卽事[즉사] 李荇[이행]
즉흥적으로 읊다.
茅茨四面僅如船[모자사면근여선] : 띳풀 집의 사방 면은 가까스로 배와 같고
枳棘重圍不見天[지극중위불견천] : 탱자 가시가 겹쳐 둘러 하늘은 보이지 않네.
淡坐漸知春晝永[담좌점지춘주영] : 담백히 앉아서 점점 봄 낮이 길어짐 알겠고
乾愁更惜物華遷[건수경석물화천] : 덧없는 근심에 물건 빛 바뀜이 더욱 아깝네.
十年多難功名薄[십년다난공명박] : 십 년의 많은 어려움에 공명은 보잘 것없고
白首離群疾病纏[백수리군질병전] : 흰 머리로 무리를 떠나니 질병만 얽혔구나.
挾筴讀書終底用[협책독서종저요] : 대쪽 끼고 책을 읽은들 끝내 쓰임이 막히고
世間岐路劇茫然[세간기로극망연] : 세상 사이의 갈림 길 번거롭고 아득하구나.
茅茨[모자] : 茅屋[모옥], 띠풀로 엮은 집, 초가집.
物華[물화] : 물건의 빛, 산과 물 따위의 자연계의 아름다운 현상.
離群[이군] : 자기의 무리에서 떠남.
茫然[망연] : 아득함, 아무 생각없이 멍함.
容齋先生集卷之六[용재선생집6권] 海島錄[해도록]
正德丙寅春二月[정덕병인춘이월]赴巨濟以後作[부거제이후작]
正德[정덕] 병인(1506)년 봄 2월, 거제도로 귀양 간 이후 짓다.
李荇[이행,1478-1534] : 자는 擇之[택지], 호는 容齋[용재]
우찬성,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한시 봄' 카테고리의 다른 글
田家詞[전가사] 12수-2월 (2) | 2023.02.09 |
---|---|
田家詞[전가사] (0) | 2023.02.07 |
次麟蹄軒韻[차인제헌운] (0) | 2023.01.28 |
三月三日寒食[삼월삼일한식] (0) | 2023.01.25 |
卽事[즉사] (0) | 2023.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