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218

振威[진위]

振威[진위] 朴齊家[박제가] 진위현. 零露沾衣袂盡垂[영로첨의몌진수] : 떨어진 이슬이 옷을 적시니 소매 다 늘어뜨리고 路傍逢石偶題詩[노방봉석우제시] : 길 옆에 시를 지어서 써 놓은 돌을 우연히 만났네. 闌干紅日寒山出[난간홍일한산출] : 어지럽게 퍼지는 붉은 해가 쓸쓸한 산에 나오니 老大黃楡故郡知[노대황유고군지] : 늙어 큰 누런 느티나무 오래된 고을임을 알겠네. 極目那禁秋士感[극목나금추사감] : 눈길 다하길 어찌 삼갈까 선비는 가을을 느끼며 臨風自詠楚人辭[임풍자영초인사] : 바람 임하여 스스로 읊어 초인(굴원)을 노래하네. 南行去去憑誰話[남행거거빙수화] : 남쪽으로 가고 가면서 누구의 이야기에 의지할까 佳處雲烟獨識之[가처운연독지지] : 아름다운 곳의 구름과 안개를 홀로 적으며 쓴다네. 識音志[지음지] ..

박제가 2022.11.23

曉渡銅雀津[효도동작진]

曉渡銅雀津[효도동작진] 朴齊家[박제가] 새벽에 동자개나루를 건너며. 馬踏空船霍霍鳴[마답공선곽곽명] : 말이 디디고 있는 빈 배는 곽곽 소리를 내고 寒星江底漾還明[한성강저양환명] : 찬 별빛이 강 바닥에 도리어 밝게 출렁이네. 冥濛不辦梢工立[명몽불판사공립] : 어둡고 흐리니 뱃사공은 서서 힘쓰지 못하고 犖确相隨賈客行[낙학상수고객행] : 얼룩진 자갈땅 서로 따르며 장사꾼들 다니네. 郭外殘燈猶夜色[곽외잔등유야색] : 성과 밖의 희미한 등불은 가히 밤의 경치인데 路傍何樹作秋聲[노방하수작추성] : 길 곁의 어느 나무는 가을의 소리를 내는구나. 翻驚暝裏丘陵轉[번경명리구릉전] : 어둠 속에서 도리어 놀라며 언덕을 맴도는데 日出飛霜滿客纓[일출비상만객영] : 해가 뜨며 서리 날리니 나그네 갓끈 가득하네. 銅雀津[동작진]..

박제가 2022.11.19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6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6 朴齊家[박제가] 다시 차하여 청수옥에 부치다. 盤桓不去葉飛飛[반환불거엽비비] : 서성거리며 가지 못하고 날아 오르는 잎들이 搖落之人似我稀[요락지인사아희] : 흔들어 떨어져 가는 사람 극히 나를 닮았구나. 日暮途窮何世界[일모도궁하세계] : 해는 저물고 길은 다하니 온 세상을 나무라고 登山臨水送將歸[등산림수송장귀] : 산에 오르고 물 임하며 문득 따르며 전송하네. 凄凉畫角橫霜雁[처량화각횡상안] : 처량한 뿔피리 소리에 추운 기러기 뒤엉키고 蕭瑟風帘颺酒扉[소슬풍렴양주비] : 술집 깃발 소슬하니 집안의 술자리에 날리네. 膓斷紅閨團扇怨[장단홍규단선원] : 붉은 규방 끊어진 마음 둥근 부채를 원망하고 篋香銷歇舊熏衣[협향소헐구훈의] : 상자의 향기 사라져도 옷에는 향기 스며드네. 盤..

