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達

漫浪舞歌[만랑무가]

돌지둥[宋錫周] 2020. 7. 22. 14:47

漫浪舞歌[만랑무가]   蓀谷 李達[손곡 이달]

漫浪翁[만랑옹]의 劍舞家[검무가] 1

 

奇乎哉漫浪翁海山中[기호재만랑옹해산중] : 기이하구나 만랑옹은 산과 바다 가운데 있으며

棲霞弄月神想雲鴻[서하롱월신상운홍] : 노을에 깃든 달빛 즐기며 높은 기러기 마음 생각하네.

說劍白猿[열검백원] : 백원옹의 칼을 헤아리고 2

學舞靑童[학무청동] : 청의동자의 춤을 배워서 3

蓬山謁金母[봉산알금모] : 봉래산에서 서왕모를 뵙고 4

却下乗天風[각하승천풍] : 다시 천풍을 타고 내려왔네.

瓊筵寶幄敞畫堂[경연보악창화당] : 진귀한 휘장 옥 좌석에 단청된 집 시원하고

繡衫鈿帶羅衣香[수삼전대라의향] : 수 놓은 옷에 금장식 두른 비단 옷이 향기롭네.

鳳吹簫兮鸞鼓簧[봉취소혜난고황] : 봉황이 퉁소를 불고 난새는 피리를 연주하며

翁欲舞神飄揚[옹욕무신표양] : 어르신이 춤추려 하니 신운이 나타나 나부끼네.

一拍手始擧[일박수시거] : 한 박자에 비로소 손을 빼어 올리니

鵬騫兩翼擊海浪[붕건양익격해랑] : 붕새가 느리게 두 날개로 바다 물결을 치고

遠控扶搖勢[원공부요세] : 멀리하다 당기니 힘차게 일어나는 기세로다. 5

再拍衫袖旋[재박삼수선] : 두 박자에 옷 소매가 원을 그리니

驚雷急電飛靑天[경뢰급전비청천] : 푸른 하늘에 갑자기 번개와 우뢰 떨어져 놀라네.

三拍四拍變轉不可測[삼박사박변전불가측] : 세 박자 네 박자 변하여 바뀜 가히 알 수 없는데

龍騰虎攫相奮摶[용등호확상분단] : 용이 오르고 범이 움키니 서로 엉기어 떨치네.

倏若箭離弦[숙약전리현] : 문득 활시위를 떠난 화살 같고 

疾如駒過隙[질여구과극] : 급히 틈을 지나는 망아지 같구나.

前傾後倒若不支[전경후도약부지] : 앞으로 기울고 뒤로 넘어져 버티지 못할 것 같고

左盤右蹙如不持[좌반우측여부지] : 좌로 돌다 우로 쫓으니 견디지 못할 것 같은데

神之出兮鬼之沒[신지출혜귀지몰] : 신운을 사용해 드러내니 귀신도 가서 숨는구나.

出沒無時[출몰무시] : 나타나고 사라짐이 때가 없으니

霹靂揮斧[벽력휘부] : 벼락처럼 도끼를 휘두르고

風雨聲怒[풍우성노] : 비 바람에 성내는 소리를 내네.

東海上金剛一萬二千多少峯[동해상금강일만이천다소봉] : 동해 위 금강산 일만 이천 많고 적은 봉우리

丘巒騰躑[구만등척] : 언덕과 산을 차고 오르니

巖壑巃嵸[암학롱종] : 바위와 골짜기 가파르게 높구나.

最高毗盧峯揷空[최고비로봉삽공] : 가장 높은 비로봉은 하늘을 찌르는데

層厓倒掛藏九龍[층애도괘장구룡] : 층진 낭떠러지 거꾸로 매달려 구룡폭을 감추네.

懸流萬尺洗玉辟[현류만척세옥벽] : 일만 길이에 매달려 흐르며 옥의 허물을 씻고

噴石三百曲[분석삼백곡] : 쓸모 없이 삼백 굽이에 내 뿜는구나.

