憶昔行[억석행]贈申正郞渫[신증정렁설] 蓀谷 李達[손곡 이달]
옛 일을 생각해 가며 정랑 신설에게 주다. 1, 2
憶昔亂離初[억석난리초] : 옛날 생각하니 난리 초기에
身在洪陽城[신재홍양성] : 몸은 홍양의 성에 있었다오. 3
城邊數百家[성변수백가] : 성 곁에는 수 백의 집이있어
鷄犬亦不寧[계견역불녕] : 개와 닭 또한 편안하지 못했지.
夫君正年少[부군정년소] : 그대는 마침 나이가 많지 않아
氣爽金天精[기협금천정] : 기백은 호쾌한 가을 하늘 정기였지. 4
淸東作軍號[청동작군호] : 청동을 군호로써 일으키어 5
募義來聚兵[모의래취병] : 의롭게 병사를 모아 뽑아 왔지.
兵糧未易辦[병량미이판] : 병사들 양식 쉬이 갖추지 못하여
慷慨淚沾纓[강개루점영] : 강개하는 눈물이 갓 끈을 적셨지. 5
力微志猶堅[역미지유견] : 힘은 작지만 뜻은 오히려 굳세어도
時危事不成[시위사불성] : 위태로운 때라 재능 이루지 못했네.
于時屬遑遑[우시촉황황] : 그 때에 황급하게 허둥대어 모이니 6
朝野聞哭聲[조야문곳성] : 조정과 민간에게선 곡 소리 들렸지. 7
焚燒及宗社[분소급종사] : 불태움이 종묘와 사직이 미치니 8, 9
況問閭里氓[황문여리맹] : 하물며 인근 마을 백성에게 물을까 10
寇賊不知數[구적부지수] : 침범함 외적들의 숫자를 알수 없고 11
灰燼餘兩京[회신여량경] : 불탄 재만이 양쪽 경성에 남아있네. 12
郊原血漂流[교원혈표류] : 성 밖 언덕에 피가 흘러 내려가고
道路屍縱橫[도로시종횡] : 도로에는 뒤엉킨 시체 내버려두네.
萬姓如鳥散[만성여조산] : 많은 백성이 새들과 같이 흩어지고
竄伏各偸生[찬복각투생] : 숨어 엎드려 각자 구차히 사는구나.
癘疫忽潛遘[여역홀잠구] : 돌림병을 갑자기 몰래 만나니 13
死亡逾戰爭[사망유전쟁] : 사망하는 자가 전쟁보다 넘는구나.
嗟嗟天子聖[차차천자성] : 아 ! 아 ! 성인이신 천자께서
命將出東征[명장출동정] : 장수에게 명해 동쪽 치러 나왔네.
旌旗蔽長空[정기폐장공] : 천자의 기가 길게 하늘을 덮었고. 14
炮火雷電聲[포화뢰전성] : 포화는 우레와 번개의 소리내네.
首事箕王都[수사기왕도] : 기나라 왕도에서 대사를 시작하여 15
破竹遊刃迎[파죽유도영] : 대를 쪼개듯 칼을 놀려 맞이했네. 16
漢京賊先遁[한경적선둔] : 한양성의 도적이 먼저 달아나니
大駕隨公卿[대가수공경] : 임금 수레를 공경이 추종하였네. 17, 18
草創朝儀在[초창조의재] : 새로 시작함에 조정의 법도가 있어 19, 20
庶見王都淸[서현왕도청] : 거의 왕의 도읍 분명함이 드러났네.
一旅復夏業[일려복하업] : 한 무리로 이미 크게 회복하였으니
簡策傳諸經[간책전제경] : 서책에 무릇 경서로 전해지리라. 21
無忘在莒心[무망재거심] : 거나라에 있을때의 마음 잊지 말고 22
日日望聖明[일일망성명] : 날마다 밝은 임금을 바라본다네.
朝廷共協力[조정공협력] : 조정에서는 한가지로 힘을 합하여
臣子盡忠誠[신자진충성] : 신하들은 참으로 충성을 다하리라.
誰能更多事[수능경다사] : 누가 능히 일이 많음을 개선라리오
從此致昇平[종차치승평] : 이를 따라 나라가 태평하게 이르리라. 23
1.憶昔[억석] : 옛 일을 돌이켜 생각에 잠김.
2.申渫[신설] : 1560(명종15)-1631(인조9), 조선시대 홍문관검열, 대사간, 관찰사 등을 역임한 문신.
본관은 高靈[고령]. 초명은 申湧[신용]. 자는 季脩[계수], 호는 霞隱[하은]. 영의정 申叔舟[신숙주]의 현손.
1591년(선조 24)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 홍문관검열이 되고,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장이 되어 활약. 1596년 著作[저작], 修撰[수찬]을 거쳐 승지 대사간 등을 역임하고 뒤에 관찰사에 이름.
청주의 鳳溪書院)에[봉계서원]제향되었다.
저서로는 儀禮考覽[의례고람], 喪禮通載[상례통재], 五服通考[오복통계] 등이 있다.
3.洪陽[홍양] : 충청남도 洪州[홍주]의 옛 이름.
4.金天[금천] : 가을 하늘, 서쪽 하늘.
5. 君號[군호] : 軍中[군중]에서 쓰는 暗號[암호].
6.慷慨[강개] :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정의심이 복받치어 슬퍼하고 한탄함.
7.遑遑[황황] : 마음이 몹시 급하여 허둥대는 모양.
7.朝野[조야] : 조정과 민간.
8.焚燒[분소] : 살라 버림, 태움.
9.宗社[종사] : 宗廟[종묘]와 社稷[사직]으로, 곧 나라의 福祚[복조]를 이르는 말.
10.閭里[여리] : 일반 백성의 살림집이 모여 있는곳, 閭閻[여염], 閭巷[여항].
11.寇賊[구적] :國境[국경]을侵犯[침범]하는外賊[외적].
12兩京[양경] : 두 서울. 漢陽[한양]과 開城[개성].
13.癘疫[여역] : 돌림병으로 앓는 열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
14.旌旗[정기] : 旌[정]과 旗[기].
15.箕王[기왕] : 箕子[기자], 조선이 기자를 이어 온것을 말함.
16.破竹[파죽] : 대나무를 쪼갠다는 뜻으로,
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7.大駕[대가] : 임금의 수레.
18.公卿[공경] : 領議政[영의정] 외 三政丞[삼정승] 三公[삼공]과
九卿[구경]응 아울러 이르는 총칭, 高官大爵[고관대작]을 이름.
19.草創[초창] : 사업을 일으키기 시작함, 또는 그 시초.
20.朝儀[조의] : 朝廷[조정]의 儀式[의식].
21.簡策[간책] : 옛날 종이 대신 편지를 쓰던 대쪽, 書冊[서책].
22.在莒[재거] : 無忘在莒[무망재거], 勿忘在莒[물망재거],
'거’나라에 있을 때를 잊지 말라, 어려웠던 때를 항상 기억하라.
어려움에 처했던 때를 잊지 말고 바른 정치를 하라는 뜻의 고사.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의 桓公[환공]이 그의 형인
襄公[양공]의 不德[부덕]한 정치를 피해 莒[거]나라 땅으로 도망가
온갖 고생을 하다가 양공이 죽은 후에 다시 돌아와 임금이 되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릴까?” 묻자, 재상 菅仲[관중]이
“거 땅에서 고생한 일을 잊지 마십시오.” 했던 고사에서 비롯된 말.
23.昇平[승평] : 나라가 태평함.
蓀谷詩集卷之一[손곡시집 1권] 詩 古風[시 고풍] 1618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1 李達(1539-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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