박제가 2022.11.13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5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5 朴齊家[박제가] 다시 차하여 청수옥에 부치다. 冥鴻天末自高飛[명홍천말자고비] : 하늘 끝에 높이 나는 기러기는 스스로 높이 날아서 人不如禽色擧稀[인불여금색거희] : 사람답지 않은 짐승 같이 드물게 들추어 화장하네. 堯世翁無買山隱[요세옹무매산은] : 요임금 세상의 성대함이 없어 숨으려고 산을 사고 唐時士有乞湖歸[당시유사걸호귀] : 당나라 때에는 관리가 많아 호수를 따르길 빌었네. 薄遊城市寧懷刺[박유성시녕회자] : 성의 저자에서 맛없이 즐기며 어찌 명함을 품을까 到處烟霞可結扉[도처연하가결비] : 가는 곳마다 안개와 노을 넉넉히 사립문에 엉기네. 皎皎場駒誰所詠[교교장구수소영] : 희고 깨끗한 마당의 망아지 누구와 얼마나 읊을까 好賢君獨似緇衣[호현군도사치의] : 아름답고 어진 ..

박제가 2022.10.31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4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4 朴齊家[박제가] 다시 차하여 청수옥에 부치다. 意氣時時欲奮飛[의기시시욕분비] : 때때로 의로운 기상 떨치어 날려버리고 싶지만 睡來還復把書稀[수래환부파서희] : 잠이 오니 다시 머물러 서류 잡는 것도 드물구나. 閒愁正在沈吟處[한수정재침음처] : 한가한 시름에 때마침 신분 생각하며 살펴보고 世事無如痛飮歸[세사무여통음귀] : 세상 일도 없는 것 같으니 돌아가 흠뻑 마시리라. 一抹靑山窺靜几[일말청산규정궤] : 잠시 스치는 푸른 산을 조용한 안석에서 살피니 數株枯木守窮扉[수주고목수궁비] : 몇 그루의 말라죽은 나무가 궁벽한 집을 지키네. 胸中凈盡繁華想[흉중정진번화상] : 마음속 생각에 남음이 없어도 생각만 번화하고 千仞岡頭憶振衣[천인강두억진의] : 천 길높이 고개 꼭대기에서 옷을..

박제가 2022.09.06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3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3 朴齊家[박제가] 다시 차하여 청수옥에 부치다. 空齋冷雨帶烟飛[공재랭우대연비] : 빈 집에 차가운 비가 내려 오르던 연기를 두르고 四壁蕭然一事稀[사벽소연일사희] : 사방 벽은 쓸쓸한데다 하는 일도 드문 것 같구나. 志士眉端貧不到[지사미단빈부도] : 뜻있는 선비는 눈썹 끝에 이르지 못하니 가난하고 騷人鬢上歲云歸[소인빈상세운귀] : 시인과 문사의 귀밑털 위로 성한 세월만 돌아가네. 黑酣最妙還欹枕[흑감최묘환의침] : 은밀히 취하니 가장 오묘하여 다시 베개에 기대고 白醉多情更靠扉[백취다정갱고비] : 백발되어 취하니 정도 많아 다시 문짝에 의지하네. 怪我朋來能濟勝[괴아붕래능제승] : 괴이한 내게 벗들이 찾아와 능히 명승지 다니며 細君頻典嫁時衣[세군빈전가시의] : 아내가 시집 올 때..

박제가 2022.09.02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2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2 朴齊家[박제가] 다시 차하여 청수옥에 부치다. 書筵瀟洒羽觴飛[서연소쇄우상비] : 강연 자리 맑고 깨끗하니 새의 깃 모양 술잔 빠르고 隱几蒼茫綺語稀[안궤창망기어희] : 넓고 아득한 안석에 기대니 교묘히 꾸민 말 드물구나. 出世初非嘲小艸[출세초비롱소초] : 세상 나오는게 처음은 아니니 작은 잡초를 조롱하며 窮途誰與贈當䢜[궁도수여증당귀] : 곤궁한 처지를 누구와 더불어 마땅히 맡기어 보낼까. 九秋風雨牢騷葉[구추풍우뢰소엽] : 늦 가을 구월의 비 바람에 잎들과 우리는 떠들썩하고 萬壑黃昬寂寞扉[만학황혼적막비] : 깊고 큰 골짜기 누렇게 저무니 사립문은 적막하구나. 想見肯脩心皎潔[상견긍수심교결] : 생각해 보며 즐겨 수양하니 마음 달빛처럼 깨끗하고 涉江行採芰荷衣[섭강행채기하의] :..

