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離別[이별]

돌지둥[宋錫周] 2023. 7. 28. 22:15

贈人[증인]   琴哥[금가]

사람에게 주다. 

離別[이별] 시로 알려짐.

 

長興洞裏初相見[장흥동리초상견] : 장흥동 안에서 비로소 만나 보았었는데
馴鶴橋邊更斷魂[순학교변갱단혼] : 말 길들이는 다리 곁에 혼은 다시 끊기네.
芳草落花春去後[방초낙화춘거후] : 아름다운 풀과 꽃이 떨어지는 봄이 간 뒤
異鄕何處不思君[이향하처불사군] : 타향 땅 어느 곳에선들 그대 생각 않으리.

 

 

長興洞裏初分手[장흥동리초분수] : 장흥동 가운데서 비로소 떨어져 작별하니

乘鶴橋邊暗斷魂[승학교변암단혼] : 승학교 다리 곁에서 넋이귾어져 어둡구나.

芳草夕陽離別後[방초석양리별후] : 지는 해에 꽃다운 풀들 이별 뒤에 떨어지고

落花何處不思君[이향하처불사군] : 떨어진 꽃 어느 곳에서든 임 그리지 않으리. 

 

琴哥[금가] : 斯文[사문] 權鵬[권붕]의 계집종.

   權鵬[권붕] : 자는 景游[경유]이며 안동인, 좌찬성을 지낸

   鄭應斗[정응두, 1508-1572]의 사위, 벼슬이 대사간에 이르렀다.

長興洞[장흥동] : 서울 남쪽의 지명.

乘鶴橋[승학교] : 경기 양주시 유양동 홍문거리에서 남방동으로 가는 길에 있는 돌다리.

   예전의 乘鶴下楊州[승학하양주]라는 전설에서 비롯된 이름. 

 

惺所覆瓿藁[성소부부고] 鶴山樵談[학산초담] 許筠[허균]

 

불과 조금 전에 장흥동 어귀에서 님과 헤어졌던 그녀는

근처 승학교를 건너며 벌써 그리움에 애가 끊어집니다. 

바로 눈앞에서 바라보고 있어도 그리운 것이 사랑이라고 했던가. 

사랑에 겨운 봄날의 한 때를 보내고 난 꽃잎들이 분분히 지고 있느니

떨어진 꽃잎에 떠나가는 봄날을 보내며 방초길을 거니는

그녀의 마음은 노을빛이겠지요. 

노을빛에는 님을 향한 지울 수 없는 그리움의 영상이 가득합니다. 

그녀는 떨어진 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한때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시들어 떨어진 꽃, 

그 꽃의 모습 위에 자신의 청춘의 한때를

겹쳐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여기에는 또 그녀의 불안한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봄날을 아름답게 수 놓던 꽃이 추하게 져서 땅에 떨어지듯

청춘의 나날도 얼마 가지 않아 시들어버릴 것이니

그때에도 님은 나를 사랑하실 것인가 ?.

그녀가 진 꽃을 보며 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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