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齊家[박제가] 177

椉月訪所謂亭[승월방소위정] 2

椉月訪所謂亭[승월방소위정] 2  朴齊家[박제가]달빛을 타고 소위정을 찾다. 二首-2  寂然賓主意[적연빈주의] : 고요하고 쓸슬히 손님은 주인 생각하며 趺坐瓣香聞[부좌판향문] : 책상다리로 앉아 꽃잎 향기를 맡아보네.酒煖憐春至[주완련춪지] : 술이 따뜻하니 봄날은 가장 사랑스럽고衣寒覺夜分[의한갇야분] : 옷이 차가우니 밤이 깊은 때임을 깨닫네.梅花流素月[매화류소월] : 매화나무 꽃에 밝고 흰 달빛이 퍼지니河漢絶纖雲[하한절섬운] : 은하에는 잔 구름이 비할데가 없구나.人境淸如許[인경청여허] : 사람 사는 고장 깨끗하기 저와 같으니胡爲不憶君[호위불억군] : 어찌 그대를 생각하지 않게 되리오. 寂然[적연] : 아무 기척이 없이 조용하고 기괴함, 고요하고 쓸쓸함.河漢[하한] : 은하를 일컫는 말. 貞蕤閣初集[정유..

박제가 2024.05.16

椉月訪所謂亭[승월방소위정] 1

椉月訪所謂亭[승월방소위정]  朴齊家[박제가] 달빛을 타고 소위정을 찾다. 二首 一色樓前月[일색루전월] : 다락 앞의 달빛 색은 한결같은데盈盈欲漬衣[영영욕지의] : 찰랑찰랑하니 옷에 스며들려 하네.春風傳別院[춘풍전별원] : 봄 바람이 나뉘어진 정원에 퍼지니膏燭嗣寒暉[고촉사한휘] : 기름 촛불은 쓸쓸한 빛을 이어 받네.粔籹盤初出[거여반초출] : 중배끼(유밀과) 처음 쟁반에 나오니樗蒲座始圍[저포좌시위] : 윷놀이 판이 비로소 자리를 지키네.且從年少樂[차종년소락] : 우선 나이 적음에 모시고서 즐기며休怕夜深歸[휴백야심귀] : 편안히 쉬다가 밤이 깊어 돌아가네.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

박제가 2024.05.13

夜入麝泉[야입사천] 2-2

夜入麝泉[야입사천] 2-2與靑莊李子劇飮達宵[여청장이자극음달소]曉大雪[효대설]  二首[2수]-2朴齊家[박제가]밤에 사천에 들어청장 이덕무와 함께 밤을 새워 지나치게 마시니새벽에 큰 눈이 왔다. 和雪和煙尾半沈[화섷화연미반침] : 눈이 합치고 안개 응하니 뒤는 반쯤 잠기고忍飢群雀響修林[인기군작향수림] : 굶주림 참던 참새 무리 높은 숲으로 향하네.衣裳照映千峰色[의상조앙천봉색] : 의복에 일천 봉우리의 기색이 밝게 비치고燈火空明一院心[등화공명일원심] : 등잔 불이 모든 뜰 가운데를 헛되이 밝히네.談屑飛將梅共墜[담설비장매공추] : 잡다한 말 문득 떨어지니 함께 매화도 지고  經窻坐與歲俱深[경창좌여세구심] : 글 창에 함께 앉으니 나이만 함께 깊어지네.翛▣酒榼前邨路[유 ?주합전촌로] : 마을 앞 길에서 술 통에 빠..

박제가 2024.05.08

夜入麝泉[야입사천] 2-1

夜入麝泉[야입사천]與靑莊李子劇飮達宵[여청장이자극음달소]曉大雪[효대설]  二首[2수]-1朴齊家[박제가]밤에 사천에 들어 청장 이덕무와 함께 밤을 새워 지나치게 마시니 새벽에 큰 눈이 왔다. 城裏迢迢屋後峰[성리요요옥후봉] : 성 가운데 집 뒤의 봉우리 멀고 높은데鳳凰千仞祕高蹤[봉황천인비고중] : 봉황이 천 길의 고상한 자취를 숨겼구나.群烟下界痕俱合[군연하계흔구합] : 많은 안개 내려온 세계 자취 함께 모이고獨月中天態逾濃[독월중천태유농] : 하늘 속의 외로운 달 더욱 짙은 모습이네.年少猶爲婪尾觶[연소유위람미치] : 나이 젊으니 오히려 고운 잔 탐하게 되고歲寒長對後凋松[세한장대후조송] : 세한엔 항상 늦게 시드는 소나무 마주하네.與君一夕眞難得[여군일석진난득] : 그대와 함께 하루 저녁 참으로 얻기 어렵고落魄平生..

박제가 2024.05.05

題畫[제화]

題畫[제화]   朴齊家[박제가]그림에 적어넣다. 衣帶飛揚竹杖橫[의대비양죽장횡] : 옷과 띠에 대 지팡이 제멋대로 꺼드럭대며石梁偏向水中明[석량편향수중명] : 돌 징검다리 마침 나아가니 강물 속 밝구나.問君何事當風立[문군하사당풍림] : 묻노니 그댄 무슨 일로 바람을 막고 섰는가一隻葫蘆買酒行[일척호로매주행] : 호리병 박 한 쪽으로 술을 사러 가는구나. 飛揚[비양] : 잘난체하여 꺼드럭거림, 높은 지위에 오름, 비등.葫蘆[호로] : 호리병 박.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道人[위항도인]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했던 북학파의 일원.   공리공담을 일삼던 주자학적 사상계와 풍..

