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達

錄示李使君巨容[녹시이사군거용]

돌지둥[宋錫周] 2020. 7. 18. 17:12

錄示李使君巨容[녹시이사군거용]   蓀谷 李達[손곡 이달]

사군 이거용에세 적어 보이다. 1, 2

 

悄悄抱離憂[초초포리우] : 고요하고 조용히 떠날 근심 버리고 3

耿耿懷歸路[경경회귀로] : 잊히지 않게 돌아갈 방도 생각하네. 4

官齋數日留[관재수일류] : 관청에서 재계하며 몇 날을 묵으니

恐予廢公務[공여폐공무] : 나를 염려해 공적인 업무 폐하였네.

華閣俯淸池[화각부청지] : 화려한 누각 맑은 연못에 숨어있고

新荷滿地市[신하만지시] : 새로운 물건이 시장 곳 곳 가득하네. 5

開筵列衆賓[개연렬중빈] : 주연 베푸니 손님 무리 나란히서서

觴酌頻擧屢[상작빈거루] : 잔에 술 부어 자주 들며 가까이하네.

高文發醉餘[고문발취여] : 고상한 글 취했어도 밝히어 남기니

詩興到章句[시흥도장귀] : 시의 흥취가 문장 구절마다 이르네. 6

是時四月初[시시사월초] : 때마침 이 계절은 비로소 4 월인데

原野霽時雨[원야제시우] : 들과 언덕에는 때마침 비가 그치네.

深林囀黃鸝[심림전황리] : 깊은 숲에선 노랑 꾀꼬리 지저귀고 7

渚田飛白鷺[저전비백로] : 물가 밭에는 하얀 백로가 나는구나.

玆焉屬良時[자언촉량시] : 이에 때 맞추어 아름답게 모였으니 

聚散知有數[취산지유수] : 모였다 흩어져도 도리 있음 알리라. 8

明發首前途[명발수전도] : 확실히 드러내며 앞 길을 나타내니

衷情向誰訴[충정향수소] : 참된 정은 누굴 향하여 하소연하나. 9 

 

1.使君[사군] :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지방으로 온 使臣[사신]의 敬稱[경칭].

2.巨容[거용] : 李冲[이충]의 호, 아니면 자.

     宣祖[선조 3년(1570) 庚午[경오] 式年試[식년시] 進士[진사] 三等[3등] 62위

     1601년 성천 부사가 됨. 許筠[허균]의 성소부부고중 丙寅紀行[병인기행 : 1605]에

     성천부사 이거용 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3.悄悄[초초] : 풀이 죽어 근심하는 모양, 고요한 모양, 조용한 모양.

4.耿耿[경경] : 불빛이 깜빡깜빡 함, 불빛이 반함, 잊히지 아니함.

5.新荷[신하] : 새로 들어온 물건.

6.詩興[시흥] : 시로 인하여 생기는 흥취.

7.黃鸝[황리] : 꾀꼬리.

8.聚散[취산] : 모임과 흩어짐.

9.衷情[충정] :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정.

 

又[우] : 또

少年一爲別[소년일위별] : 어린 나이에 잠시 헤어지게 되어

微音猶間阻[미음유간저] : 희미한 소리로 오히려 가로 막았지. 1

中間遭亂離[중간조난리] : 중간에 난리를 우연히 만났으니 2

死生不知處[사생부지처] : 죽음과 삶에 대비함을 알지 못했네. 3

竄身來關右[찬신래관우] : 몸을 감추고 높은 관문에 돌아와

與誰平生敍[여수평생여] : 누구와 더불어 사는 내내 베풀까 ?

依巖僅結茅[의암근결모] : 언덕에 의지해 겨우 띳집을 엮어

鑿山時種黍[착산시종서] : 산을 깎아 때 맞추어 기장 심었네.

雖居峽谷間[수거협곡간] : 비록 좁은 골짜기 사이에 살아도 4

何異遠行旅[하리원행려] : 어찌 기이하게 먼 길을 가려했나.?

