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23

題曆面[제력면]寄鄭景任[기정경임]

題曆面[제력면]寄鄭景任[기정경임]  漢陰 李德馨[한음 이덕형] 책력 앞에 써서 정경임에게 부치다. 百憂多病歲崢嶸[백우다병세쟁영] : 온갖 금심에 많은 병으로 한껏 높은 한 평생遙想居閑萬戶輕[요상거한만호경] : 멀리 생각컨대 한가히 사니 만호후도 가볍네.醫局禁方神已授[의국금방신이수] : 의원 방의 비밀 처방은 마음으로 이미 받았고溪堂幽趣畫難成[계당유취화난성] : 계당의 그윽한 풍치 그림을 이루기 어렵구나.厭看列岫浮雲變[염간렬수부운변] : 벌린 봉우리 물리게 보니 구름 변하며 떠가고獨愛方塘活水淸[독애방당활수청] : 홀로 네모난 연못에 맑은 물 흐름을 사랑하네.持送此書無別事[지송차서무별사] : 이 글을 바로잡아 보내며 별다른 일도 없기에 春來應相老農耕[춘래응상로농경] : 봄이 오면 응당 서로 농사나 지으며 ..

한음 이덕형 2024.11.06

雨中呼韻[우중호운]

雨中呼韻[우중호운]  金壽恒[김수항]비오는 가운데 운을 부르기에.  初來葉裏聽蕭蕭[초래엽리청소소] : 조용한 보리 잎 속에서 쓸쓸히 들리더니 潤物無聲乍寂寥[윤물무성사적료] : 만물 젖자 소리 없이 비로소 고요해지네. 却向江邊欺客袂[각향강변기객몌] : 강가로 쉬러 나가는 나그네 소매 추한데 更從沙際灑歸潮[갱종사제세귀조] : 더욱 모래밭 가를 쫓는 밀물 따라 뿌리네. 林宗頭上巾應墊[임종두상건응점] : 임종의 머리 위에 두건은 응당 늘어지고 高鳳庭前麥欲漂[고봉정전맥욕표] : 고봉의 뜰 앞엔 보리가 떠내려 가려 하네.  亭午未分山一半[정오미분산일반] : 한 낮에도 산의 절반이 아직 나뉘지 않아 濕雲如夢望中遙[습운여몽망중요] : 꿈 같이 젖은 구름 아득한 속을 바라보네. 蕭蕭[소소] : 바람이나 빗소리 따위가 쓸..

한시 여름 2024.11.05

朝起[조기]望見雲吉峯[망견운길봉]戲占[희점]

朝起[조기]望見雲吉峯[망견운길봉]戲占[희점]李恒福[이항복]아침에 일어나 멀리 운길본을 바라보며 장난삼아 불러주다.  蒼狗白衣悲世變[창구백의비세변] : 검푸른 개와 흰 옷에서 세상 변천을 슬퍼하고 凝氷焦火見人心[응빙초화견인심] : 어는 얼음과 타는 불에서 사람 마음을 본다네. 東天萬古長存者[동천만고장존자] : 동쪽 하늘엔 만고에 항상 쏠리는 것이 있으니 雲吉千尋揷水心[운길천심삽수심] : 천 길의 운길봉이 강물 가운데 꽂혀 있구나. 蒼狗白衣[창구백의] : 白衣蒼狗[백의창구], 푸른 개와 하얀 옷.   杜甫[두보]의 可歎詩[가탄시]에    天上浮雲似白衣[천상부운사백의] : 하늘에 뜬 구름이 흰 옷과 같았는데    須臾改變如蒼狗[수유개변여창구] : 잠깐 뒤에 변하여 푸른 개와 같구나.   杜少陵集 卷21[두소릉..

