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恒福[이항복] 182

宿肅寧館[숙숙녕관]

宿肅寧館[숙숙녕관] 李恒福[이항복] 숙녕관에서 묵으며 銀漢西傾璧月斜[은한서경벽월사] : 은하수 서쪽으로 기울고 옥 같은 달 비꼈는데 靑燈寂寂撲飛蛾[청등적적박비아] : 적적한 푸른 등불엔 나방이 날아와 부딪치누나. 東風臥想玄都觀[동풍와상현도관] : 동쪽 바람에 누워서 현도관을 상상해 보니 開盡劉郞去後花[개진유랑거후화] : 유랑이 떠나간 뒤에 심은 꽃이 다 피었겠네. 肅寧館[숙녕관] : 평안도 肅川都護府[숙천도호부]에 있던 숙소. 玄都觀[현도관] : 唐[당] 나라 때 長安[장안]에 있던 道觀[도관]의 이름. 劉郞[유랑] : 당 나라 때의 시인 劉禹錫[유우석]. 현도관에는 본디 아무런 꽃도 없었는데, 유우석이 朗州司馬[낭주사마]로 폄척되었다가 10년 만에 풀려나 돌아와 보니, 그 동안에 어느 도사가 현도관에 ..

李恒福 2023.04.05

無題[무제]

無題[무제] 李恒福[이항복] 제목 없음 繡幙春閑篆影斜[수막춘한전영사] : 한가한 봄 수놓은 장막에 꽃무늬 형상 기울고 重簾深鎖少靑蛾[중렴심쇄소청아] : 겹쳐진 주렴 속에 젊은 미인을 깊이 가두었네. 秦樓客子今頭白[진루객자금두백] : 진나라 누각의 나그네 이제 머리가 희어져서 不分吳王內苑花[불분오왕내원화] : 오왕의 내원의 꽃들을 나누어 주지 않는구나. 靑蛾[청아] : 杜甫[두보]의 시에서 나온 말로 눈썹먹으로 푸르게 그린 눈썹. 곧 美人[미인]을 달리 이르는 말. 秦樓客子[진루객자] : 秦 穆公[진 목공] 때 퉁소를 잘 불던 사람으로, 진 목공의 딸 弄玉[농옥]과 결혼하여 鳳樓[봉루]에서 함께 살다가 뒤에 부부가 함께 봉황을 타고 신선이 되어 갔다는 蕭史[소사]. 吳王內苑[오왕내원] : 貴家[귀가]의 딸..

李恒福 2023.03.29

郭山道中[곽산도중]

郭山道中[곽산도중] 李恒福[이항복] 곽산 가는 길에 丁酉[정유]以接伴使[이접반사]還自義州[환자의주] 정유(1597)년에 접반사로 의주에서 돌아왔다. 路入荒陂雪陸離[노입황파설륙리] : 거칠은 비탈 길에 드니 눈이 뒤섞여 쌓이고 野橋煙暖柳如癡야교연훤류여치] : 들판 다리 부드러운 연기는 어린 버들 같구나. 羸驂午困因成睡[이참오곤곤성수] : 파리한 곁마 한 낮에 노곤하여 졸고 있으니 一味春溫病背宜[일미춘온병배의] : 한결같이 따스한 봄 마땅히 병이 달아나리라. 郭山[곽산] : 평안북도 곽산군. 陸離[육리] : 뒤섞여 많고 성한 모양. 여러 빛이 뒤섞여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李恒福[이항복], 1556-1618,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

李恒福 2023.03.25

梁山書懷[양산서회]再疊前韵[재첩전운]

