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여름 216

夜坐書懷[야좌서회]

夜坐書懷[야좌서회]  高敬命[고경명]밤에 앉아 회포를 쓰다. 一燈翳復吐[일등산부토] : 하나의 등잔 드러냈다 다시 가리고支頤坐夜深[지이좌야심] : 턱을 괴고는 밤이 깊도록 앉아있네.已多新換舊[이다신환구] : 이미 많은 옛 것을 새롭게 바꾸니那得後如今[나득후여금] : 어찌 지금과 같은 장래에 도달할까.睡興愁全減[수흥수전감] : 졸기 시작하니 시름도 온전히 줄고方書病欲尋[방서병욕심] : 약방문 적은 책 병들어 찾으려 하네.仍懷不平事[잉회불평사] : 기대어 생각하니 경치 고르지 않아風雨滿西林[풍우만서림] : 바람과 비가 서쪽 숲에 가득하구나. 方書[방서] : 약방문을 적은 책, 방술을 적은 글. 霽峯集卷之一[제봉집1권] 詩[시]高敬命[고경명,1533-1592] : 자는 而順[이순], 호는 霽峰[제봉]·苔軒[태..

한시 여름 2025.01.03

聖會罷後[성회파후]數日苦雨悶坐[수일고우민좌]

聖會罷後[성회파후]數日苦雨悶坐[수일고우민좌]却寄兼示會而[각기겸시회이]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성회가 돌아간 뒤에 몇일가 궂은 비로 답답하게 앉아 다시 회에게 겸하여 보이려 부치다.  城日融融夕[성일융융석] : 성의 나날은 화기애애한 저녁인데冥冥積雨何[명명적우하] : 으슥하니 오래 오는비를 어찌하나.浮雲兼白岳[부운겸백악] : 떠있는 구름은 흰 큰산을 둘러싸고度鳥落靑坡[도조락청파] : 건너가는 새는 푸른 언덕에 빠져드네.送馬難常速[송마난상속] : 탈 말을 보내봐도 항상 빠르기 어려워騎驢得再過[기려득재과] : 당나귀 얻어 타고 다시 한번 지나갔네.故人門巷底[고인문항지] : 오랜 친구들 거리의 문에 이르렀으니瀼水夜應多[낭수야응다] : 흐르는 강물 밤에는 뛰어나게 응하리라. 融融[융융] : 평화스럽게 즐기는..

한시 여름 2024.12.15

題匪懈堂四十八詠[제비해당48영] 48-2

題匪懈堂四十八詠[제비해당48영]    申叔舟[신숙주]비해당 48영에 쓰다.  48-2  竹徑淸風[죽경청풍] : 대나무 길의 맑은 바람. 脩篁夾徑碧雲堆[수황협경벽운퇴] : 긴 대숲의 좁은 지름길은 높이 쌓여 푸르고徙倚瀟然絶點埃[사의소연절점의] : 한가히 걸으니 깨끗하여 티끌과 점도 끊기네.世上炎蒸薰到骨[세상염증훈도골] : 세상 찌는 더위 올라와도 뼈에 향내 이르니此君應待故人來[차군응대고인래] : 대나무는 응당 오랜 친구 돌아오길 기다리네. 懈堂四[비해당] : 안평대군이 지은 10여칸 정자 이름.   비해당 안팎에 펼쳐진 자연 속에서 48가지의 아름다움을 찾아   시를 쓰고 匪懈堂四十八詠[비해당48영]이라 이름 지음.徙倚[사의] : 배회하다, 한가롭게 슬슬 걷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함. 徙倚[사의]  : ..

한시 여름 2024.12.03

苦熱[고열] 2-2

苦熱[고열] 2-2    星湖 李瀷[성호 이익]견디기 어렵도록 심한 더위.  渾身竟日汗漿流[혼신경일한장류] : 온전한 몸에 종일토록 땀 즙이 흘러내리니  揮扇功高不暫休[휘선공고불잠휴] : 부채 흔드는 공 뛰어나 잠시도 쉬지 못하네. 想到夏畦人正病[상도하휴인정병] : 여름 밭두렁 막 지친 사람에게 생각 미치니 茅廬雖窄亦寬愁[초려수착역관수] : 띠풀 농막이 비록 좁아도 또 원망을 줄이네. 渾身[혼신] : 온 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想到[상도] : 생각이 미침. 星湖先生全集卷之二[성호선생전집2권]  詩[시]李瀷[이익, 1681-1763] : 자는 子新[자신], 호는 星湖[성호]  조선 후기의 실학을 집대성한 실학자.  남인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의 유배지에서 태어나  세상에 도움이 되는 학문..

한시 여름 2024.11.27

驟雨[취우]

驟雨[취우]     雩南 李承晩[우남 이승만] 白晝群山晦薄言[백주군산회박언] : 대낮에 여러 산이 잠깐 사이에 어두워지며綠蛙俄報兩三番[녹와아보량삼번] : 초록빛 개구리가 갑자기 두 세번 알려오네.條焉一陣歸城市[척언일진귀성시] : 한 바탕 씻어 내는 듯 도시 시가로 돌아오며頃刻千箭射海門[경각천전사해문] : 눈 깜빡 할 새 많은 화살을 해문에 쏘아대네.東里已漂儒子麥[동리이표유자맥] : 동쪽 마을엔 이미 선비의 보리가 떠내려가고 西疇爭破野人樽[서주쟁파야인준] : 서쪽 밭에는 다투어 들판 사람 술통 망쳐놓네.風雷萬壑掀天地[풍뢰만학흔천지] : 폭풍과 우레가 큰 골짜기와 천지를 뒤집으니驚鳥紛紛過短垣[경조분분과단원] : 놀란 새들은 분분하게 낮은 담장을 지나가네.  薄言[박언] : 갑자기, 재빨리 허둥지둥, 잠깐 사..

