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108

賣炭翁[매탄옹]

賣炭翁[매탄옹] 白居易[백거이] 숯 파는 노인 伐薪燒炭南山中[벌신소탄남산중] : 남산 속에서 땔나무 베어 불태워 만든 숯 滿面塵灰煙火色[만면진회연화색] : 얼굴엔 불빛 연기에 재와 티끌이 가득하네. 兩鬢蒼蒼十指黑[양빈창창십지흑] : 양쪽 귀밑털 회백색에 열 손가락은 검은데 賣炭得錢何所營[매탄득전하소영] : 숯을 팔아 앋은 돈으로 어느 곳에 경영할까 身上衣裳口中食[신상의상구중식] : 몸에 올릴 옷과 바지에 입 안의 먹거리라네. 可憐身上衣正單[가련신상의정단] : 가엾고 불쌍하네 몸 위의 옷 참으로 바른데 心憂炭價願天寒[심우탄가원천한] : 마음은 숯 값 근심하며 차가운 날씨 원하네. 夜來城外一尺雪[야래성외일척설] : 밤 돌아오니 성 밖에는 눈이 한자나 내리어 曉駕炭車輾冰轍[효가탄거전빙철] : 새벽에 숯 수레 ..

백거이 2024.03.12

立秋之午[입추지오]同朴在先[동박재선]訪泉雨閣[방천우각]

立秋之午[입추지오]同朴在先[동박재선]訪泉雨閣[방천우각] 李德懋[이덕무] 입추일 낮에 박재선과 함께 천우각을 방문하다. 其二 短屧飛南里[단섭비남리] : 숨 가쁘게 가서 남쪽 마을을 오르니 輕巾岸午天[경건안오천] : 가벼운 두건에 한 낮의 하늘 높구나. 葉肥泉畔杏[엽비천반행] : 샘 물가 살구나무 잎은 넉넉해지고 音勁旱餘蟬[음경한여선] : 가뭄에 남은 매미 소리는 굳세지네. 美蔭朱樓際[미음주루제] : 붉은 누각 사이 해그림자 아름답고 鮮暉色幟邊[선휘색치변] : 변방의 색칠한 깃발은 곱게 빛나네. 閒營容我輩[한영용아배] : 한가한 진영에 우리 무리 받아들여 跌宕限炊煙[질탕한취연] : 밥 짓는 연기 날 때까지 흠뻑 놀아보자. 泉雨閣[천우각] : 남산 아래 남별영 소속 관청 건물, 금위영 안에 있었으며 고관이나 ..

曉發[효발]

曉發[효발] 金昌協[김창협] 새벽에 출발하며 昨日西風今日微[작일서풍금일미] : 어제 낮의 서쪽 바람이 오늘 낮엔 쇠미하여 東船未作掛颿歸[동선미작괘범귀] : 동으로 가는 배 돛을 걸어 돌아갈 수 없구나. 篙師蕩槳雞鳴後[고사탕장계명후] : 닭이 운 뒤에 노련한 사공이 노를 움직이니 已有鸕鷀江上飛[이유로자강상비] : 이미 많은 가마우지가 강물 위로 날아가네. 篙師[고사] : 오랜 경험을 쌓아 배를 부리는 일에 숙련된 나이든 뱃사공. 農巖集卷之三[농암집3권]詩[시] 金昌協[김창협] : 1651-1708, 자는 仲和[중화], 호는 農巖[농암]·三洲[삼주]

한시 여름 2024.03.11

雨後觀上界瀑布[우후관상계폭포]

雨後觀上界瀑布[우후관상계폭포]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비 온 뒤 상계폭포를 보다. 溪漲漱山來[계창수산래] : 시냇물 넘쳐서 산을 씻어내 오니 潛蛟能不怖[잠교내불포] : 잠긴 교룡도 응당 두렵지 않으랴. 頷珠數萬斛[함주수만곡] : 아래턱 구슬 많은 분량 헤아리며 映日噴乾竇[영일분건두] : 비추는 햇살에 하늘 구멍에 내뿜네.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李恒福[이항복, 1556-1618] : 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李恒福 2024.03.11

月溪暝色[월계명색]

月溪暝色[월계명색] 金昌協[김창협] 월계의 저물녁 경치 日落江氣變[일락강기변] : 해가 지자 강의 기운이 변하고 兼之湍瀨長[겸지단뢰장] : 견하여 긴 여울불이 빠르구나. 繫纜欲何岸[계람욕하안] : 닻줄을 어느 기슭 매려 하는가 孤帆猶夕張[고범유석장]: 외로운 돛 가히 밤에도 넓히네. 榜人歌漠漠[방인가막막] : 노 젓는 사람의 노래 막막한데 洲鴈宿蒼蒼[주안숙창창] : 물가엔 앞 길 먼 기러기 머무네. 傲兀信行止[오올신행지] : 거만하고 무지해 모든걸 맡기고 柂樓吟對牀[타루음대상] : 배 누각 평상 마주해 시를 읊네. 漠漠[막막] : 소리가 들릴 듯 말 듯 멂, 고요하고 쓸쓸함. 蒼蒼[창창] : 앞 길이 멀어 아득함, 빛이 바람. 行止[행지] :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農巖集卷之三[농암집3권]詩[시] ..

