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恒福[이항복] 182

亂後十年[난후십년]長在鞍馬[장재안마]

亂後十年[난후십년]長在鞍馬[장재안마] 庚子除夕[경자제석]偶得在家[우득재가] 悄悄守歲[초초수세]書示井男[서시정남] 李恒福[이항복] 난리가 난 이후 십 년 동안을 늘 말만 타고 다니다가 경자(1600년) 섣달 그믐날 밤 우연히 집에 있게 되어 조용히 근심하며 밤을 지키며 적어 井男[정남]에게 보이다. 可憐今夜坐無寐[가련금야좌무매] : 가련하네 오늘 밤 잠들지 않고 앉았으니 吾與二郞俱長年[오여이랑구장년] : 나와 더불어 두 아들이 모두 장년이구나. 少子勉哉豹一變[소자면재표일변] : 젊은 남자는 힘써서 표일변해야 하건만 老夫髦矣蠶三眠[노부모의잠삼면] : 늙은 나는 걸출할 뿐 세 잠을 잔 누에로다. 風塵奔走猶紛若[풍진분주유분약] : 풍진에 급히 달리니 오히려 번잡하지만 骨肉團圓亦偶然[골육단원역우연] : 골육이 원..

李恒福 2023.07.07

是歲五月[시세오월]承命還朝[승명환조]午憇溫陽郡[오게온양군]

是歲五月[시세오월]承命還朝[승명환조]午憇溫陽郡[오게온양군] 李恒福[이항복] 이 해 5월에 명을 받고 조정으로 돌아가다가 정오에 온양군에서 쉬며. 䨥鷺翻飛水滿塘[쌍비번비수만당] : 쌍진 백로는 번득여 날고 못에는 물이 가득한데 荷花深處柳陰涼[하화심처류음량] : 연 꽃들이 깊은 곳에는 버드나무 그늘 서늘하네. 溪西遠響風和雨[계서원향풍화우] : 시냇가 서쪽에 멀리 울리며 비와 바람이 합치니 裸臥官齋睡味長[나와관재수미장] : 관정 방에 옷 벗고 누워서 졸음을 처음 맛보네.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李恒福 2023.07.04

四月初二日霜降[사월초이일상강]

四月初二日霜降[사월초이일상강] 李恒福[이항복] 4월 초 2일에 서리가 내리다. 人事天時孰主張[인사천시숙주장] : 사람 일과 하늘의 때를 누가 주재하는가 征途搔盡鬢滄浪[정도소진빈창랑] : 정벌 길의 찬 물결에 귀밑털만 긁어대네. 君王欲識蒼生事[군왕욕식창생사] : 군왕께선 세상 모든 사람을 알고자 하니 四月光州有殞霜[사월광주유운상] : 사월의 광주에는 많은 서리가 훼손하였네.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李恒福 2023.07.01

靈巖道中[영암도중]

靈巖道中[영암도중] 李恒福[이항복] 전남 영암 길 가운데에서. 昏昏走世未安足[혼혼주세미안족] : 어둡고 침침한 세상 가려니 발은 편하지 못하고 忽忽對山多厚顔[홀홀대산다후안] : 문득 갑자기 산을 마주하니 뻔뻔함만 늘어나네. 北望殷憂不可攬[북망은우불가람] : 북쪽 바라보며 깊은 시름은 가히 취할 수 없고 南來疵政詎能刪[남래자정거능산] : 남쪽에 오니 흠 있는 정사를 어찌 능히 제할까. 浮榮如酒醉千日[부영여주취천일] : 덧 없는 영화는 술과 같아서 천 일을 취해있고 好鳥弄人鳴百般[호조롱인명백반] : 아름다운 새 사람 놀리려 갖가지로 소리 내네. 心與事違十八九[심여사위십구팔] : 마음과 더불어 일이 어긋남이 십중팔구나 되니 時危深覺丈夫難[시위심각장부난] : 위태로운 때에 장부의 어려움을 깊이 깨달았네. 厚顔[..

李恒福 2023.06.27

鯨島閱兵[경도열병]

鯨島閱兵[경도열병] 李恒福[이항복] 경도(고래섬)에서 군대를 점검하다. 紅旆翻飛颺晩春[홍기번비양만춘] : 붉은 깃발 나부껴 날며 늦은 봄에 날리는데 千艘銜尾列句陳[천소함미령구진] : 천 척의 배는 꼬리를 물고 구진에 늘어섰네. 指揮合變星辰動[지휘합변성신동] : 지휘하니 합하고 변화하며 성신이 움직이고 舸艦旌旗氣象新[가함정기기상신] : 큰배와 군함의 정과 깃발에 기상이 새롭구나 帳擁戈鋋嚴虎旅[장옹과연엄호려] : 군막 호위하는 창과 칼에 위사들은 엄숙하고 陣成雲鳥次魚鱗[진성운조차어린] : 진은 운문진 조상진 이루어 어린진 늘어섰네. 男兒壯歲非寥落[남아장세비료락] : 남아의 굳센 세월에 쓸쓸히 죽지는 않으리니 鄧禹何心敢笑人[등우하심감소인] : 등우가 어떤 마음으로 감히 사람들 비웃을까. 鯨島[경도] : 여수 ..