梁山書懷[양산서회]再疊前韵[재첩전운] 李恒福[이항복] 양산에서 회포를 쓰며 앞의 운을 재차 쓰다. 嶺外經年鬢欲斑[영외경년빈욕반] : 고개 밖에서 한해 지나니 귀밑털 아롱지려 하고 家人應怪不休官[가인은괴불휴솬] : 집 사람은 응당 벼슬 쉬지 않음 괴이하게여기네. 天時易謝干戈裏[천시역사간과리] : 하늘의 계절은 전쟁 속에 새로워지며 갈아들고 男子虛生宇宙間[남자허생우주간] : 남자는 하늘과 땅 사이에 헛되이 살아가는구나. 袖有淚隨西日下[수유루수서일하] : 소매에는 또 눈물이 따르며 서쪽 해가 떨어지고 雁無書寄北風還[안무서기북풍환] : 편지 부칠 기러기도 없이 겨울 바람만 돌아오네. 身如可化爲千億[신여가화위천억] : 이 몸이 옳게 변화하여 천억 개로 될 수 있다면 散上梁山達漢山[산상량산달한산] : 흩어져서 양산..

李恒福 2023.03.22

千秋節[천추절]在梁山[재량산]

千秋節[천추절]在梁山[재량산] 寄示三從事[기시삼종사] 李恒福[이항복] 천추절에 양산에 있으며 세 종사관에게 보이다. 疇昔玆辰忝賀班[주석자신첨하반] : 지난 옛적 이 때에 하례의 반열에 참여하니 垂樓萬幕擁千官[수루만막옹천관] : 많은 장막 드리운 누각 일천 관원 호위하네. 香飄鵲尾霏微裏[향표작미비미리] : 향기는 병 향로 속에서 끊임 없이 나부끼고 日繞龍鱗紫翠間[일요용린자취간] : 해가 둘러 싼 용린은 자줏빛과 녹색 섞였네. 拜手禮嚴旂影靜[배수례엄기영정] : 절하는 예 엄숙하니 깃발 그림자 조용하고 呼嵩祝罷珮聲還[호숭축파패성환] : 만세의 축원 마치니 패옥 소리가 돌아오네. 天涯此夜孤臣泣[천애차야고신읍] : 이 밤 아득한 타향 외로운 신하 울고 있나니 古戍無人月滿山[고수무인월만산] : 옛 둔영엔 사람 없고..

李恒福 2023.02.28

過湖陰舊基[과호음구기]

過湖陰舊基[과호음구기] 李恒福[이항복] 호음의 옛 터를 지나며. 文章驚世富薰天[문장경세부훈천] : 문장은 세상이 놀라고 부귀는 하늘에 향기로와 湖老風流未百年[호로풍류미백년] : 호음 노인의 풍류가 아직 백년도 되지 못했네. 春信不隨人事改[춘신불수인사개] : 봄 소식은 바뀌는 사람들 일을 따르지 않으니 古梅零落壞墻邊[고매영락괴장변] : 묵은 매화 무너진 담장 가에 시들어 지는구나. 湖陰[호음] : 鄭士龍[정사룡 : 1491(성종 22)-1570(선조 3)]의 호. 조선 전기의 문신, 문인. 본관은 東萊[동래]. 자는 雲卿[운경]. 文章[문장] : 생각, 느낌, 사상 등을 글로 표현한것. 風流[풍류] : 속세를 떠나 풍치있고 멋지게 노는 일, 운치스러운 일. 春信[춘신] : 봄 소식, 꽃이 피고 새가 울기 ..

李恒福 2023.02.25

題南原寓舍壁[제남원우사벽]

題南原寓舍壁[제남원우사벽] 李恒福[이항복] 남원의 우거하는 집의 벽에 쓰다. 去路莽難期[거로망난기] : 가는 길 기약하기 어렵게 우거지니 吾行幾時已[오행기시이] : 나의 고행은 어느 때에나 끝이날까. 苦厭湖外魚[고염호외어] : 괴로운 호수 밖의 물고기 싫어져서 思飮漢江水[사음한강수] : 그리워하며 한수의 강물 마셨다네. 夢爲幼秀才[몽위유수재] : 꿈에속에선 나이 어린 수재가 되어 負笈江西寺[부급강서사] : 책을 짊어지고 강 서쪽의 절에 가서 時同胄子行[시동주자행] : 때로는 주자들과 행렬을 같이 하여 判作爭齋戲[판작쟁재희] : 흩어져 정진과 겨루길 다투었다네. 人生一老若再少[인생일로약재소] : 인생 한 번 늙었다 만약 다시 젊어지면 馬島亦應沈海涘[마도역응침해사] : 대마도 또한 응당 바다 물에 잠겨버리리..

