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賣癡獃[매치애]

돌지둥[宋錫周] 2021. 5. 23. 07:19

賣癡獃[매치애]   張維[장유]

어리석고 바보스러움을 팔다.

 

街頭小兒呌[가두소아규] : 거리 근처에서 소년들 부르짖으면서
有物與汝賣[유물여여매] : 더불어 팔아야 할 물건이 넉넉하다고
借問賣何物[차문매하물] : 어떤 물건을 팔려느냐 물어보니까
癡獃苦不差[치애고불차] : 괴롭게 낫지 않는 미련한 바보라네. 
翁言儂欲買[옹언농욕매] : 늙은이 하소연이 내가 사고자 하며 
便可償汝債[편가상여채] : 가히 편하게 너의 빛을 상환해주마. 
人生不願智[인생불원지] : 인생살이에 지혜는 원하지 않는데 
智慧自愁殺[지혜자수쇄] : 지혜란 진실로 괴롭힘만 심하다네.
百慮散冲和[백려산충화] : 온갖 걱정으로 온화함을 흩뜨리고
多才費機械[다재비기계] : 재주가 많아 권세의 틀로 해친다네.  
古來智囊人[고래지낭인] : 예부터 지혜의 주머니 있는 사람들 
處世苦迫隘[처세고박애] : 처세에 애써도 궁하고 험하였다네. 
膏火有光明[고화유광명] : 기름 불이 밝은 빛을 독차지하여도 
煎熬以自敗[전오이자패] : 지지고 태우면서 스스로 무너지지. 
鳥獸有文章[조수유문장] : 새와 짐승도 느낌과 생각이 있다면 
罔羅終見罣[망라종현괘] : 끝내 그물 망을 만나 걸리게 된다네. 
有智不如無[유지불여무] : 지혜가 많으면 없는 것 보다 못하고 
得癡彌可快[득치미가쾌] : 미친걸 안다면 더욱 좋은 일이로세. 
買取汝癡獃[매취여치애] : 너의 어리섞고 미련함 사서 취하며 
輸却汝狡獪[수각여교회] : 네게 교활과 간교함 도리어 보내리. 
去明目不盲[거명목불맹] : 밝음을 내버려도 눈은 소경이 아니오 
去聰耳不聵[거총이불외] : 귀 밝은것 덜어도 귀머거리 아니라네.
新年大吉利[신년대길리] : 새로운 해에는 크게 길하고 이로우리 
不用問蓍卦[불용문시괘] : 점대의 점괘에 물어 쓸 일이 없구나. 

 

賣癡獃[매치애] : 바보를 파는 아이, 옛날 중국 吳[오] 나라 풍속에,

   제야가 되면 어린아이들이 거리를 누비면서 “바보 사려” 하고

   외치고 다녔다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풍습이 있었는지는 미상이다.

   宋[송] 나라 范成大[범성대]의 “賣癡獃詞[매치애사]”에

   兒云翁買不須錢[아운옹매불수전] : 노인께서 사신다면 돈은 아예 필요없소

   奉賖癡獃千百年[봉사치애천백년] : 백 년 천 년 동안 외상으로 드릴테니

   라는 구절을 염두에 두고 아마도 이 시를 구성한 듯한다.

   范石湖集[범석호집 臘月村田樂府[납월촌전악부] 賣癡獃詞[매치애사]

 

 

谿谷先生集卷之二十五[계곡선생집25권]五言古詩[5언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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