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筆[절필] 李胤英[이윤영]
붓을 놓으며
高梧策策晩多聲[고오책책만다성] : 높은 오동의 낙엽지는 소리 날 저물자 거세지고
雨過西塘睡簟淸[우과서당수점청] : 비 내린 서쪽 연못 대나무자리에 잠잔듯 개운하네.
箇中有夢休傳說[개중유몽휴전설] : 이 중에 꾼 꿈이야기 전하지 말게나
應入蓬山第一城[응입봉산제일성] : 봉래산 제일성으로 응당 들어 갈 것이니.....
丹陵遺稿[단릉유고] 卷之十[권지십] 詩 O水晶錄[수정록] 1779 간행본
李胤英[이윤영 : 1714(숙종 40)~ 1759(영조 35)] 화가
자는 胤之[윤지] 호는 丹陵[단릉], 淡華齋[담화재], 澹草齋[담초재].
時病甚[시병심] 不能語已數日[불능어이수일]
때는 병이 심하여 이미 며칠째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忽於坐睡中홀어좌수중] 口呼此詩[구호차시] 是日逝[시일서]
잠을 자던 도중 갑자기 일어나 앉아 이 시를 읊고 그날로 세상을 떴다.
'絶筆[절필]' 이란 시제도 그의 마지막 시라 해서 붙인듯.....
높다란 오동나무 낙엽지는 소리가 날이 저물면서 점점 더해지는데
연못가의 대자리에서 잠잔 듯 맑고 또 이중에 아무런 뒷 말 없이
봉래산 제일봉으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