閒趣[한취] 金履坤[김이곤]
한가한 풍취.
我家谷口住[아가곡구주] : 나의 집은 골짜기 입구에 세웠는데
穿樹一蹊微[천수일혜미] ; 초목을 뚫은 하나의 좁은 길 숨겼네.
風暖幽禽語[풍란유금어] : 따뜻한 바람에 새 소리는 그윽하고
門深過客稀[문심과객희] : 집은 넉넉해도 지나는 손님 드무네.
草華孤自映[초화고자영] : 번성한 풀들 스스로 외로이 비추고
林雨暗成霏[임우암성비] : 숲에 비 내려 안개를 이루어 어둡네.
時向淸溪去[시향청계거] : 때때로 맑은 시내를 향하여 가서
逢人坐不歸[봉인좌불귀] : 사람 만나면 돌아오지 않고 앉는다네.
鳳麓集卷之一[봉록집1권] 詩[시]
金履坤[김이곤, 1712-1774] : 자는 厚哉[후재], 호는 鳳麓[봉록]
영조 때의 문신, 학자. 동궁시직, 신계현령 역임.
1762년(영조 38) 사도세자가 화를 입자 궐내로 달려가 통곡한 죄로 파직되었다.
시가 ·독서로 소일하다가, 1774년 신계현령이 제수되었다.
시가에서 독특한 체를 이룩하였는데, 그것을 봉록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