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忘祥愧從[망상괴종]

돌지둥[宋錫周] 2024. 3. 27. 08:31

忘祥愧從[망상괴종]

제사 날을 잊어

사촌동생에게 부끄러워하다.

 

一人[일인]

當其叔父大祥[당기숙부대상]

自鄕向洛陽[자향향낙양] 

終日作行[종일작행]

昏黑至崇禮門[혼흑지숭례문] 

門已閉故[문이폐고]

遂投入[수투입]

蓮池邊市人假家[여지변시인가가]

累足而坐[누족이좌] 

待其罷漏而[대기파루이] 

直向喪家則[직향상가즉]

 

어떤 사람이

그 숙부의 대상을 당하여, 

시골로부터 서울을 향하여

온 종일 길을 오다가

날이 캄캄하게 어두워서야

숭례문에 이르니

문이 이미 닫혔던 까닭에, 

마침내 연지 변의

장사꾼의 가게에 들어가

발을 포개고 앉아서

그 파루를 기다렸다가

곧바로 상가를 향한즉,

 

洛陽[낙양] : 서울을 가리킴.

崇禮門[숭예문] : 남대문,

蓮池[연지] : 남대문 밖에 있던

  연못 이름.

假家[가가] : 가게의 원 말,

  규모가 방보다 작고

  在家[재가]보다는 큼.

罷漏[파루] : 點[오경삼점]

  큰 쇠북을 天[삼십삼천]

  뜻으로 서른 세 번 치던 일

  人定[인정] 이 후

  夜行[야행]을 금했다가

  파루를 치면 풀리었슴.

 

 

寥寥然無設祭之擧

[요료연무설제지거]

其從兄方舒膝而睡熟

[기종형방서슬이수숙]

意謂天將向明,[의위천장향명]

必已罷祭矣[필기파제의]. 

喚起從兄曰[환기종형왈]:

"鄕居人事多[향거인사다]

不稱意[불칭의]

所騎且劣[소기차열] 

未及入城[미급입성]

 

쓸쓸하고 고요하여

제사를 베푸는 거동이 없으며

그 종형이 바야흐로

무릎을 펴고서 곤히 자고 있거늘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하늘이 장차 밝으려 함에

필시 제사를 이미

파했으리라 생각하고

종형을 불러 일으켜 말하기를,

"시골살이의 인사가
뜻에 맞지 않음이 많고
 

탄 말이 또한 힘이 모자람에

입성에 미치지 못해서,

 

 

昨夜假寐於道傍,[작야가매어도방]

今纔入來矣[금재입래의] 

都由不敏[도유불민]

罪悚[죄송]萬萬[만만]." 

從兄曰[종형왈]:

"有何自罪[유하자죄]

之良勤[사지량근]

有何大事[하유대사] 

恨其不及[한오불급]?"

어제 밤에 길가에서 잠시 자다가

이제 겨우 들어왔으니

모두가 저의 불민함이니

죄송하기 만만입니다."하니, 

종형이 말하기를

"무슨 자신의 죄가 있기에

사과함이 진실로 부지런하며

어떤 큰 일이 있기에

그렇게 이르지 못했음을

한스러워한단 말인가?"하니,

 

 

其人曰[기인왈]:

"豈有他哉[기유타왈]. 

吾誠意淺薄[오성의천박] 

今日叔父之祥事[금일숙부지상사] 

未及來參[미급래참] 

實非猶子之道,[실비유자지도리]

豈安於心乎[기안어심호]?" 

從兄[종형]愕然曰[악연왈]:

"今日果是大祥日[금일과시대상일] 

吾家則頓忘頓忘[오가즉돈망돈망]."

 

그 사람이 말하기를,

"어찌 다른 것이 있겠습니까
나의 성의가 천박하여

금일 숙부님의 제사에 와서

참례함에 못 미쳤으니

실로 자식의 도리가 오히려 아니니

어찌 마음에 편안하겠습니까?"

하자, 

종형이 깜짝 놀라면서 말하기를

"금일이 과연 대상날인데, 

내 집에서는 깜빡 잊었군, 
깜빡 잊어버렸군."하더라.

 

愕然[악연] : 놀라는 모양.

頓忘[돈망] : 깜빡 잊음.

 

가지 가지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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