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218

夜訪徐稼雲借屋讀書處[야방서가운차옥독서처]

夜訪徐稼雲借屋讀書處[야방서가운차옥독서처] 時李懋官[시이무관]柳惠風不期而至[유혜풍불기이지] 朴齊家[박제가] 한밤에 서가운이 집을 빌려 독서하는 곳을 찾았다. 때마침 이무관과 유혜풍이 기약도 않고 이르렀다. 初更燈火映門深[초경등화영문심] : 초저녁에 등잔불 불이 깊은 문을 비추는데 李柳翩翩不意臨[이유편편불의림] : 이무관 유혜풍 훨훨 날아 뜻하지 않게 임하네. 至友元同斯世降[지우원동사세항] : 근원이 같은 친한 벗이 이 세상에 함께하니 眞詩各出自家音[진시각출자가언] : 참된 시는 각자 자기 가문의 소리를 내놓네. 輕雲一點天邊月[경운일점천변월] : 엷은 구름 한 점과 하늘 가의 달빛이 積雪千章苑北林[적설천장원북림] : 쌓인 눈에 북쪽 숲 동산의 밭둑을 드러내네. 小醉回頭仍此歲[소취회두잉차세] : 조금 취하여 ..

박제가 2023.07.14

次李君十三[차이군십삼]

次李君十三[차이군십삼] 朴齊家[박제가] 이군 십삼을 차하다. 燈靑窻紙薄[등청창지박] : 등불은 푸르고 창의 종이는 얇은데 老屋著寒林[노옥저한림] : 오래된 집에 차가운 숲이 드러나네. 月抱纖纖影[월포섬섬영] : 달을 둘러싼 그림자 가늘고 고운데 梅存耿耿心[매존경경심] : 매화를 살피니 마음은 맑고 환하네. 友朋非壯歲[우붕비장세] : 벗과 친구들 기세 좋은 나이 아니오 天地忽窮陰[천지홀궁음] : 천지는 갑자기 궁핍한 겨울이구려. 愛汝門前雪[애여문전설] : 그대들은 문 앞의 눈을 사랑하나니 黃昏逕易尋[황혼경이심] : 황혼에는 좁은 길을 찾기가 쉽겠네. 十三[십삼] : 李喜經[이희경, 1745~1806?] 의 호 十三齋[십삼재], 다른 호는 綸菴[윤암], 자는 聖緯[성위], 아우 李喜明[의희명]과 함께 연암의..

박제가 2023.07.07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4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4 云不見子落筆久矣[운불견자락필구의]使其子十三伴宿[사기자십삼반숙] 朴齊家[박제가] 상복입는일을 마친 뒤에 이소 어르신을 뵈었다. 괴로워하는 나에게 시 쓰기를 권하시며 그대가 장난삼아 쓴 시를 보지 못한지 오래 되었다 하시며 그 아들 십삼(유희경)으로 하여금 짝하여 머물게 하셨다. 雪屋漫漫總潑烟[설옥만만총발연] : 멀고 지리하니 눈 내린 집에 활발한 안개 모이고 荒邨一帶卽門前[황촌일대즉문전] : 황폐하고 쓸쓸한 마을 일대는 문 앞에 가깝구나. 參橫月落今何夕[삼횡월락금하석] : 삼성 기울고 달이 지니니 오늘은 어떠한 밤일까 酒白燈靑似舊年[주백등청사구년] : 술은 깨끗하고 등불 푸른 것이 지난 해와 같구나. 作賦休須皇甫序[작부휴수황보서] : 모름지기 ..

박제가 2023.06.30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3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3 云不見子落筆久矣[운불견자락필구의]使其子十三伴宿[사기자십삼반숙] 朴齊家[박제가] 상복입는일을 마친 뒤에 이소 어르신을 뵈었다. 괴로워하는 나에게 시 쓰기를 권하시며 그대가 장난삼아 쓴 시를 보지 못한지 오래 되었다 하시며 그 아들 십삼(유희경)으로 하여금 짝하여 머물게 하셨다. 嶺末天長雪化烟[영말천장설화연] : 고개 꼭대기 하늘로 나아가니 안개가 눈으로 되고 遙松墨色暝樓前[요송묵색명루전] : 어두운 빛의 아득한 소나무 앞의 누각 저무는구나. 堪憐細月先寒夕[감련세월선한석] : 추운 저녁 이끌며 평정하는 초승달 사랑스러운데 獨傍踈梅殿逝年[독방소매전서녕] : 홀로 찾은 성긴 매화에 나이만 신음하며 지나가네. 舞已翩翩如竹亂[무이편편녀죽란] : 나부끼는..

박제가 2023.06.28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2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2 云不見子落筆久矣[운불견자락필구의]使其子十三伴宿[사기자십삼반숙] 朴齊家[박제가] 상복입는일을 마친 뒤에 이소 어르신을 뵈었다. 괴로워하는 나에게 시 쓰기를 권하시며 그대가 장난삼아 쓴 시를 보지 못한지 오래 되었다 하시며 그 아들 십삼(유희경)으로 하여금 짝하여 머물게 하셨다. 藥竈新消榾柮烟[약조신소골돌연] : 약 짓는 부엌에 처음 장작 연기 사라지고 歲寒燈火立春歬[세한등화립춘전] : 세모의 추위에 등잔불은 입춘을 인도하네. 梅花人比林和靖[매화인비임화정] : 매화를 사람과 대등하게 여긴 임화정선생 雪霽山如趙大年[설제산여조대년] : 눈이 개인 산은 조대년(조령양)과 같구나. 世界元從黃土弄[세계원종황토롱] : 온 세상 근본을 따르며 붉은 흙 희롱하..

