粉鬼娶妻[분괴취처]
분을 바른 귀신 때문에
아내를 얻다.
南怡少時,[남이소시]
遊於街上見小奚[유어가상견소해]
褓褁小笥而褓上[보척소사이보상]
坐着粉面女鬼[좌착분면여구],
人皆不見[인개불견].
남이 장군이 소년 시절에
거리 위에서 놀다
어린 여자 종을 보니
보자기 속에 조그만 옷상자를
지고 가고 그 보자기 위에
분을 바른 여자 귀신이 앉았는데도,
사람들이 모두 보지 못했다.
怡心怪之[이심괴지]
從其所往入于一宰相家
[종기소왕입우일재상가]
俄而[아이], 其家內[기가내],
有呼哭聲[유호곡성],
남이가 마음에 괴상히 여겨,
그를 따라 한 재상의 집에
들어가니,
갑자기 그 집 안에서
곡하는 소리가 나는지라,
怡問之則曰[이문지즉왈]:
"主家小娘子暴死[주가소랑자폭사]."
怡曰[이왈]:
"吾入見[오입견]可活矣[가할의]."
其家人[기가인]初不肯[초불긍]
久而後乃可[구이후내가]
怡入門見之[이입문견지]
則粉鬼據娘子胸[즉분귀거랑자흉]
見怡[견이]卽走避[즉주피],
남이가 물으니 말하기를,
"주인집 작은 낭자가
갑자기 죽었소."하자,
남이가 말하기를,
"내가 들어가 보면
살릴 수 있을 거요."하니,
그 집 사람이 처음엔 따르지 않다
오래 있다가 허락하여
남이가 문으로 들어가 보니,
분 바른 귀신이
낭자의 가슴에 웅크리고 있다가,
남이를 보고, 곧 달아나 피하니,
娘子甦起[낭자소기]
怡出[이출]娘子復死[낭자복사]
怡更入還甦[이갱입환소]
怡問曰[이문왈]:
"小奚笥中[소해사중]
有何物耶[유하물야]?"
曰[왈]: "紅柿也[홍시야],
娘先取食氣窒倒[낭선취식기질도]."
낭자가 다시 살아 일어났다가
남이가 나가자
낭자가 다시 죽고
남이가 다시 들어오면
다시 살아났다.
남이가 묻기를,
"어린 종의 옷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소?"하니,
말하기를, "훙시가 들어 있는데,
낭자가 먼저 먹고,
기운이 막혀 죽었습니다."하니
怡具言其所見[이구언기소견]
以治邪崇藥[이야사숭약]
救之得生[구지득생]
此左相權擥[차좌상권람]
第四女也[제사녀야]
擥奇其事[남기기사]
欲定婚而令卜者[욕정혼이령복자]
卜之曰[복지왈]:
"是人必罪死[시인필죄사]."
令推其女命[영추기녀명]
남이가 모든 본 바를 말하고,
사숭을 다스리는 약을 구해 살리니
이는 그 때의 좌의정
권람의 넷째 딸이었다.
권람이 그 일을 기특하게 여겨
정혼하고자 점쟁이에게
점을 치게 하니
점쟁이가 말하기를
"이 사람은 반드시
죄로 죽을 것입니다."하는지라
그 딸의 명을 점치게 하니,
邪崇藥[사숭약] : 귀신 들린 병에
쓰는 약.
卜者[복자]; 점쟁이.
卜者曰[복자왈]:
"是命極短且無子[시명극단차무자]
當亨其福[당향기복]
不見其禍[불견기화]
可以爲婿也[가이위서야]".
擥從之[남종지]
怡年十七魁武科[이년십칠괴무과]
驍勇絶人[용맹절인],
北討李施愛之亂[북토이시애지난]
西征建州衛[서정건주위]
점쟁이가 말하기를
"이 사람의 명은 아주 짧으며
또한 자식도 없으나
마땅히 그 복을 누리며
그 화를 보지 않을 것이니
사위를 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니, 권람이 그 말대로 했는데,
남이의 나이 열 일곱에
무과에 장원으로 급제하고,
날래고 용맹스러움이
사람들보다 뛰어나
북으로 이시애의 난을 토벌하고
서쪽으로 건주위를 쳐서,
皆先登力戰有功[개선등력전유공]
策勳一等回軍時[책훈일등회군시]
有詩[유시],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석마력진]
豆滿江水飮馬無[두만강수음마무]
男兒二十未平國[남아이십미평국]
後世誰稱大丈夫[후세수칭대장부].’
모두 선봉장이 되어 싸워
크게 공을 세우니
훈공이 일등이라 회군할 때
시가 있으니,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다하고,
두만강의 물은
말 먹여 없애리니,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를 평정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할 것인가.’한데,
其時奸臣輩[기시간신배]
告怡謀反誅之[고이모반주지]
時年 二十八[시년이십팔]
權擥之女[권람지녀]
先死於數年前[선사어수년전]
果如其[과여기]
卜者之言耳[복자지언이].
그때 간신의 무리가
남이가 모반을 했다고 무고하여
벌을 받아 죽게 되니
그때 나이 이십팔이요
권람의 딸은 먼저
수년전에 죽었으니
과연 점쟁이의 말과
같이 되었다고 한다.
세조의 사망과 맞물려
혜성이 등장하고
즉위한 예종은 겁에 질려
유자광이란 놈에게
남이의 역모 소식이 전해지며
남이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고금소총' 카테고리의 다른 글
柳器善納[유기선납] (0) | 2025.01.09 |
---|---|
公堂問答[공당문답] (1) | 2024.07.04 |
玉不去身[옥불거신] (1) | 2024.06.25 |
始學匍匐[시학포복] (0) | 2024.06.20 |
換題參科[환제참과] (0) | 2024.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