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德懋[이덕무]

笠聯句[입련구]

돌지둥[宋錫周] 2024. 12. 25. 09:48

笠聯句[입련구]  李德懋[이덕무]

갓으로 연구를 지음.

公甞與朴燕巖[공상여박연암],柳泠齋同賦笠聯句[유영재동립련구]

多有脫落者[다유탈락자]

今只取公之所著十四聯[금지취공지소저십사련]畧錄于此云[약록우차운]

공이 일찍이 박연암, 유영재와 함께 갓에 대한 연구를 지었는데,

빠진 부분이 많이 있었다.

이제 다만 공이 지은 14구만 뽑아서 대강 여기에 기록한다.

 

金華輸雅致[금화수아치] : 화려한 금빛 아담한 풍치 보내고
靑篛饒風味[청약요풍미] : 푸른 대나무 고상한 맛 넉넉하네.
結盟粵人自[결맹월인자] : 월인은 스스로 맹세 단단히 하고
止鬪箕邦謂[지투기방위] : 우리 나라에 이르러 싸움 멈췄네.
雨冒紙類草[우모지류초] : 엉성한 종이류는 비가 침범하고
塵刷毛肖蝟[진쇄모초위] : 먼지 없애는 털 고슴도치 닮았네.
燥髹乘雨霮[조휴승우담] : 옻칠 말리긴 비와 구름을 헤아리고
緻膠藉火煟[치교자화위] : 빽빽한 아교 불과 불빛에 의지하네.

護髮峙婆娑[호발치파사] : 머리털 지키려 가냘프게 일어서고
俯肩蔭蔽芾[부견음폐비] : 구부린 어깨 작게 덮어 그늘지네.
可加飯顆甫[가가반과보] : 가히 반과산 두보에게 올려줬지만
寧資椎髻尉[영자추계위] : 어찌 남월왕 위타가 상투를 갖출까.
比丘圓覆盂[비구원부우] : 비구는 둥글게 엎어놓은 사발이오
頭陀疏結罻[두타소결위] : 두타승은 거칠게 엮은 그물같구나.
取輕鋪玄鬃[취경포현종] : 가볍게 하려 검은 말갈기를 펼치고
憐細編黃卉[연세변황훼] : 가는 것 좋아하여 노란 풀 섞어짜네.
耽羅薄於蜩[탐라박어조] : 탐라(제주) 갓은 매미날개보다 엷고
高麗染如翡[고려염여비] : 고려에서는 비취빛 같이 물들였네.
平頂天穿補[평정천천보] : 평평한 꼭대기 뚫린 하늘을 꿰맸고
玄規月蝕旣[현규월식기] : 검은 돌림테는 이윽고 월식 같구나.
面覆睡暫悅[면부수잠열] : 얼굴에 덮으면 잠깐 잠을 즐기겠고
腋挾超詎欷[액협초거희] : 옆에 끼고 지나가며 탄식을 멈추네.
恐濕撑繩紏[공습탱승두] : 젖을까 두려워 노란 끈으로 버티고
惜汚套匣衣[석오투감의] : 때 묻을까 두려워 갓 집을 씌워두네.

 

金華[금화] : 金華帽[금화모], 금으로 만든 꽃으로 장식한 모자.

   李白[이백]의 高句麗[고구려] 시에

   "金花折風帽[금화절풍모] : 금화로 장식한 절풍모 썼는데,

   白馬小遲回[백마소지회] : 흰말이 조금 멈칫거리며 빙빙 도네." 하였다.

靑篛[청약] : 靑篛笠[청약립], 푸른 조릿대로 만든 삿갓.

結盟粵人[결맹월인] : 風土記[풍토기]에

    '월 나라에서는 남과 처음 사귈 때의 예의로,

   개와 닭을 잡아 제사 지내면서

   "그대가 수레 타고 나는 갓 쓰고 있으면,

   후일 만날 때 그대는 수레에서 내려 읍하라.

   그대가 우산 쓰고 내가 말을 타고 있으면,

   후일 만날 때 그대 위해 말에서 내릴 것이다."

   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 노래를 越謠歌[월요가]라고 한다. 古詩紀 卷2[고시기 2권].

箕邦[기방] : 기자의 나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싸움하기를 좋아하므로,

   箕子[기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큰 갓과 긴 소매의 옷을 지어 입혀

   백성들이 몸을 마음대로 활동하지 못하게 했으니,

   이는 싸움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盎葉記[양엽기] 8 笠爲雨具[입위우구].

婆娑[파사] : 힘 형세 따위가 쇠하여 가냘픈 모양.

飯顆甫[반과보] : 반과산의 두보, 李白[이백]의 ‘戲贈杜甫詩[희증두보시]’에

   飯顆山頭逢杜甫[반과산두봉두보] : 반과산 마루에서 두보를 만나니,

   頭戴笠子日正午[두재립자일정오] : 머리에 삿갓을 썼는데 해는 한낮이다.

   라는 시를 인용.

椎髻[추계] : 魋結[추결],. 상투. 한 줌으로 묶은 상투의 모양이

   椎[추,망치]와 같은 것이다.사기 권116. 서남이열전.

尉[위] : 尉陀[위타], 南越[남월]의 왕, 그 나라 습속에 따라 상투 머리를 하고

   두 다리를 뻗고 앉아서 漢[한] 나라 사신 陸賈[육가]를 접견했다.

   說苑[설원] 奉使[봉사].

比丘[비구] : 출가하여 승려가 지켜야 할 250가지 구족계를 받은 남자 승려.

頭陀[두타] : 속세의 번뇌를 끊고 청정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

 

靑莊館全書卷之九[청장관전서9권] 雅亭遺稿[아정유고]○詩[시]

李德懋[이덕무,1741-1793] : 자는 懋官[무관],

   호는 炯庵[형암]·雅亭[아정]·靑莊館[청장관]·

  嬰處[영처]·東方一士[ 동방일사]·信天翁[신천옹].

  관독일기, 편찬잡고, 청비록 등을 저술한 유학자. 실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