박제가 2023.06.10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1

免喪後謁李丈 熽[면상후알이장 소]苦勸余以詩[고권여이시] 4-1 云不見子落筆久矣[운불견자락필구의]使其子十三伴宿[사기자십삼반숙] 朴齊家[박제가] 상복입는일을 마친 뒤에 이소 어르신을 뵈었다. 나에게 시 쓰기를 괴롭게 권하시며 그대가 장난삼아 쓴 시를 보지 못한지 오래되었다하시며 그 아들 십삼(유희경)으로 하여금 짝하여 머물게 하셨다. 光陰如水事如烟[광음여수사여연] : 세월은 물과 같고 일들은 안개와 같은데 哀樂郁無住眼前[애락울무주안전] : 슬픔과 기쁨 울적함도 없이 눈 앞에 머무네. 酒煖人間愁失日[주완인간수일일] : 술이 따뜻하니 사람들 매일 시름을 즐기고 山靑分外許忘年[산청분외허망년] : 분수에 넘친 푸른 산은 나이 잊음 허락하네. 宮商子夜西琴作[궁상자야서급작] : 궁상각치우 오음에 한 밤중 서금곡을 짓고..

박제가 2023.04.21

窄菴夜訪柳連玉詩[착암야방유연옥시]

附[부] 窄菴夜訪柳連玉詩[착암야방유연옥시] 朴齊家[박제가] 착암 유연옥을 밤에 방문하여 시를 부치다. 四首[4수] 1 濛濛上絃月[몽몽상현월] : 자욱하니 달님이 줄 위로 올라오니 脈脈黃昏雪[맥맥황혼설] : 끊이지 않고 황혼녁에 눈이 내리네. 有客椉興來[유객승흥래] : 친하게 지낸 나그네 흥겨워 돌아와 囊中酒錢出[낭중주전출] : 주머니 안의 술을 살 돈을 내어놓네. 連玉[연옥] : 柳琴[유금 : 1741-1788] 의 자, 또는 彈素[탄소]이며, 호는 幾何室[기하실] 또는 窄菴[착암]. 조선 후기의 시인이자 실학자로 연암 학파(백탑파)의 일원. 2(유금의 시) 客持離騷經[객지이소경] : 손님이 이소경을 가지고서는 訪我雪夜半[방아설야반] : 한창 눈오는 밤에 나를 찾았네. 知君不平心[지군불평심] : 마음 편..

박제가 2023.04.01

新晴次𣤭齋[신청차?재]

新晴次𣤭齋[신청차?재] 朴齊家[박제가] 오랜 비가 새로 개이어 ?재를 차하다. 山麓皆明膩[산록개명니] : 산 기슭은 모두 밝으며 매끄러운데 新晴倍日光[신청배일광] : 새롭게 개이니 태양은 더욱 빛나네. 遊絲句水纈[유사구수힐] : 아지랑이는 맺은 강물에 넉넉하고 紅雨含泥香[홍우함니향] : 붉은 꽃비 내려 진흙에 향기 머금네. 粒有蟲來議[입유충래의] : 낟알에 있는 돌아온 벌레 가려내고 巢看燕自量[소간연자량] : 새집 보며 제비는 스스로 헤아리네. 怡然觀物化[이연관물화] : 만물의 변화를 보니 기쁘고 좋아서 何用惜春忙[하용석춘망] : 바쁜 봄을 아쉬워할 필요가 없구나. 遊絲[유사] : 아지랑이. 紅雨[홍우] : 붉은 꽃이 많이 떨어져 내림의 비유.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

박제가 2023.03.26

柳川店[유천점]

柳川店[유천점] 朴齊家[박제가] 유천점. 古店尋誰宿[고점심수숙] : 오래된 여관 찾으니 누구와 머무나 風埃滿幅巾[풍애만복건] : 바람과 티끌이 복건에 가득하구나. 橫沈烟似水[횡침연사수] : 뒤엉켜 잠긴 강물은 안개와 같은데 離立黍疑人[이립서을인] : 늘어 서있는 기장에 사람들 멈추네. 馬齕殘依壁[마흘잔의멱] : 말이 씹어낸 상처난 벽에 의지하니 虫鳴懇到晨[충명간도신] : 벌레들 새벽 되자 간절히 우는구나. 無端此燈下[무단차등하] : 실없이 지금은 등잔불을 물리치며 又作一宵因[우자일소인] : 다시 하룻 밤을 의지하여 일어나네. 幅巾[복건] : 도복을 입을 때 머리에 쓰는 건. 어린 사내아이가 돌날이나 명절에 씀. 無端[무단] : 이유 없이, 까닭 없이, 끝이 없음, 실없이.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박제가 2023.03.01

懋官鑄蠟爲梅[무관주랍위매]

懋官鑄蠟爲梅[무관주랍위매] 名曰輪回花[명왈윤회화] 朴齊家[박제가] 무관이 밀랍으로 매화를 만들고 이름하길 윤회화라 하다. 蠭之未採我如斯[봉지미채아여사] : 꿀벌이 아직 꿀 따지 않아 잠시 나와 같은데 輾轉中間了未知[전전중간료미지] : 뒤척거리는 가운데에 알지 못하고 깨달았네. 記取東園花樹裡[기취동원화수리] : 동쪽 동산의 꽃과 나무 가운데를 기억하노니 某年月日遇風時[모년월일우풍시] : 모년 모월 모일에 바람을 만났을 때였구나. 懋官[무관] : 李德懋[이덕무,1741-1793]의 자, 호는 炯菴[형암]·靑莊館[청장관]· 雅亭[아정]· 蟬橘堂[선귤당]. 박제가·유득공·이서구 등과 함께 四家時人[사가시인]의 한 사람.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박제가 2023.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