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周同行契軸[관주동행계축] 栗谷 李珥[율곡 이이]
관주 동행계 시축에
遼海遠無波[요해원무파] : 요해의 물결 끝도 없이 깊은데
燕山遙際天[연산요제천] : 연산의 하늘 끝은 아득하구나.
客路山海閒[객로산해한] : 나그네 길 산과 바다 한가한데
行役過半年[향역과반년] : 여행의 괴로움 반 년이 지났네.
胡騎輕渡漠[호기경도막] : 오랑캐 기병 사막 가벼이 건너
隔壟生獵煙[결롱생렵연] : 언덕 너머 스치는 안개 생기네.
孤城木鐸悲[고성목탁비] : 외로운 성 목탁 소리 구슬픈데
達曉耿無眠[통효경무면] : 새벽 이르니 환하여 잠 못드네.
曠野不見人[광야불견인] : 넓은 들판엔 사람 보이지 않고
回風導馬前[회풍도마전] : 돌아온 바람 말 앞을 인도하네.
骨肉日已遠[골육일이원] : 골육은 나날이 이미 멀어졌고
同乘情自牽[동승정자견] : 함께 오르니 절로 정이 이끄네.
皇都壯城闕[황도장성궐] : 황제 성의 대궐 문은 웅장하여
氣象浩無邊[기상호무변] : 날씨는 끝 닿은 데 없이 넓구나.
仰見天日光[앙견천일광] : 빛나는 천자의 해 우러러 보며
一破羈愁煎[일파기수전] : 한 번 깨뜨린 객지 시름 녹이네.
秋月鎖玉河[추월쇄옥하] : 가을 달 빛이 옥하관을 잠그니
殘燈鄕思偏[잔등향사편] : 남은 등불 마침 고향 생각하네.
拜辭皇極殿[배사황극전] : 황제의 궁궐 이르러 배사하고
出門賦言旋[출문부언선] : 문을 나서며 귀환 할 말을 읊네.
還家一夢耳[환가일몽이] : 집에 돌아갈 한결같은 꿈일 뿐
所經尙依然[소경상의연] : 지나가는 바 오히려 의연하네.
萬里共辛苦[만리공신고] : 만리에 괴로운 고생 함께하니
豈云無夙緣[기운무숙연] : 어찌 예전의 인연 없다 하리오.
霜綃寫陳迹[상초사진적] : 흰 비단에 지난 자취를 베끼고
姓名相接聯[성명상접련] : 성명 서로 연이어 가까이하네.
努力莫緇磷[노력막치린] : 힘 다해 물들거나 갈리지 말고
付與雲仍傳[부여운잉전] : 넘겨주어 후손에게 전해주네.
胡騎[호기] : 말 탄 오랑캐 군사. 오랑캐 기병.
骨肉[골육] :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숙질 등의
가까운 혈족을 통틀어 이르는 말.
皇都[황도] : 황제가 있는 도성.
羈愁[기수] : 객지에서 느끼는 시름, 쓸쓸함.
玉河[옥하] : 玉河館[옥하관],
북경에 있던 외국 사신이 머물던 집.
拜辭[배사] : 숙배와 조사.
皇極殿[황극전] : 영락제가 북경에 지은 궁전 이름.
依然[의연] : 전과 다름 없음.
緇磷[치린] : 근본 바탕이 외면적인 영향을 받아 물이 들거나 갈리어 나간다는 뜻.
論語[논어] 陽貨[양화]에 "진정으로 단단한 것이란 말을 못 들었느냐.
그것은 아무리 갈아도 갈리지 않고, 진정으로 흰 것이란 말을 못 들었느냐.
그것은 아무리 물을 들여도 검어지지 않는다.
[有是言也. 不曰堅乎, 磨而不磷; 不曰白乎, 涅而不緇]." 하였다.
雲仍[운잉] : 팔대손인 운손과 칠대손인 잉손을 아울러 이르는 말
栗谷先生全書卷之二[율곡선생전서2권] 詩[시] 下 1814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 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李珥[이이, 1536-1584] : 자는 叔獻[숙헌], 호는 栗谷[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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