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聞任茂叔削科[문임무숙삭과] 權韠[권필]

돌지둥[宋錫周] 2016. 9. 24. 13:12

 

        聞任茂叔削科[문임무숙삭과]   權韠[권필]

         임무숙의 삭과[과거 급제 박탈]를 듣고

 

宮柳靑靑花亂飛[궁류청청화란비] : 궁의 버들 청청하고 꽃잎 어지러이 날리니
滿城冠蓋媚春暉[만성관개미춘휘] : 성안 가득한 벼슬아치 봄 빛에 아양을 떠네.
朝家共賀升平樂[조가공하승평락] : 조정에서는 태평 성대를 함께 치하하는데
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 : 누가 충언을 말하는 선비로 나타날까 ? 

 

冠蓋[관개] : 높은 벼슬아치가 타던, 말 네 마리가 끌던 수레, 관과 일산

布衣[포의] : 벼슬이 없는 선비,白衣[백의], 白布[백포, 베옷.

危言[위언] : 草茅危言[초모위언] 民間[민간]에 있으면서 國政[국정]에 충언을 아끼지 않음을 이르는 말

 

 이 시는 宮柳詩[궁류시]라고도 하는데 광해군의 妃[비] 柳氏[류씨]의 아우

柳希奮[유희분] 등 외척의 방종을 비난한 것이라 한다.

광해군이 이 시를 보고 대로하여 그 출처를 찾았다.

金直哉[김직재]의 誣獄[무옥]에 연루된 趙守倫[조수륜]의 집을 수색하다가

이 시의 원고가 발각되었고, 이윽고 권필은 親鞫[친국]을 받은 뒤 귀양길에 올랐는데,

도성 밖에서 사람들이 주는 전별의 술을 폭음하고 이튿날 운명했다.

시에서 말한 궁궐의 버들은 유씨를 비유한 것이다.

 

石洲集卷之七[석주집권지7] 七言絶句[7언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