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218

臨東海[임동해]

臨東海[임동해] 朴齊家[박제가] 동해에 임하여. 深淺何能目力求[심천하능자력구] : 깊고 얕음을 어찌 능히 스스로 힘써 구했나 風霆百怪滀爲幽[풍정백괴축위유] : 바람과 번개 기괴해도 그윽한 물이 모였구나. 鰕夷列傳無三史[하이렬전무삼사] : 하이 나라가 벌리어 전하나 삼사책에는 없고 徐巿人烟外九州[서불인영외구주] : 서불의 사람 그림자는 아홉주를 벗어 낫구나. 此岸吾當觀日出[차당오당관일출] : 이 언덕에서 나는 마땅히 해 나오는 것을 보고 今行恨末値鯨游[금행한말치선유] : 이번 행차 늙음을 한하며 고래 노는걸 만났네. 永懷羅代奇男子[영회라대기남자] : 오래 오래 생각했던 신라 시대 남자 뛰어난데 秋雨同觀落葉舟[추우동관락엽주] : 가을 비를 함께 보려니 일엽편주 쓸쓸하구나. 鰕夷[하이] : 일본 홋가이도에 있..

박제가 2023.02.19

八潭[팔담]

八潭[팔담] 朴齊家[박제가] 만폭동 팔담. 石素川淸繞化城[소석천청요화성] : 돌은 희고 내는 맑아 조화로 지키며 둘러싸고 夕陽收盡洞庭明[석양수진동정명] : 저녁 햇살 모두 거두니 골짜기 뜰은 밝아지네. 降香中使無消息[강향중사무소식] : 향을 피우며 명을 전하는 내시는 소식도 없고 梵唄空傳海外聲[범패공전해외성] : 범패 소리 헛되이 전하니 바다 밖의 소리구나. 降香[강향] : 옛날, 朔望[삭망] 때마다 관리가 廟堂[묘당]에 가서 향을 피우고 절을 하다, 향을 피우고 참배하다. 中使[중사] : 宮中[궁중]에서 왕의 명령을 전하던 內侍[내시]. 梵唄[범패] : 절에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것으로, 석가여래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박제가 2023.02.15

將入金剛[장입금강]登金水亭[등금수정]

將入金剛[장입금강]登金水亭[등금수정] 候同伴不至[후동반부지] 朴齊家[박제가] 장차 금강산에 들려고 금수정에 올랐는데 동행이 오지 않아 기다리며. 亭根石趾水環環[정근석지수환환] : 돌로 기초한 정자 밑동에 강물 돌아 둘러싸고 朝日蒼茫在笠端[조일창망재립단] : 넓고 멀어 아득한 아침 해는 삿갓 끝에 있구나. 遠峀陰晴堪悵望[원수음청감창망] : 흐렸다 개인 먼 산 참고서 시름없이 바라보다 烟波皺展入橫看[연파추전입횡간] : 주름 펼친 안개 물결 뒤섞여 드는걸 바라보네. 花叢有露春寒淺[화총유로춘한천] : 이슬이 넉넉한 꽃 떨기에 엷게 차가운 봄날에 沙岸無人雨點殘[사안무인우점잔] : 사람 없는 모래 언덕에 사나운 비가 떨어지네. 綠草汀洲何處路[녹초정주하처로] : 푸른 풀과 물가 모래섬의 어느 곳이 길일런가 思君不見倚..

