赤氣篇[적기편] 鶴膝體[학슬체] 霽月堂 宋奎濂[제월당 송규렴]
歲在黃蛇月白羊[세재황사월백양] : 세월은 황사[己巳]년 신미월
日値黑鷄時赤龍[일치흑계시적룡] : 당한 날은 계유일 정묘시구나.
水風之邑愁雲重[수풍지읍수운중] : 물과 바람의 고을에 근심 구름이 무거운데
有氣煌煌是何氣[유기황황시하기] : 휘황히 밝은 기운 있어 이 무슨 기운인가.
透屋沖天光萬丈[투옥충천광만장] : 집을 뚫고 하늘로 치솟아 만길이 빛이나고
熻爍眩欻難爲狀[흡삭현울난위상] : 문득 불타며 빛나니 형용하기 어렵구나.
須臾幻得七尺軀[수유환득칠척구] : 마침내 잠깐 변하여 칠척의 몸을 이루니
闊口大眉仍廣顙[활구대미인광상] : 넓은 입과 큰 눈썹 이에 이마는 빛나고
神彩彪彪風骨壯[신채표표풍골장] : 신같은 풍채 크게 빛나 기골은 장대하네
直造天門叫閽卒[직조천문규혼졸] : 곧게 만든 하늘 문에 문지기 군졸 부르며
願得傳言朝玉皇[원득전언조옥황] : 원하는 말 전하여 옥황 상제 배알하려니
令我一吐平生腸[령아일토평생장] : 나로 하여금 평생의 충심 잠시 말하게하네.
玉皇聞之許延入[옥황문지허연입] : 옥황께서 듣고 인도하여 들기를 허락하여
使之密邇香案傍[사지밀이향안방] : 사신과 향안 곁의 황제께 가까이 하였네.
更敎陳說徐而詳[갱교진설서이상] : 더욱 교령에 베푸는 말씀은 모두 상서로와
感激皇恩拜稽首[감격황은배계수] : 황제의 은혜에 감격하며 머리 숙여 절하네.
退步逡巡不敢當[퇴보준순불감당] : 뒤로 멈칫 멈칫 물러나며 감당하지 못하고
唯有怨淚雙滂滂[유유원루쌍방방] : 오직 많은 슬픈 눈물이 쌍으로 줄줄 흐르네.
玉皇見之色慘然[옥황현지색참연] : 옥황상제를 뵈오니 얼굴빛 슬프고 참혹하여
知有中心無限冤[지유중심무한원] : 알고 있는 마음속의 원통함 한할수가 없구나.
反覆慰諭何溫溫[반복위유하온온] : 도리어 더욱 위로하고 타이르니 따뜻함 받아
於是始乃攝衣趨[어시시내섭의추] : 이리하여 비로소 곧 추창하게 옷을 당기네.
進伏于前收涕言[진복우전수체언] : 앞으로 나아가 엎드려 울면서 말하길 그치고
抑塞嗚咽聲猶呑[억색오열성유탄] : 목메어 욺 억눌러 막으며 다만 소리를 삼키네.
臣本東韓下土士[신본동한하토사] : 신하는 본래 동한의 하찮은 땅의 선비이온데
生世適逢明聖主[생세적봉명성주] : 세상에 살다가 마침 밝은 성군을 만났습니다.
異禮殊榮曠千古[이례수영광천고] : 기이한 예절이 특히 성하여 천고에 황폐해져
顧此駑姿材力薄[고차노자재력박] : 이를 돌아보니 둔한 성품에 재력도 적습니다.
百年報答嗟無路[백년보답차무로] : 백 년의 은혜를 갚을 방도가 없음 탄식하며
虛辱隆知是所懼[허욕륭지시소구] : 마음의 치욕 두터움 알기에 무릇 두렵구나.
區區愚計不自量[구구우계불자량] : 구구한 어리석은 계획 몸소 헤아리지 못하고
妄以世道爲己責[망이세도위기책] : 망령된 세상의 도리에 자아를 책망하게되네.
激濁揚淸頗費力[격탁양청파비력] : 악을 없애고 선을 떨침에 자못 힘을 소모하고
謂若絲毫有所補[위약사호유소보] : 작은 힘으로 이와같이 힘써 개선하려 하였네.
猶可以此爲稱塞[유가이차위칭색] : 오히려 이로써 가히 곤궁하기 걸맞게 되었으니
一身禍福非所惜[일신화복비소석] : 이 한몸의 재앙과 복은 두려워 할 바 아니로다.
遂令仇怨溢于世[수령구원일우세] : 마침내 원수의 무리는 세상에서 크게 교만하고
劍戟刀槍無不有[검극도창무불유] : 검과 갈라진 창 칼과 창에 없는것 없이 많구나.
劚去孤根如反手[촉거고근여반수] : 외로운 뿌리 베어 버리기 손 뒤집는 것 같은데
一人慈覆恩莫大[일인자복은막대] : 한 사람이 자비로 사뢰니 은혜 아득히 높구나.
