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仙樓修禊詩[팔선루수계시] 月下[월하]
팔선루의 수계 모임에서 지은 시.
記姓書鄕次第人[기성서향차제인] : 순서대로 사람들로 성명과 고향을 적고서
八仙修契屬佳辰[팔선수계촉가신] : 좋은 날 여덟 신선이 수계하고자 모였구나.
香山除一猶爲伴[향산제일유위반] : 향산의 아홉에서 하나 빼 오히려 벗이 되고
橘社添三自作隣[귤사첨삼자작린] : 귤 모임에 셋을 더하여 스스로 이웃 되었네.
地共四千三百里[지공사천삼백리] : 노정을 하나로 합하니 모두 4천 300리인데
年惟一百卅餘春[연유일백삽여춘] : 나이 늘어세우니 1백 3십의 젊은 나이 남네.
願將天姥無疆壽[원장천모무강수] : 바램은 장차 천모산 신선 끝 없는 수명으로
永作康零不老人[영작강령불노인] : 오래 일하며 강녕하고 사람들 늙지 않으리.
修禊[수계] : 음력 3월 상순 巳日[사일]에 물가에서 지낸 액막이를 위한 제사.
月下[월하] : 본명 이연화(1860- ?), 평양기생, 모임에 참여한 동료들의 이름과
출신지를 기록해 기념하고 건강과 젊음이 영원하길 기원했다.
香山[향산] : 香山九老會[향상구로회], 백거이가 낙양 향산에서 만든 모임.
天姥[천모]:천모산. 절강성 천태현에 있는 산. 도교에서 72福地[복지] 중 16복지로,
하늘에서 할머니 노래 소리가 들려 이런 이름을 얻었다.
육조시대부터 천모산은 유람의 명승지가 되었으며, 仙人이 그곳에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1879년경 팔도 각지에서 온 여덟 명의 기생은
한양에서 修禊[수계] 모임을 갖고 우정을 기리는 시를 남겼다.
『팔선루집』은 월하, 동정춘, 상림춘, 월중매, 옥호춘, 월하선, 소운 등
여덟 명의 기생이 지방에서 한양에 올라와 이웃하여 살며 돈독한 벗이 되고,
八仙樓[팔선루]에서 修禊[수계]를 하고 詩會[시회]를 열며
“八仙會[팔선회]”라 칭할 정도로 친밀하게 지내다가,
팔도에 있는 각 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흩어진 후에도
서로를 그리워하며 시를 지어 부치고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담고 있다.
『팔선루집』은 조선시대의 기생의 우정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팔선루집』은 이제까지 문학사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기생 작가들,
기생의 한시, 기생의 문집의 존재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팔선루집』의 주인공인 여덟 명의 기생은 모두 개인 문집을 가진 시인들 이었다.
이에 『팔선루집』을 통해 기생 작가, 기생의 한시, 기생의 문집 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