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鹽商盜妻[염상도처]

돌지둥[宋錫周] 2021. 12. 17. 09:12

鹽商盜妻[염상도처]

소금 장수가 아내를 도둑질하다.

 

산골 초가 삼 간에

한 생원이 아내와 살고 있었다.

하루 저녁에는 소금장수가 와서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하거늘,

생원이 말하기를,

우리 집이 가난하여

됫박만 하여 방이 좁아,

안과 밖이 지척이라,

유숙할 수 없다.”하니,

山谷一生員[산곡일생원]

草廬三間[초려삼간]

夫妻居生[부처거생].

一夕鹽商[일석염상]

來請一宿[래청일숙]

生員曰[생원왈]

吾家如房狹矣[오지가두방협의]

內外咫尺[내외지척]

無以留宿[무이류숙].”

 

소금장수가 말하기를,

나도 또한 가난한 양반이라

소금을 팔아 살아가는데,

여기를 지나다가

마침 저녁 때가 되어 어두워져서,

이미 다른 사람의 집을 찾아가도

한번 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니,

랑이와 표범이

두려울 뿐만 아니라 하더라도,

어찌 이렇게

인정이 없게 대하시오?”하니,

생원이 할 수 없이 허락하였다.

鹽商曰[염상왈]

吾亦貧班[오역빈반]

賣鹽生涯[매염생애]

過此而適値迫昏[과차이적치박혼]

旣訪人家[기방인가]

不許一宿則非但[불허일숙즉비단]

虎豹可畏[호표가외]

豈如是不近人情[기여시불근인정]

生員無勉强許之[생원무면강허지].

 

생원이 들어가 밥을 먹고,

아내에게 말하기를

내가 요즈음 송편을 먹고 싶어,

오늘 밤 당신과 함께 먹는 것이

어떻겠소?”하니,

아내가 말하기를,

사랑에 손님이 있으니

어찌 조용히

함께 먹을 수 있겠소?”하니,

生員入內喫飯[생원입내끽반]

謂妻曰[위처왈]

吾近日[오근일]

欲食松餠矣[욕식송병의]

今夜[금야]

其與我同食[군기여아동식]

如何[여하]?”

妻曰[초왈]

舍廊有客[사랑유객]

何以從容共食[가이종용공식]?”

 

 

내가 마땅히 노끈으로

나의 양물을 잡아맨 후에,

노끈 끝을 창틈으로 내서

창밖에 내어놓고,

송편이 익기를 기다리겠소.

당신이 그 노끈 끝을 잡고 흔들면,

조용히 들어와 함께 먹는다면,

어찌 묘한 꾀가 아니겠소?”하니,

아내가 그렇게 하기로

승낙하였다.

吾當以繩[오당이승]

繫吾腎囊後[계오신낭후]

繩端從窓穴而出置于窓外

승단종창혈이출치우창외]

待餠熟執其繩端[대병숙집기승단]

牽搖[견요지]

當從容入來共食[당종용입래공식]

豈不妙哉[기불묘재]?”

妻如是諾矣[처여시낙의]

 

원래 이 집의 안팎은

단지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소금장수가 귀를 대고 몰래 들었다.

생원이 나와

소금장수더러 먼저 자라고 권하니,

소금장수가 거짓으로

자는 척하고 있는데,

생원이 노끈으로

양물을 잡아매고는,

 

元來此家內外[원래차가내외]

只隔一窓[지격일창]

鹽商附耳窃聽[염상부이절청]

則生員出來[즉생원출래]

勸鹽商先宿[권염상선숙]

鹽商佯作入睡之狀

[염상상작입수지상]

生員以繩[생원이승]

繫其腎囊[계기신낭]

 

그 한 끝을

창구멍으로 내놓고 누웠다가

모르는 사이에 깊은 잠에 빠져

숨소리가 우레 소리 같은지라

소금장수가 생원이

깊이 잠든 것을 알고,

가만히 생원의 양물을 맨

노끈을 풀어서

자기의 양물에 매고

누워 있었는데,

以一端[이일단]

出送窓穴外而臥[출송창혈외이와]

不覺入睡甚牢[불각입수심뢰]

鼻息如雷[비식여뢰]

鹽商知其生員之深入睡

[염상지기생원지심입수]

暗解生員繫囊之繩

[암해생원계낭지승]

繫自己腎囊而臥之

[계자기신낭이와지]

 

조금 있으니 창밖에서

노끈을 몇 번 잡아당기므로

소금장수 가만히 일어나 들어가

처마 밑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하길,

등불이 창을 비추고 있으니

소금장수가 엿볼가 두려우니

마땅히 등불을 끄는 것이

좋을 것 같소.”하니,

少頃自窓外[소경자창외]

牽繩數次[견승수차]

鹽商暗起入來[염상암기입래]

至軒下低聲曰[지헌하저성왈]

燈光照窓[등광조창]

恐鹽商窺見[공염상규견]

當滅燈火可也[당멸등화가야].”

