痴郞失穴[치랑실혈]
어리석은 신랑이 구멍을 잃다.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장가를 들어 아내를 얻었다.
一痴生,[일치생]娶妻[취처]
장가드는 날 저녁
신부가 방에 드니
어두운 방에서
여인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委禽之夕[위금지석]
新婦入房,[신부입방]
生於暗中[생어암중]
捫摸女身[문막여신]
그런데 가슴을 등으로 알고
그 두 젖가슴을
두 혹으로 생각하며
다시 엉덩이 밑으로
만져 내려가던 신랑은
구멍이 없다고 하면서
크게 화를 내고는
그날 밤으로
신방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認胸爲背[인흉위배]
以其兩乳[이기양유]
謂之兩癭[위지양영]
且撫臀下[차무둔하]
謂之無穴[위지무혈]
郞怒氣[랑노기] 勃勃[발발]
中夜還家[중야환가].
신부집에서는 크게 놀라
그 이유를 딸에게 물었다.
여인은 능히 詩[시]를 지어서
웃으며 한 절구를 지어 이르길
婦家大愕[부가대악]
問故於其女[문고어기녀]
女素能於詩[여소능어시]
笑書一節曰[소서일절왈]
첫날 밤 촛불 끄고
향내 퍼져 나가는데
우습구나,
서투른 낭군의 망설임이여!
花房燭滅篆香消[화방촉멸전향소]
堪笑痴郞底事逃[간소치랑저사도]
참 맛이야 마땅히
앞에서 얻을 수 있거늘
잔등만 허무하게 더듬고
헛된 땀만 흘리더라.
眞境宜從山南得[진경의종산남득]
枉尋山背太煩勞[왕심산배태번로]
신부의 집에서는
그 시를 즉시
신랑의 아비에게 보냈다.
婦家以其詩送于郞父
[부가이기시송우랑부]
그 아비는 이내 아들을
불러 앉히고
심히 꾸짖고 책망한 후에
다시 가라고 이르니,
과연 마땅히 구멍을 알아서
제대로 즐기며
돌아오는걸 잊었다.
父責子更往[부책자갱왕]
果得當穴,[과듣당혈]
樂而忘返[낙이망반].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이웃이 말하기를,
"신랑이 처음에는
구멍을 잃어
한 밤중에 울었으나,
다시 구멍을 얻어
빠져서 돌아오지 못하네."
하였더라 한다.
鄕隣語曰[향린어왈]
“郞初失穴[닝초실혈]
號于中夜[호우중야]
郞復得穴[낭부득혈]
溺而不返[닝이불반].
續禦眠楯[속어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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