박제가 2023.02.08

家居絶句[가거절구]

家居絶句[가거절구] 朴齊家[박제가] 집에 박혀서 절구를 짓다. 天灮正綠濶[천광정록활] : 하늘이 빛나며 때마침 푸르고 넓으니 今日好逍遙[금일호소요] : 오늘은 슬슬 거닐어 다니기 좋겠구나 白雲望可飽[백운망가포] : 흰 구름을 가히 만족하며 바라보면서 行吟以爲謠[행음이위요] : 거닐며 읊으니 노래를 이루게 되었네. 游絲綠樹外[유사록수외] : 아지랑이는 푸르른 나무를 벗어나고 烟氣復闤闠[연기복환궤] : 연기의 기운은 저자 거리로 돌아가네. 且以思君故[차이사군고] : 또한 어진이를 사모하는 까닭 때문에 極目到無際[극목도무제] : 눈길이 다하도록 끝도 없이 이른다네. 細君春多病[세군춘다병] : 아내는 봄오면 질병이 많아지는지라 歸家厭酬對[귀가염수대] : 집에 돌아가 술잔 마주함을 싫어하네. 尋醫薄暮過[심의박모과..

박제가 2023.01.28

朝雪[조설]

朝雪[조설] 朴齊家[박제가] 아침 눈. 漠漠輕陰鳥去遅[막막경음조거지] : 넓고 아득한 옅은 그늘에 새는 느리게 가고 杈枒萬木日暹時[차야만목일섬시] : 많은 나무 가지 엉키어 때마침 햇살 치미네. 政逢辛卯季冬雪[정봉신묘계동설] : 확실한 신묘년의 음력 섣달에 눈을 맞으니 却憶昌黎伯古詩[각억창려백고시] : 도리어 창려의 뛰어난 고체시가 생각나네. 坐睡茶僮雙䣛抱[좌수다동쌍슬포] : 앉아서 졸던 차 끓이는 아이 두 무릎 안고 行吟山客皓眉垂[행음산객호미수] : 거닐며 읊는 산 나그네 흰 눈썹을 드리웠네. 遙憐吾友頻呵硯[요련오우빈가연] : 멀리 가련한 나의 벗은 자주 벼루를 꾸짖고 書裡幽光閉戶知[서리유광폐호지] : 글 가운데 어두운 빛에 문이 닫힌 것 알겠네. 漠漠[막막] : 소리가 들릴 듯 말 듯 멂, 고요하고 ..

박제가 2023.01.19

葛山店舍曉雨[갈산점사효우]

葛山店舍曉雨[갈산점사효우] 朴齊家[박제가] 갈산 여관의 새벽 비. 卧數歸程睡不成[와수귀정수불성] : 돌아갈 길을 누워 헤아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懷君更自念平生[회군갱자념평생] : 현자를 보내고 더욱 스스로 평생을 생각한다네. 心勞大抵由形役[심로대저유형역] : 마음은 힘써가며 대저 몸이 부리는 대로 따르다 苦住元來勝樂行[고주원래승락행] : 괴롭게 머물려니 원래 즐겁게 가는게 낫겠구나. 南國山河多雁影[남국산하다안영] : 남쪽 지방의 산과 강에는 기러기 자태 뛰어나고 中宵風雨又鷄聲[중소풍우우계성] : 한 밤중의 비와 바람에 또한 닭들이 소리 내네. 鳴機軋軋兒啼混[명기알알아제혼] : 베틀 삐걱거리는 소리 내며 아이 울음 섞이지만 店主生涯倒有情[점주생애도유정] : 여관 주인은 평생 동안 도리어 정만 넉넉하구나...

박제가 2022.12.24

越眞樹亭[월진수정]

越眞樹亭[월진수정] 朴齊家[박제가] 진수정을 지나며 寒山皺削夕陽時[한산추삭석양시] : 추운 산에 찡그리며 지근대다 때마침 석양인데 曠埜飄然一馬騎[광야표연일마기] : 드넓은 들판에 한마리 말을 타고 훌쩍 나타났네. 天色至淸顔可映[천색지청안가영] : 하늘 빛은 지극히 맑으며 가히 얼굴에 비추는데 雲膚極細口堪吹[운부극세구감취] : 넓은 구름 지극히 가늘게 어귀에 불며 평정하네. 流年付與婆娑樹[유년부여파사수] : 거침이 없는 시대 가냘픈 나무에 함께 의지하며 終日吟成碨礧詩[종일음성외뢰시] : 종일토록 단단히 뭉쳐 응어리 진 시 읊어 이루네. 客裏黃花愁已老[객리황화수이로] : 객지 살이의 국화 꽃에 늙은이는 이미 시름겹고 折來三嗅欲貽誰[절래삼후욕이수] : 꺽어 돌아와 거듭 맡으니 누구에게 전하려 하나. 碨礧[외뢰..

