貞陵齋舍[정릉재사]與申寢郞[여신침랑] 錫寬[석관] 作[작]
李晩用[이만용]
정릉 재사에서 침랑 신석관과 더불어 짓다.
此間能築小茅堂[차간능축소모당] : 이 사이에 능히 작은 띠풀 집을 지었으니
便是浮生却老方[변시부생각로방] : 이게 곧 덧 없는 인생 늙음이 멎는 도리지.
松氣四時三夏少[송기사시삼하소] : 사 계절 소나무 기운이 여름 석달 줄여주고
溪聲一日十年長[계성일일십년장] : 하루의 시냇물 소리에 십 년이 뛰어나구나.
幽禽不解逢人語[유금불해봉인어] : 그윽한 새 사람 소리 만나도 깨닫지 못하고
雜草皆含禮佛香[잡초개함예불향] : 잡초는 모두 예불의 향기를 머금었구나.
寄在郞潛爲凈福[기재랑잠위정복] : 숨겨진 벼슬에 맡겨 있으니 복이 차게 되고
異時玆境莫相忘[이시자경막상망] : 이 자리는 다른 때에라도 서로 잊지 말게나.
貞陵[정릉] :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조선 태조의 계비 신덕 왕후의 능.
齋舍[재사] : 정릉의 제사나 기타 관리를 위해 지은 집.
寢郞[침랑] : 宗廟[종묘], 陵[능], 園[원]의 令[영] 및 參奉[참봉].
申錫寬[신석관,1807- ] : 자 敎伯[교백], 31세에 과거 합격.
東樊集卷三[동번집3권] 詩[시]
李晩用[이만용,1792-1863] : 자는 汝成[여성]. 호는 東樊)[동번]
벼슬은 병조 참지에 이르렀고, 後四家[후사가]의 한 사람,
시문을 잘 지었다
東樊[동번] 李晩用[이만용]이 50세 무렵에 씀.
정릉에서 근무하는 친구 신석관을 찾아가니
그는 남보다 뒤처진 능참봉 신세를 하소연했다.
그런 소리 말게.
출세한 이들이 번잡한 도회지에서 시달릴 때
이렇게 경치 좋은 데서 한가롭게 지내잖나.
사시사철 풍겨오는 솔향기는 무더위도 물리치고,
하루라도 계곡 물소리 들으면 수명이 십 년은 연장되겠네.
남들은 수명을 줄일 때 자네는 수명을 늘리는군.
이런 외딴곳에 근무하다니 실은 淸福[청복]을 누리는 걸세.
훗날 출세하더라도 이곳에 머물렀던 것을 잊지 말게나.
한직에 머물러 있는 것 그게 도리어 인생의 행복일 수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