霽月堂先生集卷之三 시

偶覽石洲集感題[우람석주집감제]

돌지둥[宋錫周] 2019. 6. 13. 14:17

霽月堂 宋奎濂[제월당 송규렴]

偶覽石洲集感題[우람석주집감제] 丁丑[정축]

우연히 석주집을 보고 느낌을 쓰다.   1697 [68세] 숙종 28년


跌宕花山子[질탕화산자] : 흥취가 높은 안동의 사람이니

騷壇第一豪[소단제일호] : 문필가중에 제 일의 호걸이네.

才情元錦繡[재정원금수] : 재주와 정취 수놓은 비단같고

醉舌是波濤[취설시파도] : 취해 말하면 큰 물결 다스렸네.

夙擅當時譽[숙천당시예] : 일찍 당시의 명예를 차지하고

仍蒙聖主褒[잉몽성주포] : 임금님의 칭찬을 자주 받았네.

嗟嗟宮柳句[차차궁류구] : 아 ! 탄식하네 궁류의 글귀를

竟見落紅桃[경견락홍도] : 마침내 홍도 떨어짐을 보았네.



宣廟聞公名[선묘문공명]命寫所爲詩以入[명사소위시이입]

선묘(선조)께서 공의 이름을 듣고 명으로 공이 지은 시를 필사하여 들이게 하고는

授職充遠接使製述官[수직충원접사제술관] 원접사 제술관의 관직을 주어 담당케하니

公不拜命而往到[공불배명이왕도] 공은 명령을 받지 않고 갔다.

光海時以宮柳詩[광해시이궁류시]受刑竄北[수형찬북]

광해군 시절에 궁류시 때문에 북쪽에 내치는 형벌을 받아

暫憩于東門外閭家[잠게우동문외려가]親朋携酒來勸[친붕휴주래권]

잠시 동문 밖의 민가에 쉬는 중에 친한 벗이 술을 가지고와 권하였다.

見壁上有題古句曰[견벽상유제고구왈] 벽 위를 보니 옛 글귀가 있어 이르길

勸君更進一杯酒[권군경진일배주] 그대에게 권해 다시 더하는 한 잔 술이 

酒不到劉伶墳上土[주불유령분상토] 술이 유령의 무덤 위 흙까지 이르는것 아니니

況是靑春日將暮[황시청춘일장모] 하물며 푸른 봄날 해 저물려하는데

桃花亂落如紅雨[도화난락여홍우] 복숭아 꽃 어지러이 떨어져 붉은 비 내리는것 같네.

而勸作權[이권작권] 권할 勸[권]이 권세 權[권]으로 되어있었다.

時當三月[당년삼월]紅桃正落[홍도정락] 당시 3월이라 붉은 복숭아꽃이 때마침 떨어졌다.

公遂卒于其家[공수졸우기가] 공이 마침내 그 집에서 죽으니

萬事前定如此[만사전정여차]吁亦憯矣[우역참의]

만사가 미리 정해진것이 이와 같다. 아 또한 슬픈 일이다.


石洲集[석주집] : 權韠[권필:1545-1612]의 시문집. 1631년(인조 9) 李植[이식]이

    문인 沈器遠[심기원]이 간직하고 있던 구본과 李安訥[이안눌]의 숙부집에서 발견된 신본,

    그리고 집에 보관되어 있던 亂藁[난고]를 추려 편집하였다.11권 4책. 목판본.

跌宕[질탕] : 興趣[흥취]가 썩 높거나 放蕩[방탕]함. 신이나서 지나치게 흥이나게 놂.

花山[화산] : 安東[안동]의 別號[별호], 權韠[권필]의 본관이 安東[안동]이므로 이렇게 표현.

騷壇[소단] : 韻致[운치]가 있고 雅澹[아담]한 文筆家[문필가]들의 社會[사회].

宮柳[궁류] : 權韠[권필이 지은 聞任茂叔削科[문임무숙삭과]라는 시 임무숙의 삭과를 듣고에

                  宮柳靑靑鶯亂飛[궁류청청앵난비] 滿城官盖媚春暉[만성관개미춘휘]

                  대궐의 버들 푸르고 어지러이 나는 앵무, 성에 가득한 벼슬아치 봄 볕에 아양떠네.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락] 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

                  조정에선 태평성대를 하례하나, 누굴 시켜 포의 에게서 바른말 하게했나.

                 라고 읊었는데 宮柳[궁류]는 外戚[외척] 유씨를, 앵무는 난무하는 뇌물로 읊어

                 金直哉[김직제]의 誣獄[무옥]에 연루되어 혹독한 고문을 받고 귀양을 가다가

                 동대문 밖에서 동료들이 주는 술을 마시고 이튼날 죽음.

紅桃[홍도] : 紅桃花[홍도화]의 준말, 홍도나무. 이 글에서는 광해군의 親鞠[친국]을 받고

                 함경도 慶源[경원]으로 유배를 가다 죽은 권필을 말함.

宣廟[선묘] : 成宗[성종과 宣祖[선조]의 廟號[묘호]로 여기서는 宣祖[선조]의 묘호를 말함.

遠接使[원접사] : 중국 사신을 멀리까지 나가 맞아들이는 일을 하던 임시직 벼슬. 李廷龜[이정구]

製述官[제술관] : 月沙 이정구가 중국 사진을 맞으러 원접사로 나가며 권필이 詩才[시재]가 있어

                 명성이 자자하다며 대동하기를 청하니 선조가 허락하고 권필의 시문을 보고자하여

                 승정원에서 필사하여 올리자, 크게 칭찬하고 順陵[순릉] 參奉[참봉]에 임명하였지만

                 부임하지 않았음.

劉伶[유령] : 西晉[서진]의 사상가로 죽림칠현의 한 사람, 술을 몹시 즐겨

                酒德頌[주덕송]이라는 글을 남겼다.


霽月堂先生集卷之三[제월당선생집2권] 詩[시] 1819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4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奎3667 한국문집총간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