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失題[실제]

돌지둥[宋錫周] 2024. 4. 8. 17:05

失題[실제]  李承召[이승소]

제목을 잃다.

 

雨後春畦手自鋤[우후춘휴수자서] : 비 온 뒤에 봄 밭두렁에서 손수 김매어
遠敎叉髻送佳蔬[원교우계송가소] : 계집아이 시켜 좋은 나물 멀리 보내왔네.
靑絲浥露香猶滑[청사음로향유활] : 푸른 채소 이슬 젖어 향기 가히 매끄럽고
玉筯橫盤脆可茹[옥저횡반취가여] : 쟁반 곁의 옥 젓가락에 채소 가히 연하네.
但得開樽還有酒[단득개준환유주] : 다만 얻은 술통 여니 도리어 술 넉넉하고
不須彈鋏嘆無魚[불수탄협탄무어] : 칼을 치며 고기 없다 탄식할 필요가 없네.
先生捫腹支頤臥[선생문복지이와] : 선생은 배 쓰다듬다 턱을 괴고 누워서는
笑費萬錢一食餘[소비만전일식여] : 한 끼의 밥에 만 전 넘게 허비함을 비웃네.

 

髻[채계] : 비녀로 묶은 머리의 여아.

彈鋏[탄협] : 彈鋏歌[탄협가], 칼을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

   재주를 가지고서도 등용되지 못하는 것을 탄식할 필요가 없다는 뜻.

   齊[제]나라 사람 馮驩[풍환]이, 孟嘗君[맹상군]의 門客[문객]이 되어 중용되지 못하자

   세 번이나 자기의 칼자루를 두드리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첫 번째는 "긴 칼아 돌아갈지어다. 밥상에 고기가 없구나." 하고,

   두 번째는 "긴 칼아 돌아갈지어다. 외출함에 수레가 없구나." 하고,

   세 번째는 "긴 칼아 돌아갈지어다. 살 집이 없구나." 하였다.

   그러자 맹상군이 그때마다 그가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었다.

   이에 풍환이 맹상군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일하였다.

   史記 卷75[사기75권] 孟嘗君列傳[맹상군열전]

萬錢[만전] : 一食萬錢[일식만전], 지나치게 사치스럽게 낭비함을 이르는 말.

   晉[진]나라 때의 정승인 何曾[하증]은 굉장한 식도락가로,

   한 끼 식사에 일만 錢[전]을 들여서 음식을 장만하였어도

   먹을 만한 것이 없다고 한탄하였다.

   晉書 卷33[진서 33권] 何曾列傳[하증열전]

 

三灘先生集卷之七[삼탄선생집7권] 詩[시]

李承召[이승소,1422-1484] : 자는 胤保[윤보], 호는 三灘[삼탄]

  이조판서, 우참찬, 형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