李恒福 2024.11.05

外家先塋有感[외가선영유감]

外家先塋有感[외가선영유감]    金壽恒[김수항]  외가의 선영에서 느낌이 있어. 篠驂蔥吹昔年遊[조참총취석년유] : 죽마 타고 파를 불며 옛날에 놀았었는데 往跡依俙某水丘[왕적의희모수구] : 지난 자취 따르니 어느 강 언덕 비슷하네. 侵道叢篁刺天木[침도총황자천목] : 길을 범한 대숲과 나무가 하늘을 찌르니 陳郞此日淚難收[진랑차일루난수] : 말하는 사내 오늘 눈물 거두기 어렵구나. 外家[외가] : 김수항의 외가는 延安[연안] 金氏[김씨]로,    그는 외증조부 김제남의 집에서 태어났다.    5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외조모의 손에 자랐으며,    두 형 김수증ㆍ김수흥과 외가에 자주 출입하였다.    외가의 선영은 강원도 원주 安昌[안창]에 있었다.篠驂[조참] : 竹馬[죽마]. 文谷集 卷一[문곡집1권] ..

한 시 2024.11.05

曉發石室途中作[효발석실도중작]

曉發石室途中作[효발석실도중작]  金壽恒[김수항]새벽에 석실을 출발하여 도중에 짓다. 曉露征鞭拂[효로정편불] : 새벽 이슬을 길 가는 채찍이 떨구고熹微遠色新[희미원색신] : 동트는걸 엿보니 먼데 빛 새롭구나.天邊猶有月[천변유유월] : 하늘 가엔 달이 마땅히 독차지하고路上未逢人[노상비본인] : 길 위에선 아직 사람 만나지 못했네.霧失千峯面[무실천봉면] : 안개 떠나자 봉우리 모습 무성하고風回萬樹身[풍회만수신] : 바람을 어긴 나무 줄기 각각 다르네.蒼然煙莽裏[창연연망리] : 푸르른 안개가 아득한 벌판 가운데 何處是龍津[하처시룡진] : 어느 곳이 무릇 용진 나루일런가. 石室[석실] : 金尙憲[김상헌,1570-1652]이 은거하던 곳,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 한강 가이다.   김상헌 사후 석실서원이 세워져 노..

한시 가을 2024.11.05

贈李畊之[증이경지]

贈李畊之[증이경지]      朴齊家[박제가]이경지에게 주다. 意到卽尋君[의도즉심군] : 생각이 이르러 그대 찾아 나아가니不識君家小[불식군가소] : 그대의 집이 곤궁함을 알지 못했네.隘巷不見山[애항불견산] : 거리는 협소하여 산도 보이지 않고窓暉夕易了[창휘석이료] : 창문의 빛은 저녁이면 쉬이 끝나네.愛玆席門下[애자석문하] : 더욱 문하에 믿고 의지함 가여운데猶有人讀書[유유인독서] : 오히려 글 읽는 사람들 넉넉하구나.壯遊絶華表[장유절화표] : 장쾌한 유람에 겉의 화려함을 끊고新聞邁虞初[신문매우초] : 새로 처음 멀리 갈 생각한다 들었네.催君發歸槖[최군발귀탁] : 그대 전대 열고 돌아오길 재촉하며瑣細羅芬馥[쇄세라분복] : 매우 작은 짙은 향기를 맞딱뜨리네.關門止我飮[관문지아음] : 관문에서 나는 마시기를 ..

박제가 2024.11.04

題田舍[제전사] 6-1

題田舍[제전사] 6-1  李德懋[이덕무]  농부의 집에 쓰다. 荳殼堆邊細逕分[두각퇴변세경분] : 콩 깍지 쌓인 곁의 좁은 길은 가늘게 나뉘고 紅暾稍遍散牛群[홍돈초편산우군] : 붉은 아침 해 점점 퍼지며 소 떼들 흩어지네. 娟靑欲染秋來岫[연청욕염추래수] : 맑고 푸른 산봉우리 가을이 와 적시려 하니 秀潔堪餐霽後雲[수결감찬제후운] : 맑고 깨끗이 개인 뒤 구름을 하늘이 거두네. 葦影幡幡奴鴈駭[위영번번노안해] : 갈대 그림자 펄럭 나부껴 기러기 놈 놀래고 禾聲瑟瑟婢魚紛[화성슬슬비어분] : 벼 소리 쓸쓸히 적막하나 쏘가리 왕성하네. 山南欲遂誅茅計[산남욕수주모계] : 산 남쪽에 마침내 띠풀 베어 낼 셈을 하며 願向田翁許半分[원향전옹허반분] : 시골 늙은이에게 반만 나누어주길 바라네. 秀潔[수결] : 빼어나고 깨끗..