此翁得之毫髮盡移胸中[차옹득지호발진이흉중] : 이 어르신 이를 깨달아 터럭까지 다 마음 속에 옮기니 6

獨奪造化妙[독탈조화묘] : 홀로 오묘한 대자연의 이치를 빼았았구나. 7

長袖蹁躚性所好[장수편선성소호] : 너울 너울 춤추는 긴 소매 아름다운 마음에 있고

向來筵前千萬狀[향래연전천만상] : 대자리 앞으로 향해 오며 천 만가지를 나타내네.

會與此山爭豪壯[회여차산쟁호장] : 이 산에 더불어 모여 호기롭게 씩씩함 다투니 8

奇乎哉漫浪翁[기호재만랑옹] : 기이하구나 만랑옹이여 !

渾脫何時窮[혼탈하시궁] : 혼탈무는 어느 때에 마치려나. 9

恨不與公孫大娘生同時[한불여공손대랑생동시] : 공손대랑과 더불어 같은 시대에 살았다면 후회도 없이

舞劍器決雌雄[무검기결자웅] : 칼 춤으로 존중하며 승부를 가렸을텐데.....

世上無張顚[세상무장전] : 세상에는 장전이 없으니 10

誰能學奇字[수능학기자] : 누가 능히 기이한 글자를 배울까.

縱使公孫大娘生同時[종사공손대랑생동시] : 설령 공손대랑과 같은 시대에 살았어도

公孫大娘未必能勝此[공송대랑미필능승차] : 공손대랑이라도 꼭 능히 뛰어나다 못하리라.

 

1.漫浪舞歌[만랑무가] : 漫浪翁[만랑옹]이라는 劍舞家[검무가]의 신기한 춤솜씨를 예찬한 시.

     아마도 직접 검무를 관람하고 받은 느낌이 있어 시로 재현한 듯합니다.

2.白猿[백원] : 白猿翁[백원옹], 흰 빛의 원숭이란 뜻으로, 庾信[유신]의 宇文盛志銘[우문성지명]에

     “白猿[백원]에게 劍術[검술]을 배워 風雲[풍운]의 뜻을 이루었다" 를 인용.

3.靑童[청동] : 靑衣童子[청의동자], 仙童[선동], 신선의 시중을 드는 푸른 옷을 입은 아이.

4.金母[금모] : 곤륜산에 산다는 전설상의 女神[여신], 西王母[서왕모].

5.扶搖[부요] : 鵬[붕]새가 北冥[북명]에서 南冥[남명]으로 옮아갈 제

     회오리바람을 치고 9만리로 올라갔다 한다. 힘차게 움직여 일어남.

6.毫髮[호발] : 가느다란 털, 아주 작은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

7.造化[조화] : 만물을 낳고 자라고 죽게하는 영원 무궁한 대자연의 이치.

8.豪壯[호장] : 호기롭고 씩씩함, 세력이 강하고 왕성함, 호화롭고 굉장함.

9.渾脫[혼탈] : 渾脫舞[혼탈무],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동작,

     唐[당] 나라 敎坊[교방]의 妓女[기녀] 公孫大娘[공손대랑]이

     劍舞[검무]를 매우 잘 추었는데, 그가 혼탈무를 출 때에

     僧[승] 懷素[회소]는 그 춤을 보고서 草書[초서][묘]를 터득했고,

     서가인 張旭[장욱] 역시 그 춤을 보고서 초서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왔다고 한다.

10.張顚[장전] : 唐[당] 나라 서예가 張旭[장욱]의 별호. 草書[초서]를 아주 잘 썼는데

     술이 한껏 취하면 머리털에다 먹을 묻혀 미친 듯이 초서를 썼으므로

     남들이 顚張[전장]이라 했다 한다. 唐書[당서] 卷二百二[202권].

 

蓀谷詩集卷之二[손곡시집 2권] 歌[가] 1618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李達(1539-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