賴此危蹤猶少延[뇌차위종유소연] : 이에 의지해 위태롭게 쫓다가 비난 불러들이고
頭上別有吾仁天[두상별유오인천] : 머리 위에는 차별 있어 나의 임금 인자하셨네.
噫噫十斧日交集[희희십부일교집] : 아아 전부 베어버리니 날마다 생각이 뒤얽히고
畢竟顚蹶何怪焉[필경전궐하괴언] : 마침내 뒤집혀 넘어지니 어찌나 괴이한 일인가.
敗幹殘條誰復憐[패간잔조수부련] : 썩은 줄기와 죽은 가지 누가 다시 사랑하나
身名大僇不須說[신명대륙불수설] : 몸과 평판 크게 욕보이니 결국 말하지 못하네.
痛此赤心終莫暴[통차적심종막폭] : 이 원망과 참된 마음 갑자기 조용하게 끝내려니
千秋萬歲難瞑目[천추만세난명목] : 천년 만년 오랜 세월 동안 눈을 감기 어렵구나.
倘蒙皇靈垂至仁[상몽황령수지인] : 옥황 신령 지극히 어질게 갑자기 베푸
諒我胸中一斗血[양아흉중일두혈] : 내기 살펴본 가슴 속엔 피가 한 말이 되는구나.
庶幾哀冤得少泄[서기애원득소설] : 바라건데 슬픔과 원통함 적게 알기를 알리니
玉皇悽然良久答[옥황처연량구답] : 옥황께서도 슬퍼하시며 참으로 오래 동의하네.
爾之所遭誠憯酷[이지소조성참혹] : 너를 자리에서 만나니 참으로 심히 비통하니
爾之衷情吾已燭[이지충정오이촉] : 너의 마음의 참된 정을 나는 이미 간파하였다.
人而勝天固有時[인이승천고유시] : 사람이 하늘을 이김은 진실로 때가 있으리니
古來此事何其多[고래차사하기다] : 자고이래로 이러한 일들은 얼마나 많을런가.
我亦於此無如何[역아어차무여하] : 나 또한 이를 따라야 해 어찌 할 수 없으나
凡人死生亦大矣[범인사생역대의] : 모든 사람의 삶과 죽음 또한 중요한 일이네.
此身奚翅千金寶[차신해시천금보] : 이 몸이 어찌 일천 금의 보배일 뿐이런가
韜晦沈藏自有道[도회침장자유도] : 재능 감추고 숨으면 자연히 도리가 있으리라.
爾苟少改鐵石肝[이구소개철석간] : 너는 진실로 돌과 쇠같은 의지 조금만 고치면
弱豈生嗔強豈怒[약기생진강기노] : 어찌 약자가 원망하며 어찌 강자가 힘을쓰나.
誰肯爲爾張網罟[수긍위이장망고] : 누가 즐겨 너를 위해 그물을 벌려놓았겠는가
舌也柔故得不敝[설야유고득불폐] : 혀 또한 여린 까닭에 해짐을 깨닫지 못하였네.
齒乃反以剛見虧[치내반이강견휴] : 언급하면 도리어 뒤집혀 강한 배신만 당하니
物理從來有如斯[물리종래유여사] : 내려오는 사물의 이치 다함을 당연히 알리라.
所以至人存達觀[소이지인존달관] : 지위에 따라 사람이 이르니 생각 통해 살피고
每自含智若愚然[매사함지약우연] : 매양 몸소 지혜를 담아도 어리석기 이와 같네.
惟務削方而爲圓[유무삭방능위원] : 오로지 힘써 약해진 도리 능히 온전하게 하고
不然誰得免危機[불연수득면위기] : 그렇지 않으면 무엇을 깨달아 위기를 면하나.
萬古滔滔同一軌[만고도도동일궤] : 오랜 세월 도도하여 하나의 수레바퀴 같은데
嗚呼不幸寧獨爾[오호불행녕독이] : 아 슬프다 불행하게도 너만 홀로 평안하구나.
聞言若驚起而對[문언약경기이대] : 말을 듣고 놀란것 같이 마주하며 일어나서
至敎誠爲保身訣[지교성위보신결] : 지극한 가르침 삼가하며 몸 보전함 결단하네.
雖然臣亦有一說[수연신역유일설] : 비록 그렇지만 신 또한 잠시 할말이 있읍니다
芳蘭遇焫臭益烈[방란우설취익렬] : 향기 난초 때마침 태우니 냄새 세차게 더하고
美璞見劉光逾潔[미박경류광유결] : 옥돌이 아름답게 보임은 빛이 더욱 깨끗함이오
可笑秋蟬響卽滅[가소추선향즉멸] : 가을 매미 우스운것은 울다 곧 죽는것이라오.
風驅衆草草爲靡[풍구중초위초미] : 잡초 무리에 바람 몰아 풀을 쓰러뜨리려 하고
雪壓孤松松不屈[설압고송송불굴] : 외로운 소나무 눈이 눌러도 소나무 꺾이지 않네.
