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公堂問答[공당문답]

돌지둥[宋錫周] 2024. 7. 4. 07:49

公堂問答[공당문답] 

공무를 보던 곳의 문답

 

古佛孟思誠[고불맹사성]

在宰時[재재시]

自溫陽而歸[자온양이귀]

遇雨而入于龍仁旅舍

[우이이입우룡인려사]

有一人騎從甚盛[유일인기종심성]

先處旅舘樓上[선처려관루상]

公入處一隅[공입처일우]

登樓先處者[등루선처자]

是嶺南富豪[시령남부호]

欲爲[욕위]錄事[녹사]

取才上來也[취재상래야].

 

고불 맹사성이 재상으로 있을 때

온양으로부터 돌아오던 중

비를 만나 용인의 여관에

들어갔는데

한 사람이 말을 타고 따르며

심히 장하게 여겨

먼저 여관 다락 위에 와서

자리를 잡았거늘

맹사성공이 들어가

한 모퉁이 자리하였는데

다락 위에 먼저 오른 사람은

영남의 부호로

녹사가 되기 위하여

시험을 보러 올라오는 자였다. 

 

 

見公招之[견공초지]

共席談論博戱[공석담론박희]

且約以公字堂字[차약이공자당자]

爲問答之韻[위문답지운]

公問曰[공문왈]:

"何以上京公[하이상경공]?"

其人曰[기인왈]:

"錄事取才上去堂[녹사취재상거당]." 

公笑曰[공소왈]:
"我爲公[아위공]差除公[차제공]."

其人曰[기인왈]:

"嚇不堂[혁불당]." 

 

공을 보고 초청해서

자리를 함께하여 담론하고

내기도 하였는데

또한 '公字[공자] 堂字[당자]'

문답의 운을 삼으니,

공이 묻기를

"무슨 일로 서울에 가시오?"하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녹사 시험보러 올라가오."하니

공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
내가 그대를 임명하겠소."하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말도 안 될 소리로다."하였다. 

 

錄事(녹사); 의정부 중추원에 속한

  하급 관리.

取才(취재); 재주를 시험하여

  뽑는 일.

差除(차제); 벼슬에 임명함.

 

後日政府之坐[후일정부지좌]

其人以取才入謁[기인이취재입알] 

公曰[공왈]: "何如公[하여공?" 
其人退伏而對曰[기이퇴복위대왈]:

"死去之堂[사거지당]."

一座[일좌\驚怪[경괴]

公以其實言[공이기실언]

告諸宰大笑[고제재대소]

公以爲陪錄事[공이위배록사]

錄事賴公之所薦[녹사뢰공지소천]

屢典州郡[루전주군]

以吏[이사]能稱聞[능칭문].

 

후일에 정부의 자리에 그 사람이

시험 보러 들어가 인사하니,

공이 말하기를

"무엇하는 사람이요?"하니, 

그 사람이 물러가
엎드려 대답하기를

"죽여주십시오."하니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괴상하게 여기는지라

공이 사실을 여러 재상에게 말하니
모두 크게 웃고
공이 녹사를 시켜주니

녹사가 공의 추천의 덕택으로

여러 번 주군에 나아가 일을 보아

능력이 있는 관리라는
칭송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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