박제가 2022.12.18

自溫陽還[자온양환]

自溫陽還[자온양환] 朴齊家[박제가] 몸소 온양에서 돌아오다. 禾聲時瑟瑟[화성시슬슬] : 볏 잎 소리 때맞춰 우수수 쓸쓸한데 亭午到人墟[정오도인허] : 한 낮에 사람들 저자 거리 이르렀네. 遠峀靑如瀉[원수청여사] : 먼 산봉우리 푸른 빛 드러낸 것 같고 平沙凈可書[평사정가서] : 모래 개펄 깨끗하여 글씨 쓸만하네. 霜飛烏舅冷[상비오구랭] : 서리 날리자 오구자 촛불 싸늘하고 水落雁奴踈[수락안노소] : 강 마을에 경계서는 기러기 드무네. 獨自心中念[독자중심념] : 외로운 사람 스스로 마음 속 읊으니 黃花滿故廬[황화만고려] : 국화꽃이 친한 벗의 집에 가득하네. 瑟瑟[슬슬] : 우수수하여 쓸쓸하고 적막함. 亭午[정오] : 正午[정오], 낮 열두시. 烏舅[오구] : 기름을 쓰지 않고 납과 烏臼子[오구자]로 만든..

박제가 2022.12.07

題店壁[제점벽]

題店壁[제점벽] 朴齊家[박제가] 여관 벽에 쓰다 岐路連天不可端[기로련천불가단] : 하늘에 잇닿은 갈림길은 가히 끝도 없으니 出門三日又江干[출문삼일우강간] : 집을 떠난지 삼일 만에 또 강물이 막는구나. 湖南山水緜緜色[호나만수면면색] : 호남지방의 산과 강물 빛은 끊어지지 않고 秋季園林歷歷寒[추계원림역력한] : 가을 철 동산과 숲에는 추위가 역력하구나. 宿處星灮侵夜飯[숙처성광침야반] : 숙박하는 곳의 별 빛에 저녁 밥은 초라한데 起來鴻影落晨鞍[기래홍영락신안] : 다시 돌아온 기러기 모습 새벽 안장에 떨어지네. 男兒儘是游無定[남아진시유무정] : 남아는 무릇 정한 곳 없이 모두 여행하는데 秪恐如斯歲月闌[지공여사세월란] : 다만 이와 같이 세월이 가로막을까 두렵구나. 緜緜[면면] :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모양..

박제가 2022.12.01

素沙[소사]

素沙[소사] 朴齊家[박제가] 薄暮行經古戰場[모박핼경고전장] : 저물녁 임박하여 옛날의 싸움터를 지나가려니 亂鴻飛盡遠烟黃[난홍비진원연황] : 가득한 기러기 다 날아가고 누런 연기 멀어지네. 崩雲吐似車輪轉[붕운토사거륜전] : 무너진 구름을 드러낸 듯 수레 바퀴는 맴도는데 落日凝成瀑布灮[낙일응성폭포광] : 지는 해 엉기 듯이 일어나니 폭포의 빛이로구나. 此地誰令如夢寐[차지수령여몽매] : 이 땅을 누구로 하여금 잠자며 꾸는 꿈같이 했나 何心更自久徊徨[하심갱자구회황] : 무슨 마음에 다시 스스로 오래 머물며 헤매는가. 沈沙折戟還憐汝[침사절극환련여] : 잠긴 모래에 꺾어진 창에 도리어 너는 가련하고 冷雨凄風幾度忙[냉우처풍기도망] : 찬 비에 처량한 바람이 얼마나 급하게 건넜을까. 空濶鞭梢革履舟[공활편초혁리주] : ..

박제가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