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金接伴韵[차김접반운] 李恒福[이항복]
김접반의 운을 차하여.
衣冠凋落鬢摧殘[의관락조빈최잔] : 의관은 망가지고 귀밑털 꺾여 상했으니
誰信黃堂參贊官[수신황당참찬과] : 그 누가 황당의 참찬관임을 믿어줄까나.
歌妓反脣調病拙[가기반순조병졸] : 가기는 입술 삐죽여 병졸함을 조롱하고
衙童拍手笑酸寒[아동박수소산한] : 마을 아동들 손뼉 치며 가난함을 비웃네.
天長歸埜風吹斷[천장귀야풍취단] : 긴 하늘 돌아가는 들에 바람 불다 끊기고
家遠傳書字半漫[가원전서자반만] : 먼 집에 글 전함에 글자 절반 흩어지지네.
一臥瘴濱生意絶[일와장빈생의절] : 축축한 물가 잠시 누우니 살 마음 끊어지고
春來嬴得帽圍寬[춘래영득모위관] : 봄 돌아오니 모자의 둘레가 헐렁해졌구나.
凋落[조락] : 시들어 떨어짐, 차차 쇠하여 보잘 것 없어짐.
摧殘[최잔] : 꺾어 손상을 입힘.
黃堂[황당] : 太守[태수]가 거처하는 廳舍[청사]
參贊官[참찬관] : 經遷廳[경연청]에 딸린 정삼품 벼슬. 또는 그 벼슬아치.
承政院[승정원]의 승지, 홍문문관의 副提學[부제학]이 겸했음.
歌妓[가기] : 노래에 능한 기생.
反脣[반순] : 입술을 비죽거려 비웃음.
薄晩悲歌倚古城[야박비가의고성] : 엷은 저녁 옛 성곽에 의지해 슬피 노래하니
歲華迢遞客心驚[세화초체객심경] : 아득히 갈마든 세월에 나그네 마음 놀라네.
東南海沸鯨猶怒[동남해비경유로] : 동남쪽 바다 들끓어 고래가 오히려 성내고
西北天荒柱欲傾[서북천황주욕경] : 서북쪽 하늘 흐릿하니기둥이 기울려 하네
時南征未已[시남정미이]西北俱有胡變[서북구유호변]故及之[고급지]
이 때 남쪽 정벌도 끝나지 않았는데, 서북쪽에 모두 胡變[호변]이 있으므로 언급한 것이다.
誰向新亭垂壯淚[수향신정수향루] : 누가 신정에 나아가 장한 눈물을 기울일까
且將徐劍托深情[차장서검탁심정] : 장차 서검을 가지고 깊은 정이나 의탁하리
商音一曲無窮恨[상음일곡무궁한] : 상음의 한 곡조에 한탄은 끝이 없는데다
梁甫吟成鬢半明[양보음성빈반명] : 양보음 이루고 나니 귀밑머리 반쯤 희었네.
歲華[세화] : 세월.
新亭垂壯淚[신정수장루] : 일찍이 東晉[동진]의 名士[명사]들이
新亭[신정]에 올라가 연석에서 술을 마시면서, 쇠잔한 국운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던 데서 온 말로 時世[시세]를 근심하는 것을 비유.
徐劍托深情[서검탁심정] : 춘추 시대 吳[오] 나라 季札[계찰]이
上國[상국]에 사신 가는 길에 徐[서] 나라에 들렀을 때,
서 나라 임금이 계찰의 賓劍[보검]을 보고 좋아하면서도 차마 말을 못 하였는데,
계찰은 그의 생각을 알기는 했으나 사신을 가는 길이라
보검을 그에게 선사하지 못하고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다시 서 나라에 들르니,
서 나라 임금은 이미 죽었으므로, 그 보검을 그 임금 묘소의 나무에 걸어 놓아
일찍이 그에게 선사하고 싶었던 뜻을 편 데서 온 말이다.
史記[사기] 吳太伯世家[오태백세가]
商音[상음] : 오음 가운데 상의 소리.
梁甫吟[양보음] : 李白[이백]과 諸葛亮[제갈량]이 양보산에서 읊은 노래.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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