한시 가을 2024.03.11

過牛川[과우천]

過牛川[과우천] 金昌協[김창협] 소내를 지나며 行舟暮不息[행주모불식] : 다니는 배는 저물어도 쉬지를 않고 宛宛轉牛川[완완정우천] : 나긋 나긋하게 소내를 맴도는구나. 遠岸村高下[원안촌고하] : 멀리 언덕의 마을은 높고 낮은데 中流帆後先[중류범후선] : 앞 뒤의 돛단배는 가운데로 떠도네. 雲霞望超忽[운하망초홀] : 구름과 안개를 문득 멀리 바라보니 湍險逝悠然[단험서유연] : 험한 여울물은 여유있게 지나가네. 逸興今如此[일흥금여차] : 편안한 흥취는 지금 이와 같으니 輕鷗那獨賢[경구나독현] : 빠른 갈매기 어찌 홀로 애를쓰나. 農巖集卷之三[농암집3권]詩[시] 金昌協[김창협] : 1651-1708, 자는 仲和[중화], 호는 農巖[농암]·三洲[삼주]

한시 봄 2024.03.09

贈江陵朴處士[증강릉박처사]

贈江陵朴處士[증강릉박처사]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강릉의 박처사에게 주다. 閱盡人間能幾何[열진인간능기하] : 인간들 가리어 모으면 능히 얼마나 될까 世情隨却宦奔波[세정수각환분파] : 세상 물정 따르며 다시 세찬 물결 배우네. 不如高臥長松下[불여고와장송하] : 큰 소나무 아래 높이 누워 있음만 못하니 大唱商山四皓歌[대창상산사호가] : 상산 사호의 노래를 크게 노래한다네. 世情[세정] : 세상 물정, 세속에 관한 마음. 商山四皓[상산사호] : 秦 始皇[진 시황] 때에 난리를 피하여 陝西省[섬서성] 商山[상산]에 들어가서 숨은 네 사람. 東園公[동원공], 綺里季[기리계], 黃公望[황공망], 甪里先生[녹리선생]. 皓[호]란 본래 희다는 뜻으로, 이들이 모두 눈썹과 鬚髥[수염]이 흰 노인이었다는 데서 유래..

매월당 김시습 2024.03.08

立秋之午[입추지오]同朴在先[동박재선]訪泉雨閣[방천우각]

立秋之午[입추지오]同朴在先[동박재선]訪泉雨閣[방천우각] 李德懋[이덕무] 입추일 낮에 박재선과 함께 천우각을 방문하다. 其一 貪嗔斯外道[탐진사외도] : 탐욕과 원망은 모두 외도이고 怡悅卽吾天[이열즉오천] : 즐겁고 기쁨 곧 나의 천성이라네. 閣爽何來瀑[각상하래폭] : 집이 서늘해도 잠시 폭포로 오니 林繁不已蟬[임번불이선] : 숲이 무성하여 매미는 그치지 않네. 妙觀圓在處[묘관원재처] : 오묘하게 보여 원만한 곳을 살피니 遐想際無邊[하상제무변] : 아득히 생각하니 끝 닿은데 없구나. 設色畿東岫[설색기동수] : 들판 동쪽 산봉우리에 색을 칠한 듯 明嵐漾媚煙[명람양미연] : 밝은 남기가 안개를 쫒아 출렁이네. 泉雨閣[천우각] : 남산 아래 남별영 소속 관청 건물, 금위영 안에 있었으며 고관이나 귀인들이 더위를 ..

石江十詠[석강십영]4

石江十詠[석강십영]4 爲曹上舍雲伯[위조상사운백] 駿龍[준룡] 作[작] 退溪 李滉[퇴계 이황] 석강의 열 곳을 읊어 운백 조준룡 상사를 위해 짓다. 富貴渾酣夢[부귀혼감몽] : 부귀는 달콤한 꿈같이 어리섞고 桑楡或買園[상유혹매원] : 뽕과 느릅나무 뜰을 세내어 있네. 歡華舟夜失[환화주야실] : 기쁘고 화려한 배는 밤에 떠나고 悲恨草春繁[비한초춘번] : 슬퍼 한하던 잡초 봄에 무성하네. 絶境無塵涴[절경무진와] : 외딴 곳이라 더러운 티끌도 없고 畸人斷俗喧[기인단속훤] : 기인은 시끄러운 관습을 끊었네. 任他分得喪[임타분득실] : 방임하여 이익과 손해를 나누며 高臥且加飧[고와차가찬] : 편안히 누워 우선 밥을 더 먹네. 桑楡[상유] : 뽄나무와 느릅나무, 해가 지는 쪽. 석양이 나무위에 걸리는 것. 노년을 의미..

이 황 2024.03.07

姑蘇臺[고소대]

姑蘇臺[고소대] 崔致遠[최치원] 고소대. 荒臺麋鹿遊秋草[황대미록유추초] : 버려진 누대 사슴들이 풀에서 쓸쓸히 노닐고 廢院牛羊下夕陽[폐원우양하석양] : 무너진 집에는 소와 양이 석양 아래 내려오네. 姑蘇臺[고소대] : 춘추 시대 吳王[오왕] 夫差[부차]가 미인 西施[서시]를 위해 세운 대. 날마다 이곳에서 노닐며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이에 伍子胥[오자서]가 간절히 간했는데도 듣지 않자, 오자서가 "今見麋鹿遊姑蘇之臺[금견미록유고소지대] : 이제 곧 오나라가 망하여 고소대 아래에서 사슴이 노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는데,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서 越[월]나라에 멸망당했다. 史記 卷118[사기 118권] 淮南衡山列傳[회남형산렬전] 일설에 고소대는 부차의 선왕인 闔閭[합려]가 쌓은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