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周景遊遊淸涼山錄後[제주경유유청량상록후]
退溪 李滉[퇴계 이황]
주경유의 유청량산록 뒤에 쓰다.
半世心腸未鐵剛[반세심장미철강] : 반 평생의 심장은 철같이 굳세지 못하고
仙山宿債久難償[선산숙채구난상] : 신선 산에 묵던 빛 오래도록 갚기 어렵네.
夢魂時復凌淸峭[몽혼시부릉청초] : 꿈속 넋 때맟춰 다시 맑고 엄하게 건너고
形役今猶墮軟香[형역금유타연향] : 육체 구속에 지금 오히려 연한 향 빠지네.
白入匡廬吟日照[백입광려음일조] : 이백은 여산에 들어가 비추는 해를 읊고
韓登華岳撼天光[한등화악감천광] : 한유는 화악애 올라 하늘 빛을 흔들었네.
巨編何幸投來看[거편하행투래간] : 뛰어난 작품 보내와 보니 어찌나 다행인가
千仞還疑共振裳[천인환의공진상] : 천 길을 다시 견주며 함께 바지를 떨치네.
周景遊[주경유] : 周世鵬[주세붕,1495-1554]의 자, 호는 愼齋신재], 南皐[남고],
武陵道人[무릉도인], 巽翁[손옹], 安珦[안향]을 배향한 백운동서원을 건립.
저서 竹溪誌[죽계지], 무릉잡고 등이 있다.
形役[형역] : 마음이 육체의 부리는 바가 된다는 뜻,
精神[정신]이 물질의 지배를 받음.
匡廬[광려] : 廬山[여산], 江西省[강서성] 북부에 있는 명산.
華岳[화악] : 華山[화산], 韓愈[한유]가 이 산에 올라 華岳仙掌[화악선장]이라 함.
이 시는 퇴계가 주세붕의 「유청량산록」을 읽고 그 감상문을 적은 것.
퇴계가 풍기군수로 부임해 와 있을 때
주세붕의 청량산 유람록을 읽은 적이 있고,
1552년 서울에 올라와 있을 때 주세붕이
청량산 유람록을 고쳐서 퇴계에게 보내자
퇴계는 이에 대한 발문을 써서 주세붕에게 보냅니다.
이에 주세붕의 「유청량산록」은 완성이 되는데,
주경우는 이 완성본을 퇴계에게 다시 보내주었답니다.
퇴계의 위 시는 바로 이 완성본을 보고 쓴 것으로 1553년의 일이며
이 시는 퇴계의 호기로움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가 어릴 때 이곳에서 글을 배운데서 알 수 있듯이,
청량산은 퇴계에게 유가적 심성을 도야하는 공간이었기에
곧 求道[구도]의 공간으로 삼았던 것이겠지요.
退溪先生文集卷之二[퇴계선생문집2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ㅣ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ㅣ1989
李滉[이황 : 1501-1570] : 본관은 眞城[진성], 자는 景浩[경호],
호는 退溪[퇴계], 退陶[퇴도], 陶搜[도수].
주자성리학을 심화, 발전시킨 조선의 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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