詠韓石峯五松亭[영한석봉오송정] 蓀谷 李達[손곡 이달]
한석봉의 오송정을 노래하다. 1
牛峯古縣東[우봉고현동] : 우봉 옛 고을 동쪽에 2
中有石峰居[중유석봉거] : 가운데 차지해 석봉이 살았지.
手植五株松[수식오주송] : 손으로 심은 다섯 그루 소나무
自然斧斤餘[자연근부여] : 자연스레 도끼 질에도 남아있네.
淸陰散水石[청음산수석] : 맑은 그늘에 물과 돌은 한가롭고 3
枝幹相扶疏[지간상부소] : 가지와 줄기는 멀어도 서로 돕네.
主人岸巾坐[주인안건좌] : 주인은 두건을 드러내고 앉아서
發嘯長而舒[발소장이서] : 휘파람 불면서 긴 수염을 펴네.
有時或遊藝[유시혹유예] : 계절을 알아 또 학문을 즐기고
把筆寫道書[파필사도서] : 붓을 잡고 도교의 책을 베끼네. 4
山陰無羽客[산음무우객] : 산음에 날개 달린 신선 없었다면 5
換鵝知何如[환아지하여] : 거위와 바꾸는것을 어찌 알았을까.7
寒聲起硯几[한성기연궤] : 찬 소리는 벼루 책상에 일어나고 8
翠色襲衣裾[취색습의거] : 푸른 빛이 옷 자락을 덮어 숨기네.
傲然澹忘歸[오연담망귀] : 거만하여 조용히 돌아 감도 잊고서 9
日夕狎樵漁[일석압초어] : 저녁까지 나뭇꾼 어부와 어울리네.
永結歲寒盟[영결세한맹] : 오래도록 세한의 맹서를 다지고 10
此心不負初[차심불부초] : 이 마음 비로소 저버리지 않으리라.
1. 韓石峯[한석봉] : 韓濩[한호 : 1543-1605]는 조선의 문신, 서예가. 본관은 三和[삼화],
자는 景洪[경홍], 호는 石峯[석봉], 淸沙[청사]. 후세에 서예의 명인이라 불렸으며,
명나라의 명필가 朱之香[주지향]은 한호를 가리켜 王羲之[왕희지], 顔眞卿[안진경]과
우열을 가리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비유할 정도로 글 솜씨가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2. 牛峯[우봉] : 牛峰-황해도 금천지역의 옛 지명, 고구려 우잠군을 신라 때 우봉으로 불림.
고려 때 개성부에 속하고 조선 초에 우봉현으로 승격, 한석봉은 개성 출신.
3. 淸陰[청음] : 소나무, 대나무의 그늘.
4. 道書[고서] : 道敎[도교]의 책, 노자, 장자, 삼황교 등.
5. 羽客[우객] : 전설 속의 날개가 있는 神仙[신선].
7. 換鵝[환아] : 換鵝經[환아경], 晉[진] 나라 명필 王羲之[왕희지]가 거위를 매우 좋아하여,
山陰[산음]의 道士[도사]의 집에 거위가 있음을 보고는 그것을 갖고 싶어하자,
그 도사가 "道德經[도덕경]을 써 주면 거위를 주겠노라"하니 왕희지가 글을 써 주고
거위를 둥우리 째 가져왔다 한다.
8. 硯几[연궤] : 벼루를 올려 놓는 조그만 책상.
9. 傲然[오연] : 태도가 거만하거나 그렇게 보일 정도로 淡淡[담담]함.
10. 歲寒盟[세한맹] : 節操[절조]를 변치 않겠다는 굳은 맹세. 論語[논어] 子罕[자한]의
“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
날씨가 추워진 다음에야 송백이 그 푸른빛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蓀谷詩集卷之一[손곡시집 1권] 詩 古風[시 고풍] 1618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1 李達(1539-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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