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酒箴[주잠]

돌지둥[宋錫周] 2021. 5. 22. 12:13

酒箴[주잠]   南孝溫[남효온] 

辛丑二月五日[신축2월5일]於南山麓[어남산록]過酒失儀而作[과주실의이작]

신축년(1481) 2월 5일 남산 기슭에서 과음으로 실수하고 짓다.

 

初筵禮秩秩[초연예질질] : 처음 술자리는 예의롭고 생각이 깊어
賓主戒荒嬉[빈주계황희] : 손님과 주인 주색에 빠짐을 경계하네.
升降固有數[승강고유수] : 오르고 내림에 진실로 예법이 있고 
進退抑有儀[진퇴억유의] : 나가고 물러남에 삼가하며 절도 있네.
三桮言始暢[삼배언시창] : 석 잔 술에 말이 비로소 막힘이 없고 
失度自不知[실도자부지] : 법도를 그르침을 스스로 알지 못하네.
十桮聲漸高[십배성잠고] : 열 잔 술이면 점점 크게 소리를 내어
論議愈參差[논의투참치] : 책잡고 따지니 더욱 들쭉 날쭉 해지네. 
繼以恒歌舞[계이항가무] : 뒤이어 따라 항상 노래하고 춤추니
不覺勞筋肌[불각로근기] : 살과 힘줄이 고단함 깨닫지 못하네.
筵罷馳東西[연파치동서] : 술자리 마칠 때면 동서로 치달려니
衣裳盡黃泥[의상진황니] : 웃옷과 바지가 다만 누런 진흙뿐이네.
馬首之所向[마수지소향] : 말 머리가 나아가는 곳에 이르면 
兒童拍手嗤[아동박수치] : 어린 아이들이 손뼉 치면서 비웃네.
終然顚與躓[종연전여지] : 끝내는 더불어 넘어지고 자빠져서
而傷父母遺[이상부모유] : 부모가 주신 몸을 해치고마는구나.
非不知酒禍[비부지주화] : 술의 재앙을 모르는 바는 아니건만
顧自甘如飴[고자감여이] : 돌아보니 스스로 단 엿처럼 따랐네.
巫風戒於書[무풍계어서] : 무풍은 書經[서경]에서 경계하였고 
賓筵播於詩[빈연파어시] : 빈객과 함께한 잔치 시경에 옮겼네. 
揚雄曾著箴[양웅증저잠] : 양웅은 일찍이 酒箴[주잠]을 지었고 
伯有死於斯[백유사어사] : 백유는 술에 떨어져 기대다 죽었지. 
胡爲此狂藥[호위차광약] : 어찌하여 이러 미친 약을 마시는가
失德常在玆[실덕상재자] : 덕을 잃음이 항상 여기에 있다네.
酒誥在方策[주고재방책] : 술에 대한 경계가 서책에 있으니
宜念以爲規[의념이위규] : 의당 생각하여 법규로 삼아야 하리.

 

秩秩[질질] : 생각이 깊은 모양, 청명한 모양.

荒嬉[황희] : 주색에 빠져 음탕한 짓을 하며 놂.

參差[참치] : 參差不齊[참치부제], 길고 짧고 들쭉 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아니함.

巫風[무풍] :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三風十愆[삼풍십건]의 하나.

   書經[서경] 伊訓[이훈]에

   “敢有恒舞于宮[감유항무우궁] : 감히 궁중에서 항상 춤추고

   酣歌于室[감가우실] : 집에서 술 취하여 노래함이 있으면

   時謂巫風[시위무풍] : 이것을 무풍이라 한다.” 하였다.

賓筵[빈연] : 賓之初筵[빈지초연], : 詩經[시경] 小雅[소아]의 편명.

   衛[위]나라 武公[무공]이 술을 마시고 잘못을 뉘우치며 지은 시.

揚雄[양웅] : 漢[한]나라의 저명한 辭賦家[사부가]로

   字[자]는 子雲[자운], 成帝[성제] 때 給事黃門郞[급사황문랑]에 임명되었지만,

   哀帝[애제], 平帝[평제] 두 조대를 거치면서 한 번도 승진하지 못했다. 

伯有[백유] : 춘추 시대 鄭[전]나라 사람 良霄[양소]의 자.

   양소는 술을 좋아하여 집에 지하실을 만들어

   종을 치며 밤새도록 술을 마시다가 결국 子晳[자석]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다.

   春秋左氏傳 襄公30年[춘추좌씨전 양공 30년]

狂藥[광약] : 사람을 미치게 하는 약, 술을 말함.

酒誥[주고] : 紂王[주왕]에게 물이 들어 술을 좋아하는

   殷[은] 나라 백성들을 경계시키기 위해

   周[주]나라 成王[성왕]이 周公[주공]에게 명하여 반포토록 한 글로,

   署經[서경] 속에 들어있다.

 

秋江先生文集卷之一[추강선생문집1권] 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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