박제가 2024.05.01

暮到麝泉[모도사천] 三首[3수]-3

暮到麝泉[모도사천] 三首[3수]-3  朴齊家[박제가]저물녁 사천에 이르다. 歷歷芳陰樹[역력방음수] : 꽃다운 나무의 그늘은 역력하고今無葉可飛[금무엽가비] : 지금 가히 떨어지는 잎도 없구나.寒花甁底活[한화병저활] : 차가운 꽃은 병 바닥에 생존하고寒月夢中歸[한월몽중귀] : 싸늘한 달은 꿈 가운데 돌아가네.此地空書帶[차지공서대] : 이 땅을 꾸미는 글은 부질없으니何人望少微[하인망소미] : 어떤 사람이 몰래 헐뜯길 바랄까尋君頻絶巘[심군빈절헌] : 현자는 높은 봉우리 자주 찾으니石角解鉤衣[석각해구의] : 돌 모서리가 옷을 당겨 벗기네. 絶巘[절헌] : 깎아지른 듯 높은 산봉우리.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

박제가 2024.04.25

暮到麝泉[모도사천] 三首[3수]-2

暮到麝泉[모도사천] 三首[3수]-2 朴齊家[박제가] 저물녁 사천에 이르다. 苦吟晨未輟[고음신미철] : 괴롭게 읊으며 새벽까지 그치지 못하니 虗閣月西飛[허각월서비] : 텅 빈 누각에 달은 서쪽으로 지는구나. 衆樹交生影[중수교생영] : 무리진 초목들에 그림자 생겨 섞이고 停烟半不歸[정연반불귀] : 머무는 안개 가운데 돌아가지 못하네. 山寒燈焰小[산한등염소] : 산이 추우니 등잔의 불꽃은 작아지고 窻閴硏香微[창격연향미] : 창은 고요하고 벼루 향기 어렴풋하네. 莫歎聯衾窄[막탄련금착] : 맞닿은 이불 좁다고 탄시하지 말게 煩君吉貝衣[번군길패의] : 면직물 옷도 그대에게는 번거로우리. 吉貝[길패] : 면직물의 고대명. 본초강목에 길패는 古貝[고패]가 잘못 전해진 것이라 함.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

박제가 2024.04.22

暮到麝泉[모도사천] 3-1

暮到麝泉[모도사천] 三首[3수]-1 朴齊家[박제가] 저물녁 사천에 이르다. 薄暮烟霜合[박모연상합] : 땅거미 속에 안개와 서리를 만나니 溪禽濕不飛[계금습불비] : 산골짜기 새들 젖어서 날지 못하네. 相逢携笈者[상봉휴급자] : 서로 만나서 여러 책상자를 이끌고 共待拾樵歸[공대습초귀] : 함께 땔나무 주워 돌아오길 기다리네. 燭影穿圓牖[촉영청원유] : 촛불 그림자는 둥근 들창을 꿰뚫고 書聲落翠微[서성락취미] : 글 읽는 소리 산의 중턱에 떨어지네. 貧妻饒雅致[빈처요아치] : 가난한 아내 아담한 풍치 넉넉하고 料理入山衣[요리입산의] : 음식을 만들려고 산에 들어 행하네. 翠微[취미] : 산의 중턱, 먼 산에 아른아른 보이는 엄은 푸른 빛. 雅致[아치] : 아담한 풍치.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

박제가 2024.04.19

出黃精坪[출황정평]

出黃精坪[출황정평] 朴齊家[박제가] 황정평을 떠나며. 茅葦乾聲夾路秋[모위간성협로추] : 띠와 갈대 마르는 소리 좁은 길 시름겹고 夕陽寒傍土饅頭[석양한방토만두] : 저녁 햇빛에 만두 같은 무덤 곁은 춥구나. 迅飛不辨何毛鳥[신비불변하모조] : 빨리 나는 새의 터럭 어찌 구별치 못할까 遠腳相交亂渡牛[원각상교난도우] : 어긋난 다리 서로 섞인 소 함부로 건너네. 百里雲山輸畫卷[백리운산수화권] : 일백 리의 구름 산 그림처럼 말아 보내고 一竿行李付漁舟[일간행리부어주] : 낚시대 하나의 행장 고기잡이 배에 맡기네. 飄然願入荷花國[표연원입하화국] : 가벼이 나부껴 연 꽃 고향에 들기 원하며 皓月澄波載酒遊[호월징파재주유] : 밝은 달빛 맑은 물결에 가득한 술 즐기네. 土饅頭[토만두] : 무덤, 만두 같이 생겼다 하여 ..

박제가 2024.04.13

觀穫[관학]

觀穫[관학] 朴齊家[박제가] 벼 베는걸 보다. 牛蹏白露遶涔涔[우제백로요잠잠] : 소 발굽에 깨끗한 이슬 흠뻑 젖어 두르고 十斛螺鬟曉日啣[십곡라환효일함] : 열번 재어 쪽진 머리는 아침 해 재갈물렸네. 約略麤陰生坐處[약략추음생좌처] : 대략 어렴풋한 그늘이 앉은 곳에서 생기고 一竿蒲席學秋帆[일간포석학추범] : 낚시대 하나 부들 자리 가을 돛단배 같구나. 觀穫[관확] : 곡식을 거두워 들이는 것을 임금이 직접 나가서 봄. 涔涔[잠잠] : 비가 많이 내리는 모양, 함빡 젖은 모양. 曉日[효일] 아침에 돋는 해.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道人[위항도인]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

박제가 2024.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