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白

對酒[대주]

돌지둥[宋錫周] 2023. 4. 14. 21:42

對酒[대주]    李白[이백]

술을 마주하여

 

葡萄酒[포도주] : 포도주에

金叵羅[금파라] : 금빛 술잔

吳姬十五細馬馱[오희십오세마태] : 열 다섯 오나라 예쁜여자 작은 말에 태워졌네.

青黛畫眉紅錦靴[청대화미홍금화] : 푸른 눈썹 먹으로 눈썹 그리고 비단 신발 붉은데

道字不正嬌唱歌[도자부정교창가] : 말소리 바르지 않아도 부르는 노래 교태롭구나.

玳瑁筵中懷裏醉[대모연중회리취] : 화려한 술자리 가운데에 품 속에서 취하였으니

芙蓉帳裏奈君何[부용장리나군하] : 연꽃 무늬 장막 안에서 내 그대를 어찌하리오 !

 

玳瑁筵[대모연] : 대모는 장식용으로 쓰이는 큰 바다 거북의 껍질,

    시문에서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술자리를 말함.

 

李白[이백, 701-762]이 고향 四川[사천]을 떠나

대륙의 동남부 유람을 시작한 건 이십 대 중반.

천하를 주유하며 견문을 넓히고

명사들과의 교유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궁극의 목표는 관직에 올라 자신의 웅지를 펼치겠다는 것.

물론 이 꿈이 결코 망상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諸子百家[제자백가]를 탐독했고,

시문 창작에도 열성적인 데다 천부적 자질이 있었고

세상을 읽는 지혜와 담력 또한 유별났던 그였다.

관리로 성공하여 가문의 옛 명성을 회복하는 것은

무역업으로 부자가 된 부친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했다.

 

번화한 강남의 도회에 들어선 시골 청년, 

수십만 재물을 손에 쥔 풍류남아의 눈에 

金陵[금릉, 지금의 난징], 揚州[양주]의 거리는

별천지로 비쳤을 것이다.

젊음의 광휘와 격정이 탱천하던 시기,

넉넉한 재물과 무한의 자유,

청년 이백이 거리에 즐비한 청루를

무덤덤히 지나칠 수 있었을까.

포도주와 금 술잔, 가녀린 미녀의 화사한 단장,

투박한 남방 사투리조차 교태스러운 노랫가락에 묻히는

열다섯 앳된 가희의 접대.

오가는 술잔과 웃음에 젖어든 사이

문득 자기 품 안에 곯아떨어진 미녀 앞에서

시인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풋내기 풍류객의 안절부절못하는 당혹감?

아니면 미녀와의 歡娛[환오]를 눈앞에 둔

젊은이의 혈기 방장?

‘연꽃무늬 휘장 안에서 내 그대를 어찌할거나’라는 말이

못내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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