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佯辭指環[양사지환]

돌지둥[宋錫周] 2024. 3. 14. 21:18

佯辭指環[양사지환]

거짓으로 사양하는 척하다가

문고리를 가리켜 주다.

 

一處女初婚之夜[일처녀초혼지야] 

[모] 將携入郞房[장휴입랑방]

[여] 拒之頒堅[거지반견] 

姆[모] 勒負到郞房[늑부도랑방] 

至戶而[지호이]

錯認樞爲環捫挽[착인추위환문만]

良久而不能啓[양구이불능계]

 

한 처녀를 신혼 첫날밤에

유모가 이끌고

신랑 방에 들어가려는데, 

신부가 굳게 거절하여

유모가 억지로 걸머지고

신랑 방에 이르러

창문 앞에서

문기둥을 문고리로 잘못 알고

붙잡고 당기기를

한참동안 하여도 열수 없는지라

 

佯辭[양사] : 거짓으로 사양하다.

錯認[착인] : 잘못 앎. 

良久[양구] : 한참동안.

 

 

女外雖固讓[여외수고양] 

內實嫌遲謂姆曰[여실혐지위모왈]:

"此戶繼開[차호계개]

吾不必入[오불필입]

姆之[모지]所挽[소만]

非環也[비환지]乃樞也[내추야].

신부가 겉으로는 비록

굳이 사양하였으나

속으로는 늦는 것이 실로 싫어서

유모에게 말하기를,

"이 창문이 열리더라도

나는 반드시 들어가지 않을 것이나

유모가 당기고 있는 것은

문고리가 아니고

문기둥이지 뭐야."하더라.

 

固讓[고양] : 굳이 사양함.

所挽[소만] : 당기는 것.

 

 

野史氏曰[야사씨왈] :

"此女之讓[차녀지양] 

初出於驕情[초출어교정]

及至入戶之遲[급지입호지지]

反欲速而指門環[반욕속이지문환] 

世之[세지]沽名索價[고명색가]

先貞後黷者[선정후독자]

何以異哉[하이리재]."

 

야사씨가 말하기를,

"이 여인의 사양함은

처음엔 교만한 감정에서 나왔으나

방안에 들어감이 늦어지자

도리어 빨리 문고리를

가리켜 주고자 하니

세상의 이름을 팔고자

값을 찾는 것과

먼저는 정절이 있는 듯하다가

뒤에는 몸을 더럽히는 사람과

무엇이 다름이 있겠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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