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임제

渡淸川江[도청천강]

돌지둥[宋錫周] 2024. 12. 17. 12:06

渡淸川江[도청천강]    白湖 林悌[백호 임제]  

청천강을 건너며.

 

草草愁行李[초초수행리] : 간략한 여행길 차림이 시름겨운데

悠悠問去津[유유문거진] : 아득하게 먼 나루를 물어서 가노라.

浦深雲似墨[포심운사묵] : 깊어진 물가에 구름은 먹물 같은데

風捲雨如塵[풍권우여진] : 바람이 티끌 같은 비 감아 마는구나.

侯淸明後[절후청명후] : 절기는 아름다운 청명절의 뒤이니

歸程瘴海濱[귀정장해비] : 돌아가는 길에 장기 낀 바다 가깝네.

孤舟荷蓑立[고주하사립] : 외로운 배에 도롱이 메고 서있으니

却憶故溪春[각억고계춘] : 도리어 고향 시내의 봄이 생각나네.

 

淸川江[청천강] : 평안남북도의 경계를 서남쪽으로 흘러 황해로 드는 강.

草草[초초] : 간략항 모양, 바빠서 거친 모양, 초목이 무성한 모양.

行李[행리] : 길 가는데 쓰이는 여러가지 물건이나 차림.

悠悠[유유] : 아득하게 먼 모양, 때가 오랜 모양, 침착하게 여유 있는 모양.

 

林白湖集[임백호집]  卷之一[권지일] 五言近體[오언근체]

林悌[임제, 1549-1587] : 자는 子順[자순], 호는 白湖[백호], 楓江[풍강] 등.

   서북도 병마평사로 임명되어 임지로 부임하는 길에 황진이의 무덤을 찾아가

   시조 한 수를 짓고 제사지냈던 일과 기생 寒雨[한우]와 시조를 주고받은 일,

   평양기생과 평양감사에 얽힌 일화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