李恒福 2023.06.23

雨後廵邊[우후순변]

雨後廵邊[우후순변] 李恒福[이항복] 비온 뒤 변방을 돌아보다. 雨後旌旗媚夕陽[우후정기미석약] : 비 온 뒤 정과 기는 저녁 햇살에 아름다운데 萬條楊柳拂陂塘[만조양류불피당] : 만 가지 수양 버들은 연못 방죽을 덮어가리네. 慙吾宦迹偏榮達[참오환적편영달] : 부끄러워라 나의 벼슬 자취 영달하게 기우니 四十元戎鬢未蒼[사십원윤빈미창] : 마흔살에 원수의 귀밑털은 아직 늙지 못했네. 旌旗[정기] : 정과 기, 깃대 끝을 꿩의 꽁지 깃으로 꾸민 깃발. 榮達[영달] : 지위가 높고 귀하게 됨. 元戎[원융] : 군사의 우두머리.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李恒福 2023.06.18

對雨偶吟[대우우음]

對雨偶吟[대우우음] 李恒福[이항복] 비를 마주하여 우연히 읊다. 衙罷仍憑几[아파잉빙궤] : 관아를 파하고 거듭 안석에 기대어 淸談到夕曛[청담도석훈] : 청아한 이야기에 저녁 황혼 이르네. 庭花受微雨[정화수미우] : 뜰의 꽃들은 이슬비를 받아 들이고 岸樹入重雲[안수입중운] : 언덕 나무엔 구름이 거듭 드는구나. 過眼年遲暮[과안년지모] : 눈에 스치는건 저물어 가는 나이요 當前事糾紛[당전사규분] : 눈 앞에 대한건 어지러운 일들이네. 征西多佐吏[정서다좌리] : 서쪽에 나가려니 보좌 관리도 많은 深愧庾將軍[심괴유장군] : 유량 장군에게 심하게 부끄럽구나. 衙罷[아파] : 관아의 사무가 끝나서 파함. 遲暮[지모] : 차차 나이가 많아지는 것. 庾將軍[유장군] : 晉[진]나라 때 정서장군이었던 庾亮[유량], 그의..

李恒福 2023.06.14

題姜從事待月堂[제강종사대월당]

題姜從事待月堂[제강종사대월당] 李恒福[이항복]. 강종사의 대월당에 쓰다. 小築當東崦[소축당동암] : 좁게 지었어도 동쪽 산에 마땅하여 晴秋待月宜[청추대월의] : 맑은 가을 아름다운 달을 기다리네. 海涵靈氣發[해함령기발] : 바다에 잠긴 신령한 기운 일어나고 山吐瑞光奇[산토서광기] : 산이 드러낸 상서로운 빛 뛰어나네. 縞魄看看滿[호백간간만] : 비추는 달빛을 지켜 보니 흡족한데 長風陣陣吹[장풍진진취] : 먼데 바람은 몰아치 듯이 불어오네. 淸輝難贈遠[청휘난증원] : 맑게 빛나니 멀리 보내긴 어려우니 遙夜只心知[요야지심지] : 아득한 밤에 오직 마음만 알겠구나.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

李恒福 2023.06.10

夢小兒[몽소아]

夢小兒[몽소아] 李恒福[이항복] 꿈 속의 어린아이. 去國一身危[거국일신위] : 고향 떠난 이 한 몸 불안한지라 懷歸䨥鬢絲[회귀쌍빈사] : 돌아갈 생각에 쌍 귀밑털 세었네. 小兒啼入夢[소아제입몽] : 어린 아이 꿈속에 들며 우는지라 王事杳難期[왕사묘난기] : 나랏일 아득하여 기약하기 어렵구나.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李恒福 2023.06.07

桐栢亭[동백정]放歌成詩[방가성시]

桐栢亭[동백정]放歌成詩[방가성시] 李恒福[이항복] 동백정에서 큰 소리로 노래하며 시를 이루다. 巨海不盈眼[거해불영안] : 매우 큰 바다도 눈에 차지 않으니 奮身凌萬波[분신릉만파] : 몸을 떨쳐 많은 물결 업신여기네. 周觀天外界[주과천외계] : 하늘 밖의 경계를 두루 보고 나서 佳處卽爲家[가처즉위가] : 아름다운 곳을 즉시 집으로 삼으리. 桐栢亭[동백정] : 舒川[서천] 馬梁浦口[마량포구]에 있던 정자. 巨海[거해] : 큰 바다, 매우 크고 넓은 바다.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李恒福 20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