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堂問答[공당문답]
공무를 보던 곳의 문답
古佛孟思誠[고불맹사성]
在宰時[재재시]
自溫陽而歸[자온양이귀]
遇雨而入于龍仁旅舍
[우이이입우룡인려사]
有一人騎從甚盛[유일인기종심성]
先處旅舘樓上[선처려관루상]
公入處一隅[공입처일우]
登樓先處者[등루선처자]
是嶺南富豪[시령남부호]
欲爲[욕위]錄事[녹사]
取才上來也[취재상래야].
고불 맹사성이 재상으로 있을 때
온양으로부터 돌아오던 중
비를 만나 용인의 여관에
들어갔는데
한 사람이 말을 타고 따르며
심히 장하게 여겨
먼저 여관 다락 위에 와서
자리를 잡았거늘
맹사성공이 들어가
한 모퉁이 자리하였는데
다락 위에 먼저 오른 사람은
영남의 부호로
녹사가 되기 위하여
시험을 보러 올라오는 자였다.
見公招之[견공초지]
共席談論博戱[공석담론박희]
且約以公字堂字[차약이공자당자]
爲問答之韻[위문답지운]
公問曰[공문왈]:
"何以上京公[하이상경공]?"
其人曰[기인왈]:
"錄事取才上去堂[녹사취재상거당]."
公笑曰[공소왈]:
"我爲公[아위공]差除公[차제공]."
其人曰[기인왈]:
"嚇不堂[혁불당]."
공을 보고 초청해서
자리를 함께하여 담론하고
내기도 하였는데
또한 '公字[공자] 堂字[당자]'로
문답의 운을 삼으니,
공이 묻기를
"무슨 일로 서울에 가시오?"하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녹사 시험보러 올라가오."하니
공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내가 그대를 임명하겠소."하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말도 안 될 소리로다."하였다.
錄事(녹사); 의정부 중추원에 속한
하급 관리.
取才(취재); 재주를 시험하여
뽑는 일.
差除(차제); 벼슬에 임명함.
後日政府之坐[후일정부지좌]
其人以取才入謁[기인이취재입알]
公曰[공왈]: "何如公[하여공?"
其人退伏而對曰[기이퇴복위대왈]:
"死去之堂[사거지당]."
一座[일좌\驚怪[경괴]
公以其實言[공이기실언]
告諸宰大笑[고제재대소]
公以爲陪錄事[공이위배록사]
錄事賴公之所薦[녹사뢰공지소천]
屢典州郡[루전주군]
以吏[이사]能稱聞[능칭문].
후일에 정부의 자리에 그 사람이
시험 보러 들어가 인사하니,
공이 말하기를
"무엇하는 사람이요?"하니,
그 사람이 물러가
엎드려 대답하기를
"죽여주십시오."하니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괴상하게 여기는지라
공이 사실을 여러 재상에게 말하니
모두 크게 웃고
공이 녹사를 시켜주니
녹사가 공의 추천의 덕택으로
여러 번 주군에 나아가 일을 보아
능력이 있는 관리라는
칭송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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