所憂在飢渴[소우재기갈] : 처소의 근심은 기갈에 있다지만 5

生理遽如許[생리거여허] : 사는 이치 따르길 절박하게 바랬네.

室中無所親[실중무소친] : 사는 곳에는 친한 친구도 없었고 6

骨肉唯季女[골육유계녀] : 골육이라곤 오직 막내딸 뿐이었네. 7, 8

逢君宰海邑[봉군재해읍] : 바닷가 고을 다스리는 그대 만나니 9

時侯啓淸暑[시후계청서] : 아름다운 계절 맑은 여름이 열리네.

華池荷出水[화지하출수] : 화려한 못엔 연꽃이 물에서 나오고

畫簷燕新語[화첨연신어] : 단청 처마엔 제비가 새로 소리내네.

悲歡雜談謔[비환잡담학] : 슬픔과 기쁨을 잡담으로 희롱하고 10, 11

一酌觴屢擧[일작상루거] : 간단한 소연에 자주 잔을 내어 드네. 12

老夫自無悰[노부자무종] : 노부는 진실로 즐거워함도 없으며 13

窮愁固多緖[궁수고다서] : 궁핍한 근심에 고루한 마음만 많았지. 14 

從前鬱鬱懷[종전울울회] : 이제까지는 답답함이 둘러쌌는데 15, 16

盡向尊前紓[진향준전서] : 다만 앞의 너그러운 술잔으로 대접받네.

流離得歸依[유리득귀의] : 정처 없이 떠돌다 귀의할 곳을 얻어 17, 18

託身知有所[탁신지유소] : 몸을 의탁 할 곳이 넉넉함을 알았네.

交情克終始[교정극종시] : 사귀는 정 처음부터 끝까지 참고 견디며 19

爲我置幽墅[위아치유서] : 나를 위하여 그윽한 농막을 마련했구려.

歸心正遷次[귀심정천차] : 돌아갈 마음에 때마침 장소를 옮기며

別語太悤遽[별어태총거] : 떠남을 알리니 역말만 심히 바쁘구나.

重來更有言[중래경유어] : 다시 돌아와 많은 허물을 고쳐야하니 20

匹馬從此去[필마종차거] : 필마로 나아가며 이에 돌보지 아니하네. 

 

1.微音[미음] : 稀微[희미]한 소리.

2.亂離[난리] : 사고나 다툼 등으로 질서가 없이

     어지럽고 소란스러운 상태.

3.死生[사생] : 죽음과 삶.

4.峽谷[협곡] : 험하고 좁은 골짜기.

5.飢渴[기갈] : 배가 고프고 목이 마름, 굶주림과 목마름.

6.所親[소친] : 비슷한 나이로써 친하게 지내는 사이.

7.骨肉[골육] : 살과 뼈,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숙질 등의

     가까운 혈족을 통틀어 이르는 말.

8.季女[계녀] : 막내 딸, 맨 나중에 낳은 딸.

9.海邑[해읍] : 바닷가에 있는 고을.

10.悲歡[비환] : 슬픔과 기쁨.

11.雜談[잡담] : 쓸데없이 이것 저것 생각나는대로 지껄이는 말.

12.一酌[일작] : 小酌[소작], 小宴[소연], 간단하게 차린 술잔치,

     술을 조금 마심.

13.老夫[노부] : 늙은 남자, 늙은 남자가 남에게 자기를 일컫는 말.

14.窮愁[궁수] : 窮乏[궁핍]을 겪는 근심.

15.從前[종전] : 以前[이전], 이제까지.

16.鬱鬱[울울] : 마음이 펴이지 않고 답답함. 나무가 매우 번성함.

17.流離[유리] : 정처없이 떠도는 것, 流離漂泊[유리표박].

18.歸依[귀의] : 돌아가 몸을 기댐.

19.交情[교정] : 서로 사귀는 情分[정분], 交誼[교의].

20.重來[중래] : 다시 돌아옴, 같은 벼슬을 두번 거듭함. 

 

蓀谷詩集卷之一[손곡시집 1권] 詩 古風[시 고풍] 1618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1 李達(1539-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