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夏夜[하야] 五首 柳得恭[유득공]

돌지둥[宋錫周] 2016. 6. 27. 07:36

 

          夏夜[하야] 五首      柳得恭[유득공]

 

雨過蛙聲已滿池[우과와성이만지] : 비 지나자 개구리 소리 이미 못에 가득하고

頓添濃綠屋頭枝[돈첨농록옥두지] : 지붕 위 가지엔 짙 푸름 갑자기 더하네. 

凉雲半片星三四[양운반편성삼사] : 얇은 구름 반 조각에 서 너개의 별빛

斜揭蘆簾獨卧時[사게로렴독와시] : 갈대 발 비껴 걸고 홀로 누우니 좋구나.


 

良宵悱惻據窓櫳[양소비측거창롱] : 좋은 밤 표현 못하는 슬픔에 창문에 기대니 

白葛烏巾當陣風[백갈오포당진풍] : 흰 갈포 검은 두건에 한바탕 바람이 부네. 

一樹梧桐工鏤月[일수오동공루월] : 한 그루 오동나무에 뛰어나게 새긴 달빛

樓前墻角淡玲瓏[누전장각맘영롱] : 망루 앞 담 모퉁이에 맑고 영롱하구나.

 

良宵[양소] : 良夜[양야], 아름다운 밤, 깊은 밤.

陣風[진풍] : 갑자기 불다가 잠시 뒤에 그치는 센 바람 흔히 눈이나 비가 오기 전에 부는 바람 

 


翳燭飛蟲驅復生[예촉비충구부생] : 촟불 그늘에 나는 벌레 쫓으면 다시 오고

幽光斜界土墻明[유광사계토장명] : 어두운 빛 비낀 경계에 흙 담이 밝아오네.

藤花荳葉冥濛處[등화두엽명몽처] : 등나무 꽃 콩 이파리 어둡고 흐릿한 곳에

一夜凄凄集雨聲[일야처처집우성] : 하룻 밤 쓸쓸하고 처량한 빗소리만 이르네.

 


蛙黽聲沈藥艸肥[와맹성침약초비] : 개구리 맹꽁이 늪에서 울자 약초는 살찌고

月庭時見熨單衣[월정시현울단의] : 달빛이 뜰에 나타나자 홑 옷을 다림질하네.

一天露氣凉如許[일천로기량여허] : 온 하늘 이슬 기운 약속 한 듯이 서늘한데

白鳳屳花濕不飛[백봉선화습불비] : 하이얀 봉선화는 날지 못하고 젖었구나.

 


昏飛蝙蝠遶虛廳[혼비편복요허정] : 날 저물자 박쥐 날며 마을 하늘 에워싸고

晴徙蟾蜍過濕庭[청사첨서과습정] : 비가 개니 젖은 뜰을 두꺼비들이 옮겨가네.

破敗墻邊多月色[파패장변다월색] : 다 무너진 담장 가에 달 빛이 늘어나니 

匏花齊發素亭亭[포화제발소정정] : 박 꽃이 가지런히 피어 희게 우뚝 솟았네.

 

泠齋集卷之二[영재집2권]   古今體詩[고금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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