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次杜示李宜菴[차두시이의암]6-3

돌지둥[宋錫周] 2024. 3. 15. 12:00

次杜示李宜菴[차두시이의암]6-3  朴齊家[박제가]

두보를 차운하여 이의암에게 보이다. 6수-3

 

秋來飮戶十分寬[추래음호십분관] : 가을이 돌아오니 술꾼들 충분히 너그럽고

海上萍逢幾日歡[해상평봉기일환] : 바다 위에서 우연히 만나니 몇 날이 기쁜가.

落拓共彈明月鋏[낙척공탄명월협] : 불행에 빠져 함께 연주하니 칼같은 달 밝고

崔嵬猶戴切雲冠[최외유대절운관] : 높고 오똑한 산은 그대로 절운관을 썼구나.

豳風畫裡黃花老[빈풍화리황화로] : 빈나라 풍속 그림 속의 국화 꽃 익숙하고

農丈星邊白露寒[농장성변백로한] : 추수 맡은 별 곁에 차가운 이슬 깨끗하네.

蔀屋靑燈情轉勝[부옥청등정전승] : 오두막 집 푸른 등에 뛰어난 정취 맴돌아

奚囊詩草夜深看[해낭시초야심간] : 시 주머니의 시 초고를 깊은 밤에 고르네.

 

飮戶[음호] : 마시는 사람, 술꾼을 말함.

十分[십분] : 충분히, 넉넉히, 부족함 없이.

萍逢[평봉] : 물에 뜬 개구리밥처럼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다가 만남,

   우연히 만남을 이르는 말.

落拓[낙척] : 어렵거나 불행한 환경에 빠짐.

崔嵬[최외] : 산이 오똑하게 높고 험함. 집이나 정자가 크고 높음.

切雲冠[절운관] : 屈原[굴원]의 楚辭[초사]에 나오는 당시의 높은 관.

豳風[빈풍] : 詩經[시경] 國風[국풍] 第十五[제십오]의 

  豳[빈]나라 땅 농민들의 세시생활과 농촌의 정경을 노래한 시.

農丈星[농장성] : 農丈人星[농장인성], 南斗星[남두성] 서남쪽에 있는 별 이름,

   秋收[추수]를 맡고 있다 한다.

蔀屋[부옥] : 풀로 지붕을 인 가난한 집, 보잘것 없는 오막살이 집.

奚囊[해낭] :  者[유람자]가 지니고 다니면서 草[시초]를 넣는 주머니.

 

貞蕤閣初集[정유각초집] 詩[시]

朴齊家[박제가 1750- 1805] : 자는 次修[차수]·在先[재선]·修其[수기],

   호는 楚亭[초정]·貞蕤[정유]·葦杭道人[위항도인]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했던 북학파의 일원.

   공리공담을 일삼던 주자학적 사상계와 풍수도참설에 비판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