謹次苔軒韻[근차태헌운] 蓀谷 李達[손곡 이달]
태헌의 운에 삼가 차하다.
漲海西邊斥鹵荒[창해서변척로황] : 넘치는 바다의 서쪽 가에 거친 소금밭이 드러나
蜃煙蠻雨接微茫[신연만우접미망] : 신기루 안개 거친 비가 갑자기 어둡게 교차하네.
官倉出帖收鹽稅[관창출첩수염세] : 관가 창고에선 문서 내어 소금세 거두어 들이고
戍容嚴更上女墻[성용엄경상여장] : 수자리의 용모 밤에도 엄하여 성가퀴에 오르네.
篋裡遺編資蠹蝕[협리유편자두식] : 상자 속에 남은 책들은 좀이 갉아 먹도록 주고
匣中雄劍煥魚腸[갑중웅검환어장] : 작은 상자 속의 뛰어난 칼은 어장처럼 빛나네.
冤禽不解離人意[원금불해리인의] : 원통한 새도 떠나는 사람의 마음 풀지 못하니
節過淸明憶楚鄕[과절청명억초향] : 청명 절기를 지나니 괴롭게 고향을 생각하네.
蓀谷[손곡]이 1582년 서산군수로 있던 苔軒[태헌] 高敬命[고경명]을 찾아가 여러 달 묵으며 시를 주고 받음.
고경명은 이때 唐詩[당시]를 배웠고 이달과 주고 받은 시 한 수가 齊峯集[제봉집] 4권에 실려 있다.
원시는 아래 참조.
女墻[여장] : 성가퀴.
雄劍[웅검] : 雌雄[자웅] 한 쌍의 두 劍[검], 雄劍[웅검]과 雌劍[자검] 중의 하나.
특히, 중국 춘추시대, 吳[오]의 干將[간장]이 만든 명검. 吳王[오왕] 闔閭[합려]에게 바쳤다고 함.
魚腸[어장] : 구야자가 일찍이 월나라 왕 允常[윤상]을 위해 만들었다는 5자루의 보검 중 하나.
湛盧[담로], 魚腸[어장], 純鈞[순균], 巨闕[거궐], 勝邪[승사]
여기서는 어장검이 그래도 가장 유명.
寃禽[원금] : 헛되이 세월만 보내는 것을 비유한 말.
寃禽[원금]은 옛날 炎帝神農氏[염제신농씨]의 딸이 東海[동해]에서 溺死[익사]하여
새로 化[화]했다는 그 새의 이름인데, 이 새는 자신이 익사한 것에 원한이 맺혀 항상
西山[서산]의 木石[목석]들을 날라다가 동해를 메우려고 했지만,
수고롭기만 할 뿐 동해는 메워지지 않았다는 전설에서 온말.
波知島[파지도]次柳州嶺南江行韻[차유주영남강행운] 高敬命[고경명]
파지도에서 柳州[유주]의 嶺南强行[영남강행] 운을 차하다.
亂山孤障起鹽煙[난산고장가염연] : 어지러운 산 외롭게 막아 소금 연기 일고
海國從來此一邊[해국종래차일변] : 바다 고장 따라 오니 여기도 변방 같구나.
欲雨鯨魚爭鼓浪[욕우경어쟁고랑] : 비가 오려 하니 고래가 물결치기 다투고
伺人蛟鰐正垂涎[사인교악정수연] : 교룡과 악어 노리던 사람 바로 침 흘리네.
空披鶴氅千尋岸[공피학창천심안] : 쓸쓸히 펼친 학의 새털 무성한 언덕 찾고
未駕風帆萬斛船[미가풍곡만곡선] : 장차 타려는 돛단배 많은 량을 실어나르네.
戍角報殘城月上[수각보잔성월상] : 병사 뿔피리 사납게 알리니 성에 달 오르고
一燈痴坐夜如年[일등치좌야여년] : 등 하나에 어리게 앉으니 밤은 일년 같구나.
時潮退船閣[시조퇴선각]故第六及之[고책육급지]
때마침 배 누각에 조수가 물러난 까닭에 여섯 번째 이르다.
波知島[파지도] : 古波知島[고파지도], 古波島[고파도], 서산에 속한 水軍萬戶[수군만호]의 營[영].
垂涎[침연] : 맛있는 음식을 보고 먹어봄직하여 침을 흘림, 탐내어 가지고 싶어함.
霽峯集卷之四[재봉집4권] 詩[시] 1617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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