢衣[소동최출시려의] : 작은 아이는 서둘러 나가 당나귀 깃털 엿보네. 鳴湍石觸時增厲[명단삭촉시증려] : 소리내는 여울 돌에 떨어져 때로 더욱 빠르고 墜葉風翻得再飛[추엽풍번득재비] : 떨어진 잎은 바람에 나부껴 거듭 날며 이르네. 便可齊名劉夜坐[편가제명유야좌] : 밤에 앉아있던 유광과 이름을 가지런히 한다면 是非能到此中稀 [시비능..

茶山 丁若鏞 2025.01.08

次韻劉元煇[차운유원휘]方萬里初寒夜坐[방만리초한야좌]-1

次韻劉元煇[차운유원휘]方萬里初寒夜坐[방만리초한야좌]二首-1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유원휘와 방만리의 初寒夜坐[초한야좌] 운을 차하다.  隣弟隣朋次第歸[인제린붕차제귀] : 이웃 아우와 이웃 친구 차례로 돌아간 다음에 山風時擊已扃扉[산풍시격이경비] : 산 바람이 때마다 이미 닫은 사립문 두드리네. 片幃自障當頭戶[편위자장당두호] : 휘장 조각으로 몸소 머리맡 구멍 막아 가리고 薄絮旋添短袖衣[박서선첨단수의] : 얇은 솜을 내키는대로 짧은 저고리에 보태네. 枉慮苦遭孤犬吠[왕려고조고견폐] : 헛된 생각에 홀로 짖어대는 개 만나니 괴롭고 哀聲遠有數鴻飛[애성원유수홍비] : 슬픈 소리로 멀리에 있는 몇 기러기 날아가네. 初寒獨夜同情緖[초한독야동정서] : 첫 추위에 홀로 지내는 밤의 정서가 똑같으니 莫恨桐江和者稀[막한동강..

茶山 丁若鏞 2025.01.05

幽事[유사] 2

幽事[유사]  2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그윽한 일들.  獨立江亭看落霞[독립강정간락하] : 강의 정자에 홀로 서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니 晩歸漁艇響伊鴉[만귀어정향이아] : 늦게 돌아오는 고기잡이 배 삐걱 삐걱 울리네. 豪鷹竟是恒飢鳥[호응경시항기조] : 용감한 매도 끝내 항상 굶주리는 새이겠지만 悴菊何如快落花[췌국여하쾌락화] : 시든 국화가 어찌 멋대로 떨어진 꽃과 같을까. 海內親交都去了[해내친교도거료] : 나라 안의 사귀던 친구들 모두 떠나가 버리니 江邊寒色日增加[강변한색일증가] : 강 가의 쓸쓸한 빛이 날마다 한층 더하는구나. 詩成一任隨煙散[시성일임수연산] : 시을 이루어 일임하니 흩어진 안개를 따르니  敢羨雕籠掛碧紗[감선조롱궤벽사] : 감히 새장의 푸른 비단 싸여 걸려 있길 바라나. 幽事[유사] ..

茶山 丁若鏞 2025.01.05

幽事[유사]

幽事[유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그윽한 일들. 打起山僮趁曙霞[타기산동진서하] : 산 아이 세워 일으키니 새벽 노을이 따르고自然幽事抵昏鴉[자연유사저혼아] : 자연스레 그윽한 일이 검게 저물도록 이르네.編茅早苫傷霖屋[편모조정상림옥] : 띠를 엮어서 장마에 상한 집을 서둘러 덮고穿窖聊藏怕凍花[천교료장파동화] : 움구멍을 파서 얼까 두려운 꽃을 저장하네.老覺經綸都汗漫[노각경륜도한만] : 늙어서 깨우친 경륜은 모두 탐탁치 않은데古來文字謬交加[고래문자류교가] : 옛날부터 줄곧 문자는 그릇되게 서로 섞였네.英年未必全無識[영년미필전무식] : 젊은 나이라 반드시 다 무식한건 아니지만只是當時眼罩紗[지시당시안조묘] : 다만 당시엔 눈에 작은 안개 끼었을 뿐이리. 幽事[유사] : 세상일과 무관한 자연 속의 조용한 ..

茶山 丁若鏞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