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蜜蜂歌[밀봉가] 李荇[이행]

돌지둥[宋錫周] 2016. 9. 3. 12:08

 

          蜜蜂歌[밀봉가]        李荇[이행]

           꿀벌의 노래

 

一圍枯木天空中[일위고목천공중] : 무한히 열린 하늘에 한 아름의 고목나무 
蜜蜂作蜜來往通[밀봉작밀래왕통] : 꿀벌이 꿀을 만들려 오고 가며 왕래하네. 
歲華已晩筋力微[세화이만근력미] : 세월은 이미 저물어져서 근력은 적지만 
經營寧避雨與風[경여영피우여풍] : 일을 할 적엔 어찌 비 바람을 피할쏜가. 
曾房歷歷臺殿同[증방역력대전동] : 역력하게 집을 늘리니 궁궐과 한가지라
制作一一偸天工[제작일일투천공] : 하나 하나 짓고 만드니 조물주가 탐내네. 
君臣有禮不可亂[군신유례불가난] : 군신 간에 예가 있어 가히 문란치 않으니
豈謂微物無其衷[기위미물무기충] : 어찌 미물이라 일컬어 그 속마음 없으리요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山中花草自香美[산중화초자향미] : 산중의 화초들 저절로 향기 아름답고 
養子多在崖石裏[양자다재애석리] : 언덕의 바위 속에 많은 새끼들 기르네. 
世人重利輕生生[세인중리경생생] : 세인들은 잇속 챙겨 산 생명 경시하고
斫蜜不問蜂餓死[작밀불문봉아사] : 묻지 않고 꿀을 따니 벌들 굶어 죽는구나. 
嗟哉蜜蜂愼莫疏[차재밀봉신막소] : 아아 꿀벌의 재앙 진실로 멀리하지 말지니 
甕中慈悲誰更如[옹중자비수경여] : 항아리 속의 자비를 누가 마땅히 갚으리오. 

 

土人善候山蜂採蜜[토인선후봉채밀] 蜂多餓死[봉다아사]

 토박이들이 산의 벌들을 잘 찾아 꿀을 채취하는데, 벌들이 대개 굶어 죽는다.

 

有一僧[유일승]見餓蜂群聚[견아봉군취]憐之爲收置瓮中[연지위수치옹중]漬蜜以養[지밀이양]乃得活[내득활]

한 스님이 있어 굶주린 벌이 무리로 모인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 항아리 속에 꿀을 주어 길렀더니 비로소 살아났는데

 

明年[명년]作蜜滿瓮而去[작밀만옹이거] 云云[운운]

다음 해에  항아리 가득 꿀을 채워놓고 떠나갔다 한다.

 

容齋先生集卷之六[용재선생집권지6] 海島錄[해도록]

 

꿀벌 같은 미물도 보은을 한다니.....

꿀만 빨아먹는 인간보다 낳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