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여름

西瓜[서과]

돌지둥[宋錫周] 2024. 6. 12. 06:06

西瓜[서과]  成俔[성현]

수박

 

西山雨過一犁渥[서산우과일리악] : 서산에 비가 한바탕 흠뻑 적시며 지나가더니
籬外嘉瓜秋濯濯[이외가과추닥닥] : 울타리 밖엔 맛좋은 가을 수박이 크게 빛나네.
結子團團委深畦[결자단단위심휴] : 맺은 수박 둥근 덩이 깊은 밭두렁에 의젓하고
大小附蔓如瓔珞[대소부만여영락] : 크고 작은 옥돌 구슬처럼 넝쿨에 붙어있구나.
拔出腰間金佩刀[발출요간금패도] : 허리 사이의 금빛 나는 차는 칼을 뽑아 내어
剞破盤中靑玉殼[기파반중청옥각] : 푸른 옥 껍질을 쟁반 가운데 칼로 갈라내니
紛紜范老玉斗碎[분은범로옥두쇄] : 복잡하고 어지러운 범로의 옥두가 부서지고
濩落魏王大瓠坼[확락위왕대호탁] : 위왕의 속 텅 빈 큰 바가지가 갈라진 듯해라.
口含爽氣咀雲腴[구함상기저운유] : 입에 머금은 상큼한 맛은 운유를 씹은 듯하고
齒冷甘香噀霜雹[치랭감향손상박] : 이는 차고 향은 달며 서리와 우박을 뿜어내네.
身淸頓敎五肺涼[신청돈교오폐량] : 몸에 맑게 모두 전해주니 오폐가 서늘해지고
興逸不覺三洲邈[흥일불각삼주막] : 흥취 즐기며 삼주가 아득함을 깨닫지 못하네.
何年擺却軟紅塵[하년파각연홍진] : 어느 해에 가벼이 속세의 티끌 밀쳐 물리치고
布衣往學靑門樂[포의왕학청문락] : 베 옷 차림으로 떠나가 청문의 즐거움 배울까.

 

范老[범로] : 초나라 項王[항왕]의 모략에 능한 신하 范增[범증].

玉斗[옥두] : 옥으로 만든 국자, 술그릇, 북 쪽 하늘의 큰곰자리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국자 모양을 이룬 일곱 개의 별.

   여기서는 漢 沛公[한 패공]이 秦[진]나라 關中[관중]에 먼저 쳐들어간 것을

   항왕에게 사과하기 위하여 鴻門[홍문]의 酒宴[주연]에 갔을 때,

   항왕에게 亞父[아부]로 불렸던 항왕의 謀臣[모신] 범증이

   항왕에게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 자리에서

   패공을 꼭 쳐 죽이라고 몇 번이나 눈짓했으나 항왕이 응하지 않았다.

   이를 알아챈 패공이 마침내 그 자리를 나와 도망가고 난 뒤에

   張良[장량]이 패공을 대신하여 옥두 한 쌍을 범증에게 바치자,

   범증이 크게 노하여 그 옥두를 땅에 내려놓고 칼을 뽑아서

   마구 때려 부숴 버렸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여기서는

   수박씨를 부서진 옥에 비유한 것이겠지요.

   史記 卷7[사기7권] 項羽本紀[항우본기]

濩落[확락] : 零落[영락]. 권세나 살림이 줄어서 보잘것없이 됨,

   초목이 시들어 떨어짐, 지위나 부귀 따위가 땅에 떨어짐.

魏王大瓠[위왕대과] : 莊子[장자]의 친구 惠子[혜자]가 일찍이 장자에게 말하기를

    "魏王貽我大瓠之種[위왕이아대호지종] 我樹之成[아수지종] :

    위왕이 나에게 큰 박씨 하나를 보내 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而實五石[이실오석] 닷 섬들이 박이 열렸는데,

    以盛水漿[이성수장] 그 속에다 음료수를 채워 놓으니

    其堅不能擧也[기견불눙거야] 무거워서 들 수가 없었고,

    剖之以爲瓢[부지이위표]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則瓠落無所用[즉호락무소용]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없었네.

    非不呺然大也[비불효연대야] 속이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吾爲其無用而掊之[오위기무용이부지] 나는 아무 소용이 없어 부숴 버렸네." 하자,

   장자가 말하기를

    "今子有五石之瓠[금자유오석지호] 지금 자네에겐 닷 섬들이 바가지가 있는데,

    何不慮以爲大樽而浮乎江湖[하불려이위대준이부강호] 어찌하여 그것을

    큰 통으로 만들어 강호에 띄울 생각은 하지 못하고,

    而憂其瓠落無所容[이우기호락무소용]

    그것이 너무 커서 쓸 데가 없다고 걱정만 하는가?"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여기서는 단지

    큰 수박을 위왕의 박에 비유한 것.

    莊子 逍遙遊[장자 소요유]

雲腴[운유] : 仙藥[선약]의 이름. 雲笈七籤[운급칠첨]에

    雲腴之味[운유지미] 운유의 맛은 향기롭고

    香甘異美[향감이미] 단맛이 매우 좋아서……

    長魂養魄[장혼양백] 정신을 기르고 육체를 보양하는 데

    眞上藥也[진상약야] 참으로 상품의 약이다."라고 하였다.

   또 茶[차]의 별칭으로도 쓰이는데,

    唐代[당대]의 시인 皮日休[피일휴]의 靑櫺子[청령자] 시에

    味似雲腴美[미사운유미] 맛은 운유처럼 좋고,

    形如玉腦圓[형여옥뢰원] 모양은 옥뇌처럼 둥그렇네."라고 하였다.

    御定全唐詩 卷612[어정전당시 612권].

五肺[오폐] : 五腸[오장] ?

三州[삼주] : 蓬萊[봉래], 方丈[방장], 瀛洲[영주]의 三神山[삼신산].

靑門[청문] : 長安城[장안선] 東門[동문]의 별칭.

    秦[진]나라 때 일찍이 東陵侯[동릉후]에 봉해진 邵平[소평]이

    진나라가 멸망한 뒤에는 스스로 평민의 신분이 되어,

    장안성의 청문 밖에다 오이를 심어 가꾸며 조용히 은거했는데,

    특히 그 오이가 맛이 좋기로 유명하여 당시 사람들로부터

    東陵瓜[동릉과]라고 일컬어지기까지 했던 데서 온 말이다.

    史記 卷35[사기 35권] 蕭相國世家[소상국세가].

 

虛白堂詩集卷之二[허백당시집2권]  詩[시]

成俔[성현, 1439-1504] : 자는 磬叔[경숙]

  호는 慵齋[용재], 浮休子[부휴자],

   虛白堂[허백당], 菊塢[국오], 시호 文戴[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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