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石雲龍圖歌[석송운룡도가]戱爲燕䓵作[희위연암작]
楚亭[초정] 朴齊家[박제가]
솔,돌, 구름, 용 그림의 노래, 연암을 위해 장난으로 짓다.
燕䓵先生好奇古[연암선생호기고] : 연암 선생께선 예로부터 기이한 것을 좋아하여
解衣盤礴燈前舞[해의반박등전무] : 옷을 벗고 바닥에 다리 뻗고 등불 앞에서 춤추네.
酒酣大呼疾磨墨[주감대호질마묵] : 술이 흥겨우면 크게 소리치며 먹 갈다 근심하고
碗水羅列銅斗側[완수라렬동두측] : 물 사발 벌리어 놓으니 구리 그릇이 비뚤어지네.
颼颼但聽筆聲走[수수단청필성주] : 솔솔 바람소리 붓 달려가는 소리로 헛되이 듣고
似有神來停不得[사유신래정부득] : 어떤 귀신이 와서 머무는걸 알지 못하는 것 같네.
爬行爲葉拏爲根[파행위엽나위근] : 기어다니며 가다 잎들 다스리며 뿌리 잡게 되고
濃淡自成靑碧色[농담자성청병색] : 짙고 옅은 푸른빛 옥돌 얼굴빛을 스스로 이루네.
仰看松身高百尺[앙강송신고백척] : 우러러 바라보는 소나무 줄기 백 척에 고상하고
佶屈偃蹇蹲奇石[길굴언굴준기석] : 문구 난삽해 어렵고 거만하니 기이한 돌만 모으네.
須臾空際凸雙瞳[수유공제철쌍동] : 짧은 시간 쓸데없이 다다르면 두 눈동자 볼록하고
倐然爪甲生眞龍[숙연고과생진룡] : 갑자기 분명하게 손톱과 발톱 심장에서 나오네.
水雲滿紙天欲溼[수운만지천욕습] : 물과 구름이 종이 가득하니 하늘은 젖으려 하고
火翅閃疾風䨓從[화시섬질풍뢰종] : 화는 다만 질병이 엿보며 바람과 천둥이 따르네.
只恐波濤翻屋壁[지공파도번옥벽] : 다만 집과 벽을 뒤짚는 바다에 이는 물결 두렵고
使我樓中之物漂流一朝隨阿伯[사아루중지물표류일조수아백] : 나와 누각 속의 물건이
표류하여 하루 아침에 언덕을 따라 드러나네 하였네.
畫龍固未易[화룡고미역] : 그림 속의 용 진실로 바꾸지 못하니
龍亦非一類[용역비일류] : 용도 또한 하나의 형상이 아니라네.
我縱不見眞龍之變化[아총불견진룡지변화] : 나도 바빠 참된 용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也應升天入地𥳽弄骨節當如是[야응승천입지파롱골절당여시] : 응당 하늘 오르고 땅에 들어
키질하며 놀리는 골절에 이와 같은 때를 맞이하여
胡爲長歗視秋空[호위장소시추공] : 멋대로 길게 휘파람 불며 가을 하늘을 엿보네.
搖曳故令生長風[요예고령생장풍] : 흔들흔들 움직이는 까닭에 긴 바람 생기고
鏗然擲筆氣如虹[갱연척필기여홍] : 쟁그랑 붓을 던지니 무지개 기운이 따르네.
滿堂賓客寂不語[만당빈객적불어] : 집 가득한 귀한 손님들 말도 없이 조용하고
惟有小燭搖殘紅[유유소촉요잔홍] : 오로지 작은 촛불 있어 붉게 남아 흔들리네.
君不見[군불견] : 그대 보지 못했나,
公孫舞釖悟草書[공손무도오초서] : 공손대랑의 춤추는 칼에서 초서를 깨우쳤는데
我今作詩慚未工[아금작시참미공] : 나는 지금 시를 짓고서 정교하지 못해 부끄럽네.
佶屈[길굴] : 문구가 난삽하여 뜻을 이해하기 어려움.
偃蹇[언굴] : 거드름을 피우며 거만함.
須臾[수유] : 짧은 시간,
眞龍[진룡] : 道家[도가]에서, 사람의 심장을 이르는 말.
搖曳[요예] : 흔들흔들 움직임, 이리 저리 거닒.
鏗然[갱연] : 부딪치는 소리가 맑고 곱다.
公孫舞釖[공손무검] : 公孫大娘[공손대랑]의 劒器舞[검기무], 공손대랑의 칼춤을 보고
張顚{[장전, 唐대의 張旭[장욱]. 자는 伯高[자는 백고]}가 草書[초서]에 영감을 받았다 함.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道人[위항도인]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했던 북학파의 일원.
공리공담을 일삼던 주자학적 사상계와 풍수도참설에 비판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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