 

 

생원의 아내가 말하기를

어두우면 어떻게

떡을 먹을 수 있겠소?”하니,

소금장수가 말하기를

비록 어두워도 손이 있고

입이 있으니

먹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소.”하니

아내가 웃으며 등불을 끄자,

소금장수가 곧 방에 들어가

생원의 아내와 송편을 먹고 나서,

손을 잡고 누워

음탕한 짓을 다하고 밖으로 나와

생원을 불러 말하기를,

生員妻曰[생원처왈]

昏何以食餠乎[혼아이식병호]?”

鹽商曰[염상왈]

雖昏有手有口[수혼유수우구]

何難取食[하난취식].”

妻笑而滅燈[처소이멸등]

鹽商乃入房[염상내입방]

與生員妻[여생원처]

食松餠訖[식송병흘]

仍携手而臥[인휴수이와]

極淫而出外,[극음이출외]

呼生員曰[호생원왈]

 

주인님, 주인님,

닭이 이미 울었으니

나는 바야흐로 가오.

후일에 마땅히 다시 오리다.”라고,

말하며 떠나가니,

主人,[주인]主人[주인]

今已鷄鳴[금이계명]

吾方去矣[오방거의]

後日當更來[후일당갱래].”

而去,[운이거]

 

생원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리기를,

닭이 울도록 어찌

떡 먹으라는 소식이 없을까.”하며,

生員心語曰[생원심어왈]

至鷄鳴[지계명]

胡無餠消息也[호무병소식야].’

 

자기의 양물을 만져보니

매어놓은 노끈이 없는지라

심히 괴상하게 여기고,

곧 안으로 들어가니

아내는 자고 있었다.

且捫其囊[차문기낭]

無所繫之繩矣[무소계지승의]

甚怪之卽入內[승괴지즉입내]

則妻方宿[즉처방숙].

 

생원이 아내를 불러 말하기를

내가 송편 먹을 것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아직 소식이 없으니

왜 그러지?”하니,

아내가 웃으며 말하기를,

아까 이미 포식하고

즐거움을 다하시고는,

또 무엇 하러 들어왔소?”하네요 !

生員呼之曰[생원호지왈]

吾苦待松餠而尙無消息

[오고대송병이상무소식]

何也[하야]?”

妻笑曰[처소왈]

俄旣飽食盡歡[아기포식지환]

又何入也[우하입야]?”

 

생원이 말하기를,

이게 무슨 말이요?”하니

아내가 설명하기를

아까 등불을 끄고 방에 들어와

함께 떡을 먹고

운우의 정을 나눈 일을 말하니

생원이 크게 놀라

물러앉으며 말하기를,

원수놈의 소금장수가

우리 집의 아내와

떡을 훔쳐갔구나!”하니,

生員曰[생원왈]

此何言也[차하언야]?”

妻說盡俄者入來[처설진아자입래]

滅燈入房[멸둥입방]

共食餠而言雲雨之事

[공식병이언운우지사]

生員大驚却坐曰[생원대경각좌왈]

怨讐鹽商[원수염상]

盜吾家之妻與餠[도어가지처여병]

 

아내가 웃으면서 말하기를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운우의 정을 나눌 때

양물의 건장한 것이

전과 다르다고 느꼈는데

그것이 바로

소금 장수의 것이였군.”하니,

들은 사람들이 배를 안고 웃었다.

妻笑言曰[처소언왈]

怪哉雲雨時陽道[괴재운누시양도]

壯健異於前[장건이어전]

此乃鹽商也哉[차내염상야재].”

聞者捧腹[문자봉복].

 

雲雨[운우] : 본뜻은 구름과 비,

  음담으로 남녀 간의 성교를 말함,

捧腹[봉복] : 捧腹絶倒[봉복절도],

  배를 움켜쥐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음의 준말,

 

 

 

攪睡襍史[교수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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