與其撓也寧受折[여기요야영수절] : 또한 굽힘을 당하느니 차라리 꺽임을 받아들여
男兒要自壯樹立[남아요자장수림] : 스스로 맹세한 남아 똑바로 세우니 장하구나.
得正而斃斯已矣[득정이폐사이의] : 바름을 얻어 죽는것은 이미 다 끝났을 뿐이니
百世公論吾將俟[백세공론오장사] : 백세에 공평하게 논하길 나는 무릇 기다리리라.
赤氣[적기] : 붉은 기운, 병환과 기근, 전쟁으로 인한 재난을 암시. 周禮[주례] 春官[춘관] 保章氏[보장씨]에
"以五雲之物[이오운지물], 辨吉凶水旱豐衰之祲象[변길흉수한풍쇠침상] : 다섯 가지 구름의 색으로 길흉,
홍수와 가뭄, 풍흉의 조짐을 분별한다." 그 註[주]에 "春分[춘분]과 秋分[추분], 그리고 夏至[하지]와 冬至[동지]에,
구름의 기운을 관찰하여, 푸른 기운이 있으면 그 해는 병충해가 있고, 흰 기운이 있으면 喪[상]이 있고,
붉으면 병환과 흉년의 징조이고, 검으면 水害[수해]의 징조, 누르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하였다.
鶴膝體[학슬체] : 漢詩[한시] 平仄法[평측법]의 하나.
七言[7언]에서는 다섯째 자, 五言[오언]에서는 셋째 자에 仄聲[측성]을 쓰는 일을 피하는 것을 말함.
黃蛇[황사] : 己巳[기사]년의 物象[물상]으로 1689년 己巳換局[기사환국]으로 남인이 집권하게 됨. 노론의 송시열 유배.
白羊[백양]은 辛未[신미]월의 물상으로 6월을 말함.
黑鷄[흑계] : 癸酉[계유] 일의 物象[물상]. 赤龍[시적룡] : 丁卯[정묘]시의 물상.
송시열이 정읍에서 사약을 받고 죽음을 맞이한 1689년 6월 8일을 서술함.
水風[수풍] : 井卦[정괘]가 이에 해당하니 우암이 사약을 받은 井邑[정읍]을 말함.
愁雲[수운] : 사람으로 하여금 哀愁[애수]를 느끼게 하는 구름.
風骨[풍골] : 風采[풍채]와 骨格[골격].
密邇[밀이] : 임금에게 썩 가까이 함.
退步[퇴보] : 뒤로 물러남.
逡巡[준순] : 뒤로 멈칫 멈칫 물러남.
慘然[참연] : 슬프고 慘酷[참혹]한 모양.
溫溫[온온] : 훈훈하여 약간 갑갑할 정도로 더움,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훈김니 많음.
慰諭[위유] : 慰勞[위로]하고 타이름.
千古[천고] : 썩 먼 옛적, 영구한 세월, 오랜 세월을 톻하여 그 종류가 드문일.
材力[재력] : 어떤 일을 해나가는 수완이나 능력.
激濁揚淸[격탁양청] : 濁流[탁류]를 몰아내고 淸波[청파]를 끌어들인다」는 뜻으로,
악을 除去[제거]하고 선을 떨침을 비유해 이르는 말.
仇怨[구원] : 자신 또는 자신의 가정이나 나라 따위에 해를 끼치어
원한이 사무쳐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나 집단.
交集[교집] : 이런 저런 생각들이 뒤 얽히어 버림.
畢竟[필경] : 마침내, 결국에는 그예.
顚蹶[전궐] : 무엇에 걸리거나 헛디디거나 하여 굴러 넘어짐, 顚跌[전질].
赤心[적심] : 정성스럽고 참된 마음.
千秋[천추] : 썩 오랜 세월.
萬歲[만세] : 썩 많은 햇 수.
暝目[명목] : 눈을 감음, 편안한 죽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庶幾[서기] : 바람, 바라건대, 거의.
悽然[처연] : 쓸쓸하고 구슬픈 모양.
衷情[충정] :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참된 정.
勝天[승천] : 人定勝天[인지승천], 사람이 정해져 있는 운명을 이긴다는 뜻으로,
사람이 노력하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말.
韜晦[도회] : 자기의 재능 지위 같은것을 숨기어 감춤, 종적을 감춤.
鐵石[철석] : 鐵石肝腸[철석간장], 간장과 위장이 돌과 쇠 같다, 단단한 의지.
萬古[만고] : 오랜 세월 동안, 썩 오랜 옛적, 세상에 비길데가 없음.
滔滔[도도] : 물이 그득 흘러가는 모양, 말을 거침없이 잘하는 모양,
思潮[사조] 流行[유행] 勢力[세력]등이 걷잡을 수 없이 성한 모양.
霽月堂先生集卷之二[제월당선생집2권] 詩[시] 1819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4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奎3667 한국문집총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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