霽月堂 宋奎濂

還鄕後。上章乞解兼帶兩任。伏蒙溫批允許。不勝感戴之忱。用前韻

돌지둥[宋錫周] 2019. 2. 9. 08:12

還鄕後[환향후]上章乞解兼帶兩任[상장걸해겸대양임]

伏蒙溫批允許[복몽 온비윤허]不勝感戴之忱[불승감대지침]用前韻[용전운]

고향에 돌아온 뒤 두 임무를 겸직함을 풀어 달라는 글을 올려 윤허하시는 온화한 비답에

감사히 여기어 떠 받들며 앞의 운을 이용하다.

 

封章陳乞意非他[봉장진걸의비타] : 글을 올려 베풀음 구함은 다른 의도가 아니오

只要休官臥弊窩[지요휴관와폐와] : 다만 원함은 벼슬 쉬고 해진 움집에서 쉼이라. 

猥越自知臣罪大[와월자지신죄대] : 분수에 지나침 스스로 아니 신하의 죄는 크고

優容還覺聖恩多[우용환각성은다] : 넉넉한 용납 다시 깨달으니 성은이 두텁구나.

空懷粉骨糜身計[광화분골마신계] : 뼈를 빻고 몸을 부수려는 계획은 헛된 생각이니

擬作耕田鑿井歌[의작경전착정가] : 견주어 일하며 밭을 갈고  우물 파서 노래하리.

從此更無簪笏累[종차갱무잠홀루] : 이제부터 벼슬살이에 묶이는 일 다시 없으니 

葛巾端坐玩庭葩[갈건단좌완정파] : 갈건 쓰고 단정히 앉아 뜰의 꽃들을 감상하리.

 

還鄕[환향] : 고향으로 돌아 옴, 1689년(숙종15) 己巳換局[기사환국]으로 송시열이 죽고 많은 서인들이 제거되고

    인현왕후가 폐위되자, 고향으로 돌아와 은거하게 됨.

上章[상장] : 귀향한 뒤 한 달여가 지나 병이 좀 나아지니, 글을 올려 겸임하고 있던 승문원과 사재감의 提調[제조]에서

     교체해 줄 것을 요청하였슴. 玉吾齋集 卷15[옥오재집 15권] 先府君行狀[선부군행장].

兼帶[겸대] : 일정한 직무 외에 다른 직무를 겸함.

溫批[온비] : 임금이 내린 온화한 批答[비답].

允許[윤허] : 임금이 許可[허가]함.

不勝[불승] : 감정이나 느낌을 스스로 억눌러 견뎌내지 못함.

感戴[감대] : 입은 혜택에 대하여 감사히 여겨 떠받듦, 感謝[감사]히 여기어 奉戴[봉대]함.

封章[봉장] : 임금께올리는 글, 임금께 글을 올림.

陣乞[진걸] : 사정을 진술하여 빎.

休官[휴관] : 벼슬을 그만 둠.

聖恩[성은] : 임금의 크고 높은 은혜.

猥越[외월] : 분수에 맞지 않게 지나침.

空懷[공회] : 헛된 생각.

粉骨[분골] : 粉骨碎身[분골쇄신], 뼈를 빻고 몸을 부순다는 뜻으로,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지극한 정성으로 있는 힘을 다한다는 말.

從此[종차] : 지금 이 시간부터.

耕田鑿井[경전착전] : 擊壤歌[격양가], 帝王世紀[제왕세기]에 나오는 내용으로,

     백발노인들의 ‘고복격양’에서 요임금은 백성들이 왕의 존재를 잊고 있을 정도로 정치가 잘되고 있다는 것을 말함.

     “日出而作[일출이작] 日入而息[일입이식]  :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鑿井而飮[착정이음] 耕田而食[전정이식] : 우물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帝力于我何有哉[재력수아하유재] :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를 인용.

簪笏[잠홀] : 벼슬아치가 관에 꼽던 簪[잠 : 비녀]과 손에 쥐던 笏[홀].

葛巾[갈건] : 갈포로 만든 두건, 處士[처사]나 隱士[은사]들이 쓰던 모자.

 

霽月堂先生集卷之二[제월당선생집2권] 詩[시] 1819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4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奎3667 한국문집총간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