遊山書事[유산서사] 12-3

遊山書事[유산서사] 12-3   李滉[이황]十二首[12수] 用雲谷雜詠韻[용운곡잡영운] 산을 유람한 일을 쓰다. 12수-3운곡잡영의 운을 쓰다. 翫月[완월] : 달을 감상하다千巖雪嵯峨[천암설차아] : 많은 바위에 눈이내려 우뚝솟은 산에月出愈淸肅[월출유정숙] : 달이 솟아 점점 맑고 엄숙하구나.幽人坐不寐[유인좌불매] : 그윽한 이 잠들지 못하고 앉았으니寒鏡低梵屋[한경저범옥] : 차디찬 명월이 깨끗한 집에 머무는구나.夜久香寂寂[야구향적적] : 밤이 오래되니 향기마저 사라져 쓸쓸하고眞成媚幽獨[진성미유독] : 다만 그윽하고 아름다운 본성을 이루네. 雲谷雜詠[운곡잡영] : 朱熹[주희]가 운곡에서 읊은 12편의 시.雲谷[운곡] : 福建省[복건성] 建陽縣[건양현] 서북쪽 70리 되는 곳.   崇安縣[숭안현]과 접한 곳..

이 황 2024.11.04

可嘆[가탄]

可嘆[가탄]     杜甫[두보]한탄스러워 天上浮雲似白衣[천상부운사백의] :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흰 옷 같더니須臾改變如蒼狗[수유개변여창구] : 잠깐 사이에 변하여 검푸른 개 같구나. 古往今來共一時[고왕금래공일시] : 세상일은 예나 지금이나 이와 같거늘人生萬事無不有[인생만사무불유] : 인생의 모든 일 넉넉하지 않음 없구나. 可嘆[가탄] : 어떤 일이나 상황이 잘못되어    마음으로 느끼기에 탄식할 만함. 또는 그런 일.   두보의 친구인 시인 王季友[왕계우]는 매우 곤궁하였지만 열심히 학문을 닦았으며 성품이 바르고 품행이 단정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가난한 환경을 견디지 못한 부인이 이혼하고 떠나 버리자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은 왕계우를 비난하였다. 왕계우의 가정 형편을 잘 알고 있었던 두보는 ..

두보 2024.11.04

示李𥡦[시이적]

示李𥡦[시이적]  梧里 李元翼[오리 이원익]이적에게 보이다. 落盡南山千樹花[낙진남산천수화] : 남쪽 산의 무성한 나무들 꽃이 다 떨어지고雨餘新綠滿長坡[우여신록만장파] : 비 온 뒤 새로운 초록빛 긴 언덕에 가득하네.不知春色歸何處[부지춘색귀하처] : 봄 빛을 알지 못하니 어느 곳으로 돌아가나還喜熏風澤物多[환희훈풍택물다] : 도리어 훈풍에 뛰어난 자취를 보니 기쁘구나. 李𥡦[이적,1600-?] : 자 大有[대유], 호는 壺仙[호선]    이 원익의 외손자. 承文院著作[승문원저작].熏風[훈풍] : 온화한 바람, 봄 바람, 동남풍. 梧里先生文集卷之一[오리선생문집1권] / 詩[시] 1705년 간행본.李元翼[이원익,1547-1634] : 자는 公勵[공려], 호는 梧里[오리].    ‘오리 정승’이라는 호칭으로 ..

李元翼 202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