遇大雪用東坡韻[우대설용동파운] 成俔[성현]
대설을 만나서 동파의 운을 사용하다
東君暖律來何晩[동군난률래하만] : 봄 신의 따뜻한 자리 어찌 늦게 돌아오는지
滕六餘威未解嚴[등륙여위미해엄] : 눈의 신 남은 위엄 아직 엄하여 풀리지 않네.
樹樹自開瓊玉蘂[수수자개경옥예] : 나무마다 아름다운 구슬 꽃술이 스스로 피고
家家剩得水晶鹽[가가잉득수정염] : 집 집마다 수정의 염을 넘치도록 얻었구나.
坐看飄蕩穿疎牖[좌간표탕천소유] : 앉아서 보니 펄펄 날리며 거친 들창을 뚫고
臥聽蕭騷撲短簷[와청소소박단첨] : 누워서 짧은 처마 치는 스산한 소리를 듣네.
二月春寒還有礙[이월춘한환유애] : 이 월의 봄 추위에 도리어 방해함이 있어니
赬芽欲茁夭句尖[정아욕줄요구첨] : 막 나오려는 구첨의 붉은 싹을 멈추게하네.
東坡韻[동파운] : 東坡[동파] 蘇軾[소식]이 지은
雪後書北臺壁[설후서북대벽]의 詩韻[시운]. 蘇東坡詩集 卷12[소동파시집12권]
暖律[난율] : 鄒律[추율]이라고도 함. 鄒衍[추연]은 齊[제] 臨淄[임치] 사람인데
燕 昭王[연 소왕]이 碣石宮[갈성궁]을 짓고 모셔와 師事[사사]하였음.
일찍이 북방에 땅이 있어 아름다우나 추워서 五穀[오곡]이 나지 않으므로
추연이 律[율]을 불어 따뜻하게 하니, 벼와 기장이 자라났다고 함.
列子 湯問[열자 탕문] 阮堂全集[완당전집]
滕六[등륙] : 눈을 내리게하는 雪神[설신]
水晶鹽[수정염] : 빛깔이 마치 수정처럼 투명한 소금, 晶[정]은 精[정]으로 쓰기도 함.
李白[이백]의 題東溪公幽居[제동계공유거] 시에
"客到但知留一醉[객도단지류일취] : 손이 오면 붙들어 한번 취하게 할 줄만 알고,
盤中祗有水精鹽[반중지유수정염] : 소반에는 단지 수정염이 있을 뿐이라네.".
李太白集 卷24[이태백집24권]
飄蕩[표탕] : 정처없이 흩어져 떠돔, 홍수로 재산을 떠내려 보냄.
句尖[구첨] : 굽고 뾰족함, 禮記[예기] 〈月令[월령]〉에
"季春之月[계춘지월] : 계춘의 달에는……
句者畢出[구자필출] : 구부러져 나오는 싹도 다 나오고,
萌者盡達[움자진달] : 곧게 나오는 싹도 다 나온다."라고 하였다.
春陰垂野亂號鴉[춘음수야란호아] : 흐린 봄날 들판 가에 까마귀 소리쳐 어지럽고
雲裏阿香暗轉車[운리아향암전차] : 구름 속에 우뢰의 신이 은밀히 수레를 옮기네.
靑帝翺翔催柳絮[청제고상최류서] : 청제는 날아 돌며 버드나무 솜털 재촉하는데
素娥婥妁妬梅花[소아작작투매화] : 소복한 미인 곱고 아름다운 매화를 시기하네.
扁舟剡曲難招隱[편주섬곡난초은] : 편주의 섬계 노래는 은사를 초청하기 어려워
匹馬藍關獨憶家[필마람관독억가] : 한 필의 말로 남관에서 외롭게 집을 생각하네.
欲寫愁懷還不得[욕사수회환불득] : 시름겨운 생각 그리려다 도리어 얻지 못하고
側身西望手空叉[측신서망수공차] : 미천한 몸 서쪽을 보며 공연히 손을 깎지짓네.
阿香[아향] : 진나라 여자의 이름, 뇌신, 雷車[뇌거]를 밀었다고 전해지는 여신.
晉[진] 나라의 소녀 아향이 천둥수레를 끌고 지나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따라서 아향은 우레의 대명사가 되었다.
靑帝[청제] : 봄을 맡은 동쪽의 신, 전하여 봄을 의미.
素娥[소아] : 月宮[월궁]에 있다는 白衣仙女[백의선녀] 姮娥[항아], 전하여 달을 일컬음.
婥妁[작작] : 부드럽고 고와 사랑스러움.
剡曲[섬곡] : 晉[진] 나라 때 王徽之[왕휘지]가 큰 눈이 막 개고 달빛이 휘영청 밝은 것을 보고는
홀로 술을 마시면서 左思[좌사]의 〈招隱詩[초은시]〉를 읊조리다가 흥에 겨워 배를 저어
剡溪[섬계]에 사는 친구 戴逵[대규]를 찾아 갔다가 그의 문전에서 다시 되돌아왔는데
그 이유를 묻자 '乘興而行[승흥이행] : 흥이 일어 왔다가
興盡而返[흥진이반] : 흥이 다하여 돌아가는 것이다. ’고 하였다 한다.
이 시에서는 큰 눈이 계속 내려서 초은시를 읊조리기도 어렵다는 뜻.
초은시는 은자를 구하여 찾는 뜻을 서술한 시를 말한다.
藍關[남관] : 藍田縣[남전현]에 있는 관문,
韓愈[한유]가 좌천되어 지방으로 가다가 남전관에 이르러 지은 시에
'雲橫秦嶺家何在[운행진령가하재] : 구름 비낀 진령에 집은 어디 있는가,
雪擁藍關馬不前[설옹남관마부전] : 눈이 남관에 가득 쌓여 말이 가지를 못하네.'
虛白堂詩集卷之十[허백당시집10권] 詩[시]
成俔[성현,1439-1504] : 자는 磬叔[경숙], 호는 慵齋[용재]·浮休子[부휴자]
虛白堂[허백당]·菊塢[국오]. 시호는 文戴[문대]
虛白堂集[허백당집], 慵齋叢話[용재총화], 樂學軌範[악학궤범], 浮休子談論[부휴자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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