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황

立秋日[입추일]溪堂書事[계당서사] 3-2

돌지둥[宋錫周] 2025. 1. 3. 10:18

立秋日[입추일]溪堂書事[계당서사] 3-2

退溪 李滉[퇴계 이황]

입추일에 계당의 일을 적다.

 

霈澤蘇枯綠滿疇[패택소고록만주] : 연못의 큰 비에 시든 풀들이 이랑 가득히 푸르고

石溪淸漲碎琳璆[석계청창쇄림구] : 석계에 맑은 물이 넘치며 아름다운 옥을 부수네.

火雲赫日渾如昨[화운혁일혼여작] : 여름 구름에 밝은 햇살도 어제와 같이 흐릿한데

淸樾寒蟬颯已秋[청월한선삽이추] : 맑은 나무그늘 쓰르라미 홀연히 이미 가을이네.

種菊盈庭存晩計[종국영정존만계] : 뜰에 가득히 심은 국화에 늦은 계획은 편안하고

魚在沼得天游[관어재소득천유] : 연못에 있는 물고기 보며 자유로운 일을 깨단네.

聖朝微物如蟣蝨[성조미물여기슬] : 성스러운 조정에 변변치 못하여 서캐와 이 같아

鐫罷深祈協所求[전파심기협소구] : 벼슬 물러나길 깊이 기원하며 관아 화합을 비네.

 

火雲[화운] : 여름철의 구름.

寒蟬[한선] : 쓰르라미 매미.

天游[천유] : 사물에 구애되지 아니하고 마음에 막힌 데 없이

   자연 그대로 자유로운 일.

聖朝[성조] : 어진 임금이 다스리는 조정.

微物[미물] : 작고 변변치 않은 물건, 변변치 못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蟣蝨[기슬] : 蟣蝨之徒[기슬지도], 서캐와 이 같은 무리라는 뜻으로,

   비천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

鐫罷[전파] : 鐫免[전면], 죄를 지은 사람의 벼슬을 떼고 물러나게 함.

 

退溪先生文集卷之二[퇴계선생문집2권] 詩[시]

한국고전번역원ㅣ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ㅣ1989

李滉[이황 : 1501-1570] : 본관은 眞城[진성], 자는 景浩[경호],

   호는 退溪[퇴계], 退陶[퇴도], 陶搜[도수].

   주자의 성리학을 심화, 발전시킨 조선의 유학자.