李恒福 2023.02.22

初十日[초십일]同尹從事[동윤종사] 敬立[경립]

初十日[초십일]同尹從事[동윤종사] 敬立[경립] 過鵲院棧[과작원잔] 是日新晴[시일신청]風氣甚惡[풍기심오] 馬上行吟[마상행읍]示尹從事[시윤종사] 李恒福[이항복] 십일에 종사관 윤 경립과 함께 鵲院[작원]의 棧道[잔도]를 지나는데, 이 날 막 개었으나 바람 기운이 매우 사나웠다. 말 위에서 시를 읊어 윤 종사에게 보이다. 客行幾時已[객행기시이] : 나그네 행차는 어느 때에나 끝나려나 王事轉悠哉[왕사전유재] : 나라의 일은 재난만 더욱 더 아득하네. 應俗少長策[응속소장책] : 세속에 응하자니 좋은 계책 적은데다 逢人無好懷[봉인무호회] : 사람을 만나도 반기는 마음도 없구나. 雲迷荒野遠[운미황야원] : 흐릿한 구름끼고 먼 들판은 황폐한데 風振暮山哀[풍진모산원] : 바람이 멎으니 저무는 산에 슬퍼하네. 却羨江心鳥[..

李恒福 2023.02.18

數日夜夢不佳[수일야몽불가]

數日夜夢不佳[수일야몽불가] 鄕思政急[향사정급] 入河東縣[입하동현] 聞成接伴自賊中奔還[문성접반자적중분환] 南邊大擾[남변대요]起題縣壁[기재현벽] 丙申[병신]迎冊使[영책사]再下南方[재하남방] 李恒福[이항복] 수일 동안 꿈자리가 좋지 않아서 고향 생각이 정히 급하였는데, 河東縣[하동현]에 들어갔다가 成接伴[성접반]이 적중으로부터 급히 돌아와 남쪽 변방에 크게 소요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일어나서 현의 벽에 제하다. 병신(1596)에 책사를 맞으러 재차 남방에 내려갔었다. 客夢繁於絮[객몽번어나] : 나그네 꿈 헝클어진 실처럼 뒤섞이고 鄕心漾似瀾[향심양사란] : 고향 생각은 출렁이는 물결과 같구나. 有詩傷遠別[유시상원별] : 넉넉한 시로 멀리 헤어짐을 근심하니 無雁到家山[무안도가산] : 고향 산천에 이르는 기러..

李恒福 2023.02.14

入京數月[입경수월]將復迎冊使于南方[장부영책사우남방]

入京數月[입경수월] 將復迎冊使于南方[장부영책사우남방] 時朴子龍赴京[시박자룡부경]以詩爲別[이시위별] 李恒福[이항복] 서울에 들어온 지 수 개월 만에 장차 다시 남방으로 册使[책사]를 맞으러 가게 되었다. 이 때 朴子龍[박자룡]이 연경에 가기에 시를 써 작별하다. 南北分飛各飮氷남북분비각음빙] : 남북으로 나누어 떨어져 각각 얼음을 먹으려니 征途苦樂喜相乘[정도고락희상승] : 순행 길 괴롭고 즐거움 속 기쁨이 서로 더하네. 眞遊華表秋聞鶴[진유화표추문학] : 진인이 노닌 화표에는 가을에 학 소리 들리고 旅泊鷄林夢伴燈[여박계림몽반등] : 여행 중엔 계림에서 꿈마다 등불을 짝하리라. 漢節幾時迎博望[한절기시영박망] : 한 나라 부절 어느 때나 박망후를 맞이할까나 周庭今日重延陵[주정금일중연릉] : 주 나라 조정에선 오늘..

李恒福 202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