박제가 2022.08.29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1

再次寄淸受屋[재차기청수옥] 6-1 朴齊家[박제가] 다시 차하여 청수옥에 부치다. 霜集疎籬露碎飛[상집소리로쇄비] : 거친 울타리에 서리 이르니 쇠약한 이슬 날아가고 山桑隕盡候虫稀[산상운진후충희] : 산의 뽕나무 잎 다 떨어지고 계절 벌레는 드물구나. 最難爲意秋冬際[최란위의추동제] : 가을과 겨울을 만나면 시를 짓기가 가장 어려운데 將以同吾惠好逮[장이동오혜호체] : 장차 나와 함께 편안하고 사이좋게 은혜 따르리라. 千里思朋須命駕[천리사붕수명가] : 천리의 벗을 생각하며 모름지기 탈 것 준비시키며 萬人如海獨關扉[만인여해독관비] : 바다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홀로 사립문을 닫네. 酒醒時節徧多感[주성시절편다감] : 시절에 맟춰 술을 깨니 느끼는 감동 널리 퍼지고 砧急誰家寄遠衣[침급수가기원의] : 누구네 집의 다듬..

박제가 2022.08.22

淸受屋夜坐[청수옥야좌] 6-6

淸受屋夜坐[청수옥야좌] 6-6 朴齊家[박제가] 청수옥에서 밤에 앉아. 風靜香烟淡自飛[풍정향연담자비] : 바람 고요하니 향기로운 연기 스스로 맑게 날리고 端居瞑目俗緣稀[단거명목속연희] : 한가하게 살며 눈을 감으니 속된 인연도 드물구나. 秋聲太半詩中入[추성태반시중입] : 가을철 바람 소리 태반이 시 짓는 가운데 빠져들고 夜色無端酒裏逮[야색무단주리체] : 밤의 경치는 무단하게도 술자리 가운데로 이르네. 脈脈靑燈含小屋[맥맥청등함소옥] : 푸른 등잔불 끊이지 않고 조그마한 집을 머금고서 蹌蹌寒葉赴虗扉[창창한엽부허비] : 춤추며 움직이는 쓸쓸한 잎들 빈 문짝에 다다르네. 有時一犬鳴如豹[유시일견명여표] : 제 때에 맞추어 개 한마리가 표범과 같이 울어대고 樹杪星灮競滴衣[수초성광경적의] : 마무 가지 끝에 빛나는 별..

박제가 2022.08.19

淸受屋夜坐[청수옥야좌] 6-5

淸受屋夜坐[청수옥야좌] 6-5 朴齊家[박제가] 청수옥에서 밤에 앉아. 車車馬馬市塵飛[차차마마시진비] : 수레와 수레 말과 말들에 저자엔 티끌이 날리고 回首城中朋㕛稀[회수성중붕우희] : 성 가운데로 머리 돌이키니 벗과 친구 드물구나. 坐惜灮陰成晼晩[좌석광음성원만] : 앉아서 늦게 해가 지며 이루는 세월 아쉬워하고 可堪燈火作依逮[가감등화작의체] : 등잔 불에 편안히 의지하게 됨을 견딜만하구나. 蕭然事外餘黃菊[소연사외여황국] : 외롭고 쓸쓸한 경치 밖에는 노란 국화가 남아서 搖落山前偃白扉[요락산전언백비] : 흔들려 떨어지는 산 앞의 흰 사립문에 나부끼네. 萬葉亭臯都凈盡[만엽정고도정진] : 오랜 세월 정자와 물가 모두 깨끗하게 자리하고 月如流水易沾衣[월여류수이점의] : 세월과 같이 흐르는 강물에 편안히 옷을 적..

박제가 2022.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