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白髮[백발]

돌지둥[宋錫周] 2014. 12. 16. 13:45

               白髮[백발]            丁若鏞[정약용]

 

白髮勢如昏星生[백발세여혼성생] : 백발 돋는 형세가 초저녁 별 나오듯

初來只見一星呈[초래지견일성정] : 처음엔 별 하나만 겨우 나와 보이더니,

須臾二星三星出[수유이성삼성출] : 잠깐 만에 두 번째 별 세번째 별 돋더니만

三星出後衆星爭[삼성출후중성쟁] : 세 번째 별 나온 뒤론 뭇 별들 앞다투네.

 

的的歷歷紛錯亂[적적역력분착란] : 명백하고 분명하게 어지럽게 들어서니

應接不暇棋滿枰[응접불가기만평] : 여유도 없이 몹시 바쁘게 바둑판에 가득하오.

去年頜下一毛變[거년합하일모변] : 작년에 턱 아래에 터럭 하나 변하더니

南來焂忽添二莖[남래숙홀첨이경] : 남쪽 와선 어느새 터럭 두 개 더 났구나.

 

自知此事禁不得[자지차사금부득] : 이 일은 막으려도 못 막을 줄 내가 아니

且休鋤拔安其萌[차휴서발안기맹] : 뽑는 일 그만두고 자라도록 버려두지.

細瑣何論魚鯁刺[세쇄하론어경자] : 생선 가시 찌른다고 어찌논할까 ?

茂密將見蔥鬚縈[무밀장견총수영] : 파 뿌리 얽히듯이 빽빽하게 나올 텐데.

 

旣無婢妾供鐵鑷[기무비첩공철섭] : 족집게로 뽑아줄 비첩조차 없는 신세

詎儒仙客遺黃精[거유선객유황정] : 황정약초를 보내줄 신선 어이 있으리오.

白髮可使有還黑[백발가사유환흑] : 흰머리 다시금 검게 할 수 있다 한들

此心已枯難再榮[차심이고난재영] : 이 마음은 말라버려 다시 젊기 어려우니.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 詩文集 第四卷 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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