한시 여름 2024.11.26

石室幽興[석실유흥]

石室幽興[석실유흥]    文谷 金壽恒[문곡 김수항]석실의 그윽한 흥취.  寂寞柴門掩白雲[적막시문엄백운] : 적막한 사립문은 흰 구름이 엄습하고 幽居淸絶絶塵紛[유거청절절진분] : 그윽한 거처 맑고 뛰어나 세속의 재난 끊겼네. 客來莫問山深淺[객래막문산심천] : 손님들 와서 산이 깊은가 좁은가 묻지 마시게 五月鵑聲盡日聞[오월견성진일문] : 오월엔 두견새 소리 해가 다하도록 들린다네. 石室[석실] : 김상헌이 은거하던 곳으로,    경기도 남양주 한강 가. 김상헌 사후 석실서원이 세워져    노론 및 안동 김씨 세도의 중심지가 되었다.幽居[유거] : 쓸쓸하고 궁벽한 곳에서 사는 일, 그런 곳에 있는 집. 文谷集 卷一[문곡집1권] / 詩[시]金壽恒[김수항1629-1689] : 자는 久之[구지], 호는 文谷[문곡]..

한시 여름 2024.11.25

苦熱[고열] 2-1

苦熱[고열] 2-1    星湖 李瀷[성호 이익]견디기 어렵도록 심한 더위. 年年人道熱無前[연년인도열무전] : 해마다 사람들 말하길 전에 없이 덥다하니 卽事斟量也似然[즉사침량야사연] : 당장의 일로 어림져 헤아리니 그럴 듯 하구나. 自是凡情忘過去[자시범정망과거] : 저만 옳은 모든 사정에 지난일은 잃어버리고 天心均一豈容偏[천심균일기용편] : 하늘 뜻 한결같은데 어찌 치우쳐 받아들이나.  卽事[즉사] : 지금 당장 보거나 듣거나 한 일.斟量[침량] : 사정이나 형편 따위를 어림잡아 헤아림.自是[자시] : 자기 의견만 옳다고 여김. 星湖先生全集卷之二[성호선생전집2권]  詩[시]李瀷[이익, 1681-1763] : 자는 子新[자신], 호는 星湖[성호]  조선 후기의 실학을 집대성한 실학자.  남인 집안 출신으로 ..

한시 여름 2024.11.22

讀書堂懷古[독서당회고] 2-2

讀書堂懷古[독서당회고] 2-2  金壽恒[김수항]독서당에서 옛 자취를 돌이켜 생각하다. 其二凌虛高閣夏猶寒[능허고각하유한] : 하늘 가까이 높은 누각 여름에 오히려 오싹하여倦客來登獨倚欄[권객래등독의한] : 고달픈 나그네 돌아와 올라 홀로 난간에 기대네.老木滄波懷舊處[노목창파회구처] : 노목과 푸른 물결에 옛날을 회상하며 머무르니斜陽愁思滿江干[사양수사만강간] : 저녁 햇빛에 시름겨운 생각이 강 줄기 가득하네. 老木[노목] : 오래 살아 생장활동이 멈춘 나무. 文谷集 卷一[문곡집1권] / 詩[시]金壽恒[김수항1629-1689] : 자는 久之[구지], 호는 文谷[문곡].  예조판서,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한시 여름 2024.11.11

讀書堂懷古[독서당회고] 2-1

讀書堂懷古[독서당회고] 2-1  金壽恒[김수항]독서당에서 옛 자취를 돌이켜 생각하다.  虛亭縹緲倚層空[허정표묘의층공] : 끝없이 먼 빈 정자 높은 하늘에 기대어 盛世風流一夢中[성세풍류일몽중] : 태평성대의 풍류는 한바탕 꿈 속이라네. 學士不來三十載[학사불래삼십재] : 배우는 선비 오지 않은 지 삼십 년이니 滿江煙月屬漁翁[만강연월속어옹] : 강 가득한 안개와 달빛은 어옹을 따르네. 縹緲[표묘] : 끝없이 넓거나 멀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어렴풋함. 層空[층공] : 극히 높은 하늘.盛世[성세] : 문물이 한껏 발달된 융성한 세대.風流[풍류] : 멋스럽고 풍치 있는 일.漁翁[어옹] : 고기잡이하는 늙은이. 文谷集 卷一[문곡집1권] / 詩[시]金壽恒[김수항1629-1689] : 자는 久之[구지..

한시 여름 2024.11.10

呼韻[호운]

呼韻[호운]  金壽恒[김수항]운을 부르기에.  暮色帶蒼煙[모색대창연] : 저무는 빛은 푸른 안개 두르고 遙山橫白雨[요산횡백우] : 먼 산에는 소나기가 뒤엉키네. 波間出沒舟[파간출몰주] : 물결 사이에 배는 보일랑 말랑 天際微茫樹[천제미망수] : 하늘 끝 나무들 어슴푸레하구나. 白雨[백우] : 소나기, 뇌우, 우박.    큰 물방울이 공중에서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덩어리.出沒[출몰] : 나타났다 없어졌다 함.微茫[미망] : 어습푸레하다. 文谷集 卷一[문곡집1권] / 詩[시]金壽恒[김수항1629-1689] : 자는 久之[구지], 호는 文谷[문